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지금 60세면 200세까지 산다?”

“지금 60세면 200세까지 산다?”

어느 누구도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는 없다. 하지만 과학자·의사·유전공학자 등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 노화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한다. 수명을 연장하는 것뿐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도 실현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것도 지금 생존해 있는 사람들 중 일부는 이러한 기적 같은 일을 직접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불사(不死)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 정부뿐 아니라 유명 대학 연구소들과 생명공학 관련 기업들이 대거 나섰다. 생명 윤리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 연방정부는 노화생물학(Biology of aging) 연구 지원에 연평균 24억 달러의 기금을 쏟아 부었다. 하버드 의대·캘리포니아 주립대·워싱턴 주립대 등 미국 내 유수 대학들은 생명 연장을 위한 물질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수명 관련 유전자(SIR2 등) 규명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또 암젠·제론·미디뮨 등 바이오 업체들도 차세대 황금시장으로 부상할 신약 개발 및 줄기세포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각계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면 인간의 기대 수명은 150세까지 될 것이다. 노화방지 연구 그룹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브리 드 그레이 케임브리지 대학 유전학자는 “지금 40대 이하인 사람의 대부분은 사고만 피한다면 천수(天壽)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 “지금 60세인 사람이 90세가 되는 시점이면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이들의 수명이 다시 125세까지 연장될 수 있을 것이고, 다시 그들이 125세가 될 때는 200세까지 살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 가운데서도 이러한 생명 연장 프로젝트가 실현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 일각에서는 수명 연장으로 야기될 수 있는 실질적인 문제(공간 및 자원 부족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예일대 의대의 셔윈 눌랜드 교수는 “오브리 등 생명연장론자들이 과학 연구 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해 그 작업의 어려움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의 계획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노화방지 연구로 인한 성과가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임원은 “주식시장에서 노화방지 기술은 호재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들 사이의 냉랭한 분위기를 전했다. 사실 업체들로서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과연 노화를 질병으로 인식하고 관련 약품에 대한 허가를 내 줄 것인지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다. 그렇다 해도 대부분의 사람이 지금보다 5~10년 정도 더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수명 연장을 위한 대학 및 기업들의 연구는 속도를 더해갈 수밖에 없다. 대형 제약업체인 암젠의 경우 생존율을 크게 높인 결장암 치료제 개발 3단계에 들어갔다. 소형 업체인 제론은 암세포에서 활성화되는 효소 텔로머라아제 조절을 위한 줄기세포 연구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들은 특정 유전자 규명 및 세포 내 화학작용 등 보다 기초적이고 광범위한 연구로 노화방지 및 수명 연장의 꿈에 한발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한편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배아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이후 미국 정치권에서는 노화방지 연구와 관련한 생명 윤리 논쟁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레온 카스 전 백악관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등 흔히 ‘바이오 보수파(bio-conservatives)’로 불리는 반대론자들은 인간 생명의 유한성이 가지는 의미를 강조하며 노화방지 연구에 관한 연방 기금 지원을 제한할 것을 촉구했다.
제이 팔머 배론스 기자·editors@barrons. com 번역=김윤경 객원기자·cinnamonkim@hotmail. com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2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

3아이폰 더 얇아질까..."프로맥스보다 비쌀 수도"

4 걸그룹 '뉴진스', 모든 멤버 법원에 탄원서 제출

5 尹 "대한민국은 광주의 피·눈물 위 서 있어"

6성심당 월세 '4억' 논란...코레일 "월세 무리하게 안 올려"

7 尹,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유가족과 입장

8심상치 않은 친환경차 부진...“그래도 대안은 있다”

9잠실구장에 뜬 신동빈 회장…선수단에 '통 큰' 선물

실시간 뉴스

1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2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

3아이폰 더 얇아질까..."프로맥스보다 비쌀 수도"

4 걸그룹 '뉴진스', 모든 멤버 법원에 탄원서 제출

5 尹 "대한민국은 광주의 피·눈물 위 서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