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실용적인 스포츠 세단
싸고 실용적인 스포츠 세단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2,000만 대 이상 팔린 4종의 자동차 중 포드의 T형 자동차와 폴크스바겐의 비틀(Beetle)은 단종됐다. 반면 도요타(豊田)의 코롤라(corolla)와 폴크스바겐의 골프(Golf)는 해마다 수 십만 대 이상씩 팔린다. 지난해까지 코롤라 다음으로 많이 팔린 골프(2,400만 대)는 1974년 독일에서 출시됐다. 지금은 5세대 골프가 생산된다. 국내에는 2004년 10월 첫선을 보였다. 2월 9일에 한국 시장에 나온 골프GTI는 골프의 스포츠 모델이다.
3도어 해치백(트렁크 부분이 튀어나오지 않은 차) 스타일의 골프GTI는 76년에 처음 나왔다. 당시 골프에 강력한 엔진을 달아 5,000대만 한정 생산했다. 그러나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리는 아우토반의 1차선에서 최고급 스포츠카인 포르셰나 BMW M 시리즈 등에 뒤지지 않자, 골프GTI는 가장 저렴하고 실용적인 스포츠 세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골프GTI는 골프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작지만 강인한 차체, 넓은 실내 공간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실내 인테리어는 거의 골프와 비슷하다. 엔진 성능을 대폭 높였고 외관을 스포츠카처럼 디자인했다. 자동차 마니아의 눈길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도 3,000만원대(3,940만원)의 저렴한 가격이다. 보통 수입차 가운데 스포츠 세단은 7,000만원이 족히 넘는다. 골프GTI의 또 다른 특징은 편의성이다. 일반적인 스포츠카처럼 비좁거나 불편하지 않다. 5명이 제대로 탈 수 있고 적재 공간도 충분하다. 해치백의 장점을 그대로 갖췄다고나 할까. 2003년 독일에서 골프를 구입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구매 이유를 조사한 결과 ‘편안함과 합리성’ 면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도 출시와 동시에 1차 주문 물량인 50대가 동났다고 한다. 스포츠카 디자인에 실용적인 실내 = 전면부의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이 한눈에 들어온다. ‘싱글 프레임’이라고 불리는 범퍼 아래까지 내려오는 커다란 검정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첫눈에 스포츠카임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싱글 프레임은 2003년 아우디 A6에 첫선을 보인 이후 최근 대유행인 글로벌 디자인 요소다. 국산차 가운데 르노삼성의 뉴SM3, 현대차의 쏘나타, 대우차 젠트라 등이 이를 적용했다. 외관 디자인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당겨진 활시위 모양’의 C필러다.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3개의 기둥(필러)을 기반으로 차체가 용접된다. 맨 앞 운전석 앞쪽에 있는 A필러, 운전석과 2열 시트 사이의 기둥인 B필러, 그리고 마지막 트렁크를 나누는 기둥이 C필러다. 골프는 C필러를 통해 작지만 강인함을 드러내고 있다. 시트는 스포츠카 전용이다. 밀착감이 상당히 좋다. 핸들 역시 F1 머신에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알루미늄으로 치장(트림)된 3-스포크 타입이다. 알루미늄 트림은 변속기 손잡이는 물론 페달 등 구석구석에 적용됐다. 대시보드와 센터펜시아는 무척 간결하다. 꼭 필요한 스위치만 정돈돼 있다. 요즘 나오는 고급 대형차의 경우 시승을 하려면 머리가 아파온다. 50여 개가 넘는 각종 스위치 때문이다. 늘어나는 전자 장비 때문에 자동차가 전자제품화된 것이다. 오디오 밑에 달린 6장의 CD를 한꺼번에 넣을 수 있는 CD체인저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편의장치는 화려하지 않다. 스포츠카답게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도는’ 기능에 충실했다. 운전석 시트는 전동식이 아니다. 간단하게 손으로 조작할 수 있다. 스포츠카에 전동식 장치를 다는 것은 사치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별로 쓸 기회가 없는 크루즈 컨트롤이 달려 있다. 운전석 ·조수석 열선 장치는 기본. 2열 시트는 60대 40 접이식이다. 뒷좌석 한쪽 시트 등받이만 접으면 골프 클럽 세 개는 충분히 실을 수 있다.트렁크를 여는 손잡이가 눈길을 끈다. 폴크스바겐 로고 모양의 배지 위를 누르면 된다. 안전장치는 6개의 에어백, 5개의 헤드레스트, 3점식 안전벨트 등이 달려 있다. 자세제어장치(ESP)도 기본이다.
기분 좋은 엔진음과 단단한 차체 = 키를 꽂고 시동을 걸었다. 엔진은 2.0ℓ터보 직분사(FSI) 방식이다. 최고 출력 200마력을 낸다. 이 엔진은 자주 사용하는 엔진회전수(1,800~5,000rpm)에서 최대 토크(28.56kg걅)가 나오는 게 장점이다. 보통 국산차 2.0ℓ엔진은 145마력 정도다. 이 차가 200마력을 내는 이유는 터보 장치 덕분이다. 공기를 압축해 엔진에 불어넣어 높은 출력을 얻는다. 이 차의 또 다른 재미는 엔진 소리다. 엑셀을 조금 세게 밟으면 기분 좋은 엔진음과 함께 가속력으로 몸이 의자에 밀착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반 세단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빠르게 변속되면서 변속 충격이 거의 없는 6단 자동변속기(DSG)는 이 차의 숨어 있는 장기다. 강한 엔진과 이 변속기 덕분에 골프GTI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불과 6.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최고 속도도 시속 235km에 이른다. 보통 국산 중형차는 0→100km까지 가속하는 데 12~13초 정도 걸린다. 코너링은 고속에서도 탁월하다. 지면에 딱 붙어 차체가 가라앉기 때문이다. 시속 100km가 넘는 코너링을 해도 차체가 흔들거리거나 밀리지 않는다. 가속력은 어느 구간에서도 답답하지 않다. 시속 170km 이상에서도 안정된 자세를 유지한다. 사이드미러 바람소리도 들릴 듯 말 듯이다. 이런 안정감은 단단한 차체에서 나온다. 마티즈나 프라이드 같은 소형차에 골프GTI처럼 2000cc 터보 엔진을 달면 어떨까. 차가 가벼우니 잘 나갈 게 아니겠느냐는 생각이다. 그러나 엔진은 달 수 있지만 차체가 버티지 못한다. 잘 달릴 수 있지만 코너라든지 굴곡 있는 도로에서 차체가 휘어지거나 변형될 수 있다. 고속으로 달리려면 엔진도 중요하지만 차체 강도가 따라줘야 한다. 골프GTI는 단단한 차체로 유명하다. 차체의 상당 부분을 레이저로 용접했다. 강도가 기존 모델보다 비틀림 15%, 휨 강성은 35%나 증가했다고 한다. 총연장 70m에 달하는 140개의 특수 로봇이 레이저 용접으로 차체를 접합한다. 필자는 지난해 골프를 생산하는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 가봤다. 당시 레이저 용접 라인의 내부를 살짝 들여다봤다. 100여 대의 로봇이 빨간 레이저를 쏘며 차체를 용접한다. 불꽃은 전혀 튀지 않는다. 이 공장에서 가장 자랑하는 기술 중 하나다. 수리비도 싸졌다. 여러 부품을 덩어리 형태로 조립하는 모듈 생산방식이라 그렇다. 도어가 손상됐을 경우 대량생산 차로는 처음으로 껍데기 철판(패널)만 떼어 교체할 수 있게 했다. 따라서 수리비용이 30~50% 절감된다. 굳이 흠을 잡자면 3도어는 타고 내릴 때 주차공간이 넉넉해야 한다. 아파트 거주가 대부분인 한국에서는 전동 사이드미러 접이장치는 필수다. 이 차에는 이런 자잘한 편의장치는 없다. 반가운 소식은 올 6월쯤 골프 모델과 거의 비슷한 5인승 골프GTI가 나온다는 것이다. 가족을 생각할 경우 아무래도 5도어가 더 편리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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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도어 해치백(트렁크 부분이 튀어나오지 않은 차) 스타일의 골프GTI는 76년에 처음 나왔다. 당시 골프에 강력한 엔진을 달아 5,000대만 한정 생산했다. 그러나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리는 아우토반의 1차선에서 최고급 스포츠카인 포르셰나 BMW M 시리즈 등에 뒤지지 않자, 골프GTI는 가장 저렴하고 실용적인 스포츠 세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골프GTI는 골프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작지만 강인한 차체, 넓은 실내 공간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실내 인테리어는 거의 골프와 비슷하다. 엔진 성능을 대폭 높였고 외관을 스포츠카처럼 디자인했다. 자동차 마니아의 눈길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도 3,000만원대(3,940만원)의 저렴한 가격이다. 보통 수입차 가운데 스포츠 세단은 7,000만원이 족히 넘는다. 골프GTI의 또 다른 특징은 편의성이다. 일반적인 스포츠카처럼 비좁거나 불편하지 않다. 5명이 제대로 탈 수 있고 적재 공간도 충분하다. 해치백의 장점을 그대로 갖췄다고나 할까. 2003년 독일에서 골프를 구입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구매 이유를 조사한 결과 ‘편안함과 합리성’ 면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도 출시와 동시에 1차 주문 물량인 50대가 동났다고 한다. 스포츠카 디자인에 실용적인 실내 = 전면부의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이 한눈에 들어온다. ‘싱글 프레임’이라고 불리는 범퍼 아래까지 내려오는 커다란 검정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첫눈에 스포츠카임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싱글 프레임은 2003년 아우디 A6에 첫선을 보인 이후 최근 대유행인 글로벌 디자인 요소다. 국산차 가운데 르노삼성의 뉴SM3, 현대차의 쏘나타, 대우차 젠트라 등이 이를 적용했다. 외관 디자인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당겨진 활시위 모양’의 C필러다.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3개의 기둥(필러)을 기반으로 차체가 용접된다. 맨 앞 운전석 앞쪽에 있는 A필러, 운전석과 2열 시트 사이의 기둥인 B필러, 그리고 마지막 트렁크를 나누는 기둥이 C필러다. 골프는 C필러를 통해 작지만 강인함을 드러내고 있다. 시트는 스포츠카 전용이다. 밀착감이 상당히 좋다. 핸들 역시 F1 머신에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알루미늄으로 치장(트림)된 3-스포크 타입이다. 알루미늄 트림은 변속기 손잡이는 물론 페달 등 구석구석에 적용됐다. 대시보드와 센터펜시아는 무척 간결하다. 꼭 필요한 스위치만 정돈돼 있다. 요즘 나오는 고급 대형차의 경우 시승을 하려면 머리가 아파온다. 50여 개가 넘는 각종 스위치 때문이다. 늘어나는 전자 장비 때문에 자동차가 전자제품화된 것이다. 오디오 밑에 달린 6장의 CD를 한꺼번에 넣을 수 있는 CD체인저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편의장치는 화려하지 않다. 스포츠카답게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도는’ 기능에 충실했다. 운전석 시트는 전동식이 아니다. 간단하게 손으로 조작할 수 있다. 스포츠카에 전동식 장치를 다는 것은 사치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별로 쓸 기회가 없는 크루즈 컨트롤이 달려 있다. 운전석 ·조수석 열선 장치는 기본. 2열 시트는 60대 40 접이식이다. 뒷좌석 한쪽 시트 등받이만 접으면 골프 클럽 세 개는 충분히 실을 수 있다.트렁크를 여는 손잡이가 눈길을 끈다. 폴크스바겐 로고 모양의 배지 위를 누르면 된다. 안전장치는 6개의 에어백, 5개의 헤드레스트, 3점식 안전벨트 등이 달려 있다. 자세제어장치(ESP)도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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