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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상품 성공학 ⑧ 교보 온라인자동차보험 … ‘거품 뺀 보험’에 네티즌들 몰려

히트상품 성공학 ⑧ 교보 온라인자동차보험 … ‘거품 뺀 보험’에 네티즌들 몰려

운전 경력 8년차의 김영걸(37)씨는 설계사로 일하는 친척을 통해 가입했던 자동차보험을 얼마 전 온라인보험으로 바꿨다. 옆자리의 직장동료가 “온라인 자보로 바꾸고 보험료가 연간 20만원 이상 줄었다”고 자랑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란 때문이다. 김씨는 “인터넷을 통해 견적을 뽑아 봤더니 서비스는 비슷한데도 가격차가 많이 나서 친척에게는 미안하지만 보험사를 바꿨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시장에 온라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대리점이나 설계사를 통해 보험계약을 해 온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인터넷과 전화로 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돌풍의 주역은 교보자동차보험. 중간 유통과정을 줄임으로써 기존 보험사보다 평균 15% 싼 보험료가 무기다. 2001년 10월 온라인 영업을 시작한 교보는 올 10월 말 현재 전체 자보 시장의 4.32%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약건수는 74만9000여 건. 영업에 나선 지 불과 4년 만에 전체 자보 시장 7위로 올라섰다. 교보 온라인 자보의 출발은 지극히 평범했다. 2000년 인터넷 열풍이 온 나라를 달궜을 때, 교보생명 역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사업 구상에 나섰다. 당시 사내에 구성됐던 e-비즈팀이 내린 결론은 온라인으로 영업을 하는 자동차보험. 아이디어는 영국에서 따왔다. 1980년대 초 영국의 보험사 ‘다이렉트라인’은 보험료를 싸게 한 대신 전화로 영업하는 자보 상품인 다이렉트 보험을 내놨고, 20여 년이 지난 현재 다이렉트 보험이 전체 자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한 것. 교보는 이를 벤치마킹했다. 전화 대신 인터넷을 활용해 영업을 하고 보험료를 싸게 매기면 가능성은 충분할 것 같았다. 자보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마당에 경쟁사와 똑같은 방식으로는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1년여의 준비 끝에 선보인 온라인 자보는 예상대로 젊은 운전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때마침 불황이 본격화되자 인터넷에 익숙하면서도 주머니 사정은 얇은 20~30대 운전자들은 너도나도 관심을 보였고, 하나 둘 가입하기 시작했다. 교보 온라인 자보의 가장 큰 무기는 가격경쟁력. 기존 오프라인 보험에 비해 평균 15%, 많게는 30%까지 보험료가 쌌다. 자동차보험은 사고가 나지 않으면 보험사를 찾을 일이 없다는 게 특징. 그렇다 보니 많은 운전자가 자보 보험료를 마치 준조세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고, 그런 운전자 심리를 적절히 자극한 것이다. 걸림돌도 많았다. 무엇보다 “얼굴도 보지 않고 인터넷으로 영업하는 회사가 보상을 제대로 할까” 하는 우려가 컸다. 교보 신용길 사장은 “그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보상 네트워크를 획기적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고객 수 대비 보상 인력이 업계에서 가장 많다”고 자랑한다. 또 계약과 동시에 보상 전담자를 지정해 주는 1대 1 보상전담 서비스도 업계 처음으로 도입했다. 보험가입 증명서를 신용카드와 같은 플라스틱 카드로 만든 것도 눈길을 끌었다. 2003년 10월엔 여기에 멤버십카드 기능을 덧붙여 영화관·레스토랑 등의 할인 혜택을 주고, 2004년 10월엔 SK엔크린 보너스카드와 제휴해 차량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보 측은 “보험 가입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주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났을 경우 전화만 하면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해 보상 인력이 현장으로 출동하는 GPS 시스템도 도입했다. “서비스가 뭔가 다르다”는 소문이 나면서 고객은 급증했고, 고객 충성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재가입률도 80% 선으로 업계 평균보다 1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경쟁업체들도 속속 나타났다. 2003년 말 교원, 2004년 초 다음 등 온라인 보험 전업사가 참여했고, 곧이어 동양·제일 등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이 속속 참여했다. 내년 초에는 업계 2위 현대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 자보가 전체 자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넘어섰다. <도움말=김용태마케팅연구소>


신용길 사장 … “온라인시장 5년 내 3배 커진다” 신용길(53) 사장이 취임한 것은 교보에서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내놓은 직후인 2002년 5월. 신 사장은 취임 5개월 만인 그해 10월 “2010년까지 온·오프를 합쳐서 브랜드파워 1위에 올라서겠다”는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내놓았다. 3년이 지난 현재 교보는 온라인 시장의 40%를 차지하면서 업계 전체로는 6~7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온라인 자보라는 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데 대해 “싼 보험료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눈길을 끌었지만 교보 브랜드의 후광도 적지않게 봤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자보 시장을 개척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는데.
“가격이 싸기도 했지만 서비스 확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보상 서비스가 부실할 것이라는 걱정을 없애기 위해 우리 체력으로 버거울 정도로 보상 네트워크를 확충했다. 기존 업체와 다른 점은 중간 판매조직이 없을 뿐이고, 그만큼 싼 가격으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이다.”

차별화된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고객들에게 부가 서비스를 해줄 게 없을까 고민하다 멤버십카드를 업계 처음으로 만들었다. 처음에 이것저것 많이 벌이다가 SK와 제휴해 자동차 관련 서비스에 집중시켰다. 사고 안 내고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는 고객들도 실질적 혜택을 받도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여러 업체가 온라인 시장에 참여해 경쟁이 치열해졌다. 대응 방안은?
“자보는 기본적으로 적자산업이다. 가격은 더 이상 낮추기 어려운 수준까지 왔다. 따라서 앞으로는 서비스 경쟁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우리 서비스가 한국 최고라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노력할 것이다.”

고객들이 대부분 젊은 층이라는 한계가 있다.
“계약자 수에서는 오프라인 업체들이 많지만 잠재고객 확보 측면에선 어떤 회사도 우리를 따라올 수 없다. 이미 400만 명 정도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했고 해마다 100만 명씩 늘고 있다. 우리 DB는 100% 고객이 사전 동의한 것들이다. 정보의 정확성이 다른 회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CRM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

시장은 확대되지만 이익률은 떨어지고 있는데.
“토요 휴무제와 가짜 단속 카메라 철거 등으로 교통사고가 많이 늘었다. 경영 측면에선 다른 손보사의 경우 매출에서 자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35~50%인데 우리는 98%가 넘는다. 자보에서 적자가 나도 다른 손해보험에서 메우는 구조다. 우리도 계약기간 3~10년짜리 장기보험 판매를 준비 중이다. 내년에 나온다. ”

온라인 자보 시장 전망은.
“4년 만에 시장의 10%를 차지했다. 2010년이면 전체 시장의 30%가 될 것이다. 교보의 경우 2010년에 전국적으로 12%, 서울지역은 20%가 목표다. 전국적으론 업계 2위그룹 중 선두주자가 가능할 것이다. 서울 지역에서 삼성화재와 치열한 선두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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