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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수입차 대중화 시대

한국도 수입차 대중화 시대

요즘은 외제차가 발에 차인다. 너무 많아 조금 이상한 외제차를 봐도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다. 지난해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사상 처음 3%를 넘었다(3.27%)더니 과연 고개가 끄덕여진다. 수입차 업체들은 요즘 물 만난 고기와 같다. 지난해 침체한 내수 시장에서 경이적인 매출 신장을 이룬 데 이어 올 들어서는 더욱 잘 팔린다. 2006년 1분기 평균 점유율(4.29%)은 4%선을 돌파했다. 2000년 시장점유율 0.26%에서 불과 몇 년 사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수입차의 선전은 판매량에서도 확인된다. 1월부터 4월까지 판매된 수입차는 1만2950대.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한 7880대에 비해 64.3%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판매 증가율 32.5%의 두 배 수준이다. 반면 국내 차 판매는 1월부터 4월까지 지난해 동기에 비해 7.3% 증가한 36만여 대에 그쳤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올 들어 수입차 판매량이 업계의 예상을 앞질러 가기 시작했다”고 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올 3만4500대의 수입차가 판매되리라고 생각했다. 이런 추세라면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실 국내 수입차 업계는 십여 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론과 정부의 정책에 따라 판매량이 춤을 췄다. 한국은 서울올림픽을 1년 앞둔 1987년 자동차 시장을 개방했다. 2000cc 이상의 대형차와 1000cc 이하의 소형차 판매가 허용된 개방 첫해엔 고작 10대가 팔렸다. 모든 차종이 완전 개방된 이듬해에도 실적은 263대에 지나지 않았다. 판매망이 미비했을뿐더러 한국 정부가 30~50%의 높은 관세를 매겼기 때문이다. 90년대 초반 관세가 20~25%선으로 떨어지면서 판매량이 느는 듯했으나 이내 주춤해졌다. 이번에는 수입차는 불필요한 사치고,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여론이 발목을 잡았다. 수입차 운전자에게는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고, 고급 수입차를 소유한 기업인들에게는 세무조사가 벌어졌다. 내수시장을 보호하고, 국내 자동차 업체들에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제공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음양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외국으로부터 시장개방 압력을 받던 한국 정부는 94년 관세를 10% 아래로 낮추고, 수입차 광고 허용, 유통시장 개방과 같은 추가적인 시장 개방조치를 취했다. 수입차 판매도 96년엔 1만 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외환위기는 또다시 수입차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98년엔 2000대 수준으로 격감했다. 무역적자가 외환위기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입품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99년 수입선 다변화 조치 해제와 경기 회복으로 증가세로 돌아서고도 시장점유율은 2001년까지 1%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02년 들어서야 1만6000대로 겨우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2003년부터는 시장 점유율이 매년 1%씩 증가해 왔다. 올 들어서는 전에 없는 활황이다. 수입차의 판매가 이렇게 호조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수입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판촉활동, 고소득층의 증가, 중대형차 대체 수요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 4월 부산 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열린 ‘2006 부산 국제모터쇼’는 수입 자동차 업계에 뜻깊은 날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13개 회원사 중 11개 회원사가 주력 모델과 신차를 출품했다. 2001년과 2003년 부산 국제모터쇼 행사에는 각각 6개, 7개 회원사만 참여하는 데 그쳤다. 3년 만에 열린 부산 모터쇼 참여 회원사가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전시 규모도 2003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참가 모델도 역대 최다인 66개다. 개막식에 앞서 가진 워크숍과 공동기자회견에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송승철 회장을 비롯, 11개 회원사 사장이 전원 참석해 단합을 과시했다. 모터쇼 참여 수입차 업체의 사장단이 부산에 다 모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수입자동차협회 측은 밝혔다. 수입차 업체 전시장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의 도산대로는 ‘수입차 1번지’로 통한다. 97년 크라이슬러가 이 거리에 전시장을 연 뒤 BMW·벤츠·포드·아우디·폴크스바겐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지난해 7월엔 닛산의 인피니티, 2월엔 볼보 전시장이 합류했다. 매장 면적이 300~400평을 넘는 게 보통이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원래 강남에서 도산대로는 번화가 축에 끼지 못했지만 수입차 업체들이 한꺼번에 둥지를 틀면서 임대료와 땅값을 올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수입차 업계의 가격 공세도 두드러졌다.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업체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그들의 판매 경쟁은 곧 가격 인하 싸움으로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박규철씨는 “포드·볼보·폴크스바겐 등이 너나없이 가격을 대폭 내렸고, 차종도 전에 없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2001년만 해도 국산차와 경쟁하는 3000만원 이하 가격대의 모델은 골프(폴크스바겐) 1종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PT 크루저·혼다 CR-V·푸조 2006 등 5종으로 늘었다. 특히 혼다 중소형 SUV인 CR-V(2.4ℓ급)는 2900만원대로 국산차와 큰 차이가 없다. 가격을 인하하지 않더라도 각종 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달러화의 급락으로 가격 부담에서 벗어난 덕을 본 셈이다. 차종도 지난 2월에만 20여 개의 신차가 줄을 이었다. 올 연말까지는 80여 종의 신 모델이 쏟아질 전망이다. 대체 수요의 증가도 무시 못 할 요인이다. 업계는 한국 자동차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해간다고 본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국산 대형차 소비자들이 차량 교체기를 맞아 고급 대형 수입차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브리가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지적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수입차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에서 찾아진다. 국산차도 수입차와 경쟁함으로써 품질 향상, 비용 절감 등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사고가 국민 속에 뿌리를 내렸다는 의미다. 외환위기는 수입차 시장만이 아니라 수입차에 적용됐던 사회적 금기도 무너뜨렸다. 개방화와 글로벌 스탠더드가 강조되면서 외국 자본과 수입품을 삐뚤어지게 바라보던 국내 시각이 많이 변했다. 국내 차 수출을 위해서도 수입차를 사야 한다는 논리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 이에 따라 삼성·SK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그룹들은 회사 임원들의 차로 외제차를 선호하는 단계에 왔다. 산업연구원 조철 박사는 “애국한다는 관점에서 무조건적으로 국산차를 애용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젊은층으로 갈수록 이런 기류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한국 수입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까? 공정호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장기 임계점에 들어섰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상품의 판매 주기는 진입-성장-성숙-쇠퇴를 거치면서 S자 곡선을 그리게 된다. 진입 단계에서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들만이 구매한다. 얼리 어답터는 새로운 기능의 제품이 출현하면 남보다 먼저 사용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파고들다 일정 시점이 지나면 주 고객층이 샐러리맨 등 대중으로 점차 이동한다. 공 연구위원은 “수입차 시장을 비행기에 비유하자면 활주로에서 날기 직전에 가속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난다는 말은 수입차가 국내에서 대중화된다는 의미다. 사실 수입차 가격은 이미 많이 내려가 국산차에 근접해 있다. 차종별로 소형에서 대형까지 대부분 구비됐다. 경쟁적 기술 개발로 제품 간 성능차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한편 소비자들도 기능성보다는 패션·디자인·브랜드 같은 감성적인 분야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고 김양우 쌍용자동차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지적했다. 이 같은 경향은 현대자동차가 국산 중형차 소유자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소비자의식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차 구매 희망률은 2004년도 8.6%에서 지난해 9.7%로 올랐다. 또 성능에 반해 수입차를 구매하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안전성이나 품질과 같은 제품적인 이유 때문에 수입차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은 2003년 71.6%에서 2005년 56.6%로 오히려 감소했다. 반면 감성적 측면은 2003년 20.7%이었으나 지난해엔 36%로 뛰었다. 제품의 성능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주위의 시선 등을 고려해 수입차에 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국은 테스트 마켓(시험 시장)으로도 활용된다. 시장 규모는 아직 작지만 소비자들이 대형차를 선호하고, 신차에 보이는 반응이 빨라서다. “그래서 아시아 지역에서의 신차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실험장이 된다”고 강브리가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밝혔다. 혼다는 2005년형 CR-V와 뉴2006 어코드를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발표했다. 프랑스 푸조도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디젤 승용차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IT 기술의 테스트 마켓이듯이 수입차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도 그만큼 탄탄해졌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수입차 판매가 4만5000대에 이르리라고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45.2% 증가한 수치다. 시장 점유율도 4.3%에 이르리라고 전망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예측보다 2년 정도 앞질러 목표를 이루는 셈이 된다. 그렇다면 수입차의 국내 시장 최대 점유율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10%선이라 본다. 87년 수입 개방 당시부터 이 분야에 종사해온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나 이향림 PAG 코리아 대표 등이 그렇게 제시했다. 미국이나 독일처럼 30% 안팎까지 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반응이다. 국내 고객들이 외국처럼 수입차 구매가 오랜 기간 몸에 익은 충실한 소비자들이 아니다. 불황이 닥치거나 국산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과도하게 줄어들 경우 과거로 돌아갈 여지도 많다. 윤대성 전무는 “아직은 감정적 요인이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소비 성향이 변할 여지가 많다”고 진단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배경엔 정부의 전략적 산업육성정책이 있다. 한동안 수입차로부터 내수시장을 보호하고, 국내 자동차 업체를 소수로 제한했다. 그 결과 지금은 현대·기아차가 국내 자동차 판매량의 70%선을 넘어선다. 한 업체가 시장의 과반을 점하는 일은 외국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그만큼 시장을 지배하는 절대 강자가 있어 수입차들의 운신의 폭이 제한적이다. 여타 구조적인 약점도 많다. 국내 업체들에 비해 적은 판매망과 애프터서비스 센터, 높은 승용차 유지비도 제약 요인이다. 소비자의 지역적 편중도 심하다. 지난해 서울지역 판매량의 60%가 강남구와 서초구에 몰렸다. 경기도에서도 신규 고객 절반 이상(57.4%)이 분당과 일산지역에 거주한다.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일본은 65년 자동차 시장을 개방했다. 80년대 이후엔 2차 오일쇼크로, 90년 엔화 약세와 걸프 위기 등 각종 변수가 수입차 점유율 성장세를 꺾었다. 한국이 20년 정도 앞서가는 일본의 수입차 보유와 판매 형태를 되밟아가는 모양새다. 일본은 개방 34년째인 98년부터 현재까지 27만 대 수준(시장점유율 8%)을 맴돈다. 한국 시장이 일본과 같은 양상을 보인다면 장기적으로는 10만 대 수준에서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원유 가격의 급상승으로 앞으로의 자동차 시장은 연비와의 싸움이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과 디젤차량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디젤차량은 가격은 비싸지만 연비가 휘발유 차량보다 20~30% 높다. 오래 타면 탈수록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심어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2006년엔 디젤승용차가 많은 브랜드로 확산되고, 하이브리드 차량도 처음으로 선보이는 등 친환경·고연비 경쟁이 가속화된다”고 진단했다. 사실 최근의 디젤 붐은 수입차가 선도했다. 푸조의 공식 수입판매원인 한불모터스가 지난해 3월 푸조 407HDi를 내놓으면서 한국에서 디젤 승용차 판매에 불이 붙었다. 최근에는 대형 세단 607의 디젤 모델인 푸조 607 2.7HDi를 내놓았다. 이 모델은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44.9㎏. m/1900rpm으로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맥퍼슨 타입 스트럿 서스펜션과 팁트로닉스 6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했다. 이 모델에는 반영구적인 디젤 미세먼지 필터(DPF)가 장착됐다. 푸조가 2000년 상반기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DPF는 배기가스와 미세먼지를 거의 완벽하게 걸러준다. 볼보는 새로운 고효율 알루미늄 5기통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한 S60 D5를 대표모델로 내세웠다. 합리적인 저연비를 자랑하는 신개념 디젤 스포츠세단이다. 2401cc, 185마력의 강력한 성능까지 갖췄다. 스포츠카의 외관과 세단의 승차감을 동시에 구현해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실용적이고 깔끔한 실내 디자인에 역동적인 스포츠세단의 느낌을 더해 현대적이고 스포티한 모델을 추구한다. 디젤차량은 연비 이점에도 불구하고 이산화질소와 발암 매연을 배출한다. 이의 대안으로 부상한 게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하이브리드차량은 국가별로 탄산가스 배출량을 규제하는 시대를 맞아 최적의 친환경 차량으로 불린다. 가격이 높다는 흠이 있지만 미래 시장에서 경쟁은 하이브리드가 절대 유리하다. 교토의정서 발효에 발맞춰 주요 선진국들이 이산화탄소 배출 제한과 같은 환경 규제를 강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에 포함될 것은 자명하다. 국내 업체들은 2002년부터 하이브리드 연료 전지차 개발에 나섰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실물분석팀은 지난해 ‘고유가 충격에 휩싸일 2006년 자동차 산업 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는 “국내 축전지 기술, 차량 제어 기술 등 핵심 기술 수준이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수입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국내 경쟁자가 사실상 없어 시장 공략이 수월할 전망이다. 한국 도요타는 하반기 하이브리드차인 렉서스 RX400h를 출시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의 럭셔리 하이브리드 차량인 RX400h는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출시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휘발유와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중저속에서의 가속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3.3ℓ V6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 시스템’이 적용돼 휘발유와 전기모터가 필요에 따라 따로 혹은 동시에 작동된다. 휘발유 엔진의 특징인 진동과 소음을 줄여 쾌적함을 극대화했다. 최고급 가죽 시트와 11개의 스피커를 지닌 마크레빈슨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음성인식 기능을 가진 DVD 등이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혼다 코리아는 외국에서는 프리미엄 세단의 새 지평을 연 레전드(Legend)를 오는 6월 말 출시한다. 이에 앞서 전국 매장에서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강력한 드라이빙 성능과 세련된 디자인, 화려한 내부 구조가 특징이다. 세계 최초로 차세대 4륜 구동 시스템인 ‘SH-AWD(Super Handling All Wheel Drive)’ 기능과 295마력에 달하는 고성능 V6 3.5ℓ 엔진을 탑재했다. 경량합금 소재로 제작돼 기존 제품보다 무게를 약 8% 줄였다. 운전자의 의사에 충실한 부드럽고 안정된 주행과 높은 코너링 성능을 제공한다. 점유율 상위권 싸움도 엎치락뒤치락 한치의 양보가 없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 내 점유율 1위(18.9%)를 기록한 렉서스가 올 들어서는 BMW·메르세데스 벤츠에 밀린다. 3월 현재 점유율은 BMW가 16.3%로 선두고, 그 뒤를 메르세데스 벤츠 13.75%, 렉서스가 13.73%로 추격 중이다. 지난해 4.08%, 2.98%로 중위권을 형성했던 볼보와 푸조의 점유율도 올 3월 현재 각각 5.41%, 3.16%로 상승했다. 판도는 달별로 변한다. 지난 20여 년간 수입차 시장이 이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인 적이 없었다고 업계는 말한다. 수입차 업체들은 이런 점유율 경쟁과 함께 상대적으로 취약한 애프터서비스와 판매망 확충에도 투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총 5840대를 판매한 렉서스는 올해 약 11% 증가한 6500대를 판매 목표로 잡았다. 렉서스의 주요 구매층은 30대에서 50대까지 기업인, 전문직 종사자, 자영업자다. 이들의 취향에 맞는 승차감과 안전성, 내구성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래서 올해 화두가 고객 만족도 향상이다. 한국 도요타 자동차 홍보실의 박병준 대리는 “단순히 많은 차량을 판매해 업계 1위를 고수하기보다 고객 만족도 향상이 우선”이라고 했다. 렉서스는 보다 나은 고객 서비스를 위해 판매(Sales)와 서비스(Service), 부품(Spare)이 한곳에서 제공되는 3S 컨셉트의 매장을 운영한다. 또 전 세계 렉서스 매장 중 최초로 한국에서 정기 점검 시간을 1시간 내로 줄인 긴급 유지보수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밖에 애프터서비스 인재를 양성하는 ‘렉서스 교육센터’와 차체도장 서비스 공장 5개 증설 등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혼다 코리아는 딜러 네트워크 확충에 나섰다. 지난 5월엔 ㈜휴젠을 경기 분당 지역 자동차 딜러로 선정했다. 휴젠과의 딜러 계약을 계기로 경기 분당 지역을 포함해 수도권 남부 지역의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경기 분당지역은 지난해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수입차 거점이다. 분당 외에도 대전·인천·광주 지역에도 딜러망을 확대해 내년까지 전국에 8개의 딜러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혼다코리아 정우영 사장은 “휴젠과의 딜러 계약 체결을 통해 경기 분당 지역의 고객들에게 한층 빠르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충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수입차가 일정 규모의 시장을 점유하면 서비스 체계 구축과 유통망 확대로 눈을 돌린다”고 했다. 몸집을 불린 수입차 업계는 강남의 도산대로에서 머물지 않고 전국을 무대로 뛰고 있다. 수입차 그들만의 리그를 뛰쳐나와 국산차와의 경쟁에 돌입할 날도 멀지 않았다. 수출에 전념해온 국산차 업체들이 이제는 안방 사수에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 p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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