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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상승…1,600 갈 수도 중국·유가·금리가 ‘복병’

대세는 상승…1,600 갈 수도 중국·유가·금리가 ‘복병’

사상 최고점을 경신한 증시는 대세상승 국면에 접어든 걸까. 아니면 대략 5년 주기로 찾아오는 증시 과열의 또 다른 재연일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2006년 전망은 대부분 낙관 쪽으로 기울어 있다. 하지만 증시의 상승 기세는 다소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2005년은 정치·경제·사회 각 방면에서 여느 해 못지않은 중요 사건들이 있었지만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주가지수가 10여 년 만에 역사적 고점(1994년 11월 8일 1,138)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의 새로운 장을 열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2004년 말 895.92에서 2005년 12월 9일 현재 1,317.42로 4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80.33에서 726.14로 91% 급등했다. 2005년 국내 증시는 외적 성장만큼이나 내적으로 거둔 성취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한 주식형 펀드로의 급격한 자금 유입은 수급구조에 질적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국내 증시를 외국인 투자가만 쳐다보던 ‘천수답’ 신세에서 벗어나게 했다. 많은 전문가는 국내 증시가 드디어 대세 상승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과 일본 증시를 현 수준으로 끌어올린 장기 상승세를 국내 증시가 재현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과열을 경계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어쩌면 1989·1994·1999년 등 대략 5년 주기로 찾아오던 증시 과열과 추락이 이번에도 반복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공교롭게도 2005년은 2000년 증시의 버블이 붕괴된 지 꼭 5년째다. 차트상으로 확인되는 전례 없이 가파른 상승의 기울기와 증시가 흥분 상태임을 보여주는 크고 작은 경고음들은 증시의 현 상황을 냉정하게 되짚어볼 것을 주문한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발표한 2006년 증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06년에도 증시가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외 경기 회복과 함께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본격화된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급상승에 대한 부담 때문에 상승 탄력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증권은 코스피지수가 최고 1,600선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고, 삼성증권 1,580, 굿모닝신한증권 1,570, 대우증권 1,550, 우리투자증권 1,460, 대신증권 1,450 등의 순으로 목표치를 제시했다. 시기별 시장 흐름에 대한 예측에는 차이가 있다. 대신증권은 2006년 1분기 중 연중 고점을 기록한 뒤 이후 완만한 조정기를 지속하다 4분기에 재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대우증권은 상반기 중 조정을 거친 뒤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4분기 중 연중 고점에 도달하는 N자 형태의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외 경기회복 국면 속에서 2006년 국내 증시의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는 금리·국제유가·부동산·중국 경기·간접투자 등 크게 5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2006년에도 시장 참가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4년에도 상승장의 중간에서 증시를 위협했던 최대 위협 요인은 금리였다. 특히 미국의 금리 상승은 달러 자산으로의 자금 회귀를 유발함으로써 한국 등 아시아 증시는 물론 글로벌 증시 전체의 유동성 위축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컸다.
국내 금리 상승도 마찬가지로 악재다. 저금리는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임으로써 채권이나 은행예금 같은 안전 자산에서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위험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유도한다. 때문에 금리 상승은 경기회복에 수반되는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증시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2006년 초에 미국 기준금리는 4.5%, 국내 콜금리 목표는 4% 수준까지 추가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경우 예상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다. 유가 역시 2006년에도 증시의 주된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는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함으로써 금리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의 경우 2005년에 배럴당 70달러까지 치솟으며 증시를 위협하는 악재로 부상했다. 이후 5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져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는 최근 동절기 석유 수급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다시 60달러 선까지 상승했다. 유가는 2006년 하반기까지도 증시의 민감한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시장의 상황도 눈여겨봐야 할 변수다.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증시는 물론 경제 전반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다.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 급등한 부동산 가격이 급속히 무너질 경우 소비 부문에 치명타를 가함으로써 회복기의 경기를 급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부동산 버블의 급격한 조정 위험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내 증시와 경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줄어드는 대신 중국의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2004년과 2005년 1분기 연이어 발생한 증시의 조정이 중국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위안화 절상도 증시를 위협하는 복병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중국 경제는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경기 변화를 예측할 믿을 만한 수단이 없다는 점도 증시와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간접투자 확대가 지속될 수 있을까. 가계자산의 구성비로 볼 때 한국은 2005년 6월 말 현재 현금 및 예금 비중이 58%로 여전히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심한 편이다. 미국은 15%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0년 이후 한국이 노령화 사회로 진입한 상황이지만, 저금리와 맞물려 사회적으로 마땅한 노후대책 수단이 없다는 점을 들어 간접투자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IT·금융·운송에 주목


바이오 등은 신중히 접근
2006년 국내 증시는 기술주와 금융주가 주도주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며 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2006년에도 메모리 반도체겧訃돤?및 LCD 부품 등 정보기술(IT) 관련주의 호황이 지속되고 인터넷 역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은행·보험·증권주도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을 키울 것으로 본다. 이밖에 자동차·기계·조선·운송·제약 등도 경기 회복세를 타고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비해 철강·석유화학·통신서비스 등은 정점에 달한 업황과 경쟁 격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구도 속에 유망 업종대표주를 주축으로 한 우량주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한편 실적과 업황에 근거한 종목 간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에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 테마로는 2005년 코스닥 시장의 상승을 이끈 양대 테마인 엔터테인먼트와 바이오를 비롯해 교육·음식료·의류 등이 있다. 영화·드라마·음악·연예 메니지먼트·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한류 열풍과 함께 2006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2005년 들어 빠른 이합집산을 통해 급성장을 보였지만, 주가조작 사건이 불거지는 등 후유증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게임산업은 2006년 중 대작들이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도 최근 높아진 사회적 관심과 일부 우량 기업들의 시장 진출과 맞물려 증시의 관심이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자 위험도 높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창업 단계를 벗어나 수익모델을 어느 정도 확보한 상장 예정 기업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갖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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