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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우건설 사람을 샀다 두고 봐라, 재계 빅5 들겠다”

“나는 대우건설 사람을 샀다 두고 봐라, 재계 빅5 들겠다”

"그래도 2등은 했네.”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2004년 8월 국내 3위의 해운업체인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인수전이 붙었다. 유동성 위기를 수습한 박삼구(61)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처음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기업으로 주목받던 금호로서는 “‘(M&A전) 수업료’를 치른다는 뜻에서 부담이 덜하다”고 했지만 내심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때 금호는 2등을 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주당 2만2000원(매각대금 4500억원)을 쓴 STX그룹이 범양상선을 거머쥐었다. M&A전에서 2등은 곧 실패를 의미한다. ‘쓴 잔’이다. 그러나 박 회장에게 범양상선 인수전은 몸에 좋은 ‘쓴 약(藥)’이 된 듯하다. 당시 금호는 1만6200원 정도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100원’ 단위까지 신경을 쓸 만큼 숫자에 강한 인물이었다. 범양과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했던 한 실무진은 “회장님은 레인지(범위)를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정확히 찍어주는 스타일”이라며 “오너 회장이 이렇게 실무팀장처럼 M&A에 나서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지난해 1월 대한통운 보증채권 인수전. 이때 금호와 골드먼삭스는 모두 2800억원대 금액을 써냈다. 30억~50억원 차이로 금호가 미끄러진 것이다. 내부에서 아깝다는 탄식이 나왔다. 그런데 범양상선 때나, 대한통운 때나 박 회장은 담담했다. 대신 “그래도 2등은 했네. 캐시(현금)만 있으면 기회는 언제든지 온다”는 말로 담당 임직원을 위로했다. 그리고 6월 22일 금호아시아나컨소시엄은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됐다. 인수금액 6조6000억원으로 국내 M&A 사상 최대 거래였다. 두산컨소시엄이 6조5000억원, 프라임컨소시엄이 6조1000억원(이상 지분 72.1%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격 부문만 놓고 본다면 금호의 완승이다(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가격 부문 배점비율은 67%다). 1200억원 차이의 패배, 30억원 차이의 패배, 그리고 6조6000억에 이르는 과감한 베팅. 박삼구 회장의 화려한 2전3기인 셈이다.

100원 단위까지 꼼꼼히 챙겨 금호의 ‘이너서클 임원’(권력 중추의 측근 그룹) 사이에서 박 회장은 ‘SK 회장님’ 또는 ‘샘 회장님’으로 통한다. ‘ SK’나 ‘샘(SAM)’ 모두 박 회장의 영문 이름 이니셜에서 나왔다. 그만큼 형식 따지기 싫어하고 거리감이 없다는 뜻이 된다. 10년 동안 금호그룹에서 사장을 지냈던 김태환(63) 한나라당 의원은 박 회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통 큰 경영인’ ‘집념의 경영인’이라고 말한다. 김 의원은 “그렇게 높은 가격을 쓰면서까지 대우건설을 인수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지만 한번 길을 정하면 그대로 밀어붙이는 것이 박삼구식(式) 경영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정말 통이 큰 분입니다. 아무리 회사 사정이 어려워도 회사 문을 나서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며 껄껄껄 웃습니다. 보통사람 같으면 식사는커녕 입이 타서 찬물만 찾을 텐데…. 어쨌든 회장님은 잠도 잘 주무신다고 합디다. 농담도 잘해요. 같이 골프 라운디를 하면 ‘굿 샷’이라는 말을 못하게 합니다. 나(박삼구 회장)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대신 ‘보통 샷’이라고 하랍니다. 사실 회장님은 핸디 6을 잡는 실력파거든요. 워낙 농담을 즐겨 한 홀 을 돌 때마다 늘 새로운 얘기를 하는데 이것이 큰 즐거움이지요.”(김태환 의원) 이런 호방한 성격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박 회장은 1년에 한두 차례씩 기자 간담회를 여는데 그때마다 ‘분위기 메이커’가 된다. 가령 이런 식이다.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나오면 “회장 취임한 지 일주일 됐습니다. 언론과 허니문이 최소한 90일은 돼야 하는 것 아닌가요”(2002년 9월), 분위기가 경직되면 “폭탄주라도 한 잔씩 돌리고 할까요”(2003년 9월)
라며 먼저 농담을 건넨다.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전이 불붙자 “두 회사를 한꺼번에 인수해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당장이라도 1조5000억원짜리 수표를 끊을 수 있다니까요”(2006년 2월)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박삼구 회장은 그룹의 대권과는 거리가 있는 ‘넘버 3’이었다. ‘두 형님’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먼저 큰형님(고 박성용 명예회장)의 프로필이 화려하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다니다 도미(渡美)해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고 박성용 회장은 U C 버클리 교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내다 금호그룹을 맡았다. 96년 그룹 수장 자리를 둘째 동생인 박정구 회장에게 넘기고 나서는 활발한 문화예술 후원 활동으로 ‘한국의 메디치’로 불렸다. 학계와 재계·문화계·관계를 넘나든 ‘주연 인생’을 산 셈이다. 박 회장의 둘째 형인 고(故) 박정구 회장 역시 ‘광주의 맹주’였다. 올해로 환갑이 된 금호에서 광주를 빼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창업회장이자 박 회장의 부친인 고 박인천 회장은 46년 광주택시를 설립, 시발택시 두 대로 금호를 일으켰다. 이후 광주~서울 버스 노선을 개척하는 광주고속(현 금호산업)을 세웠고, 석유화학·타이어·건설로 외연을 넓히면서 오늘날 재계 11위(공기업 및 민영화 공기업 제외)의 대기업으로 키웠다. 88년 아시아나항공을 띄우면서 ‘전국구 기업’이 됐지만 금호는 어디까지나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지금도 호남의 유지들은 “나이 여든이 돼서도 중앙고속이 아니라 광주고속을 타고 다녔다. 금호는 광주에 빚을 지고 있다”는 말을 한다. 박정구 회장은 이런 호남의 정서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94년 광주상의 회장이 된 그는 폐암으로 투병생활을 할 때도 그 자리를 지켰다. 광주비엔날레의 제일 후견인이기도 했다. 두 형님은 아주 ‘큰 산'‘넘버 3’이었던 박 회장으로선 ‘두 형님’이 큰 산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 회장의 호방함은 두 형님 앞에서도 별로 거칠 것이 없었던 모양이다. 전직 임원의 얘기를 들어보자. “두 형님이 계신데도 ‘SK 회장’(박삼구 회장)은 자기 주장이 분명했어요. 사장 시절에도 SY(박성용) 회장이나 JK(박정구) 회장 앞에서 자기 목소리를 냈습니다. 넷째인 찬구 사장(현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은 대체로 조용한 편이었고, 막내인 종구(현 국무조정실 차장)씨는 가끔 신문로 본사에 들르는 정도였죠. 그것도 아주 보기 드문 경우지요.”(계열사 임원 A씨) “한번은 용인에 있는 그룹 인재개발원에서 신년회를 열었습니다. 180여 명이 되는 모든 임원이 모였는데 박 회장이 ‘노털카’(놓지도 말고, 털지도 말고, ‘카’하지도 말자는 폭탄주 건배)를 제의하는 겁니다. 생각해 보세요. 180명이 한 자리에서 폭탄주를…. 그 다음엔 저절로 박수가 나오겠지요.”(비서실 임원 B씨) 이렇게 여유와 묻어나던 박삼구식(式) 경영은 2001년 1월부터 터닝 포인트를 찍는다.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금호의 지휘자가 된 것이다. 폐암을 앓던 고 박정구 회장이 미국에서 투병생활을 할 때였다. 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한 것은 박정구 회장이 타계한 후인 2002년 9월부터다. 박인천 창업주에서 2세대인 박성용-정구-삼구로 이어지는 ‘형제 경영’이 시작된 것이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나는 65세에 물러나겠다”고 공표했고 이를 지켰다. 공교롭게도 박정구 회장이 65세에 세상을 뜨면서 박삼구 회장이 대권을 물려받았다. 이를 두고 언론은 ‘아름다운 형제 승계’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숙제는 이제부터였다. 당시만 해도 유동성 위기를 떨쳐내는 것이 첫째였고, ‘박삼구식 경영’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둘째였다. 일단 ‘내 사람’이 필요했다. 박 회장은 광주서중 35회 동기생인 신훈(61) 금호엔지니어링 사장(현 금호산업 부회장)과 이원태(61) 중국사업본부장(당시 부사장·현 금호고속 사장)을 불렀다. 금호에서 ‘걸어다니는 컴퓨터’로 통하는 신 부회장은 국내 최초의 정보담당임원(CIO) 출신 CEO. 서울대 수학과를 나와 대한항공·삼환기업·한국신용평가 등에서 전산 책임자를 지냈다. 88년 아시아나항공이 출범하면서 전산담당 상무로 스카우트된 신 부회장은 박 회장에겐 40년 지기이자 20년 동지인 셈이다. 이원태 사장 역시 아시아나에서 별(이사)을 달고 2002년 1월부터 고속버스 사업부를 맡았다. 그룹의 ‘광주지부장’으로 지난 3월 광주상의 회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들과 더불어 지금은 고문으로 물러났지만 서구(60) 전 금호종금 사장이 오너 일가의 재산 관리를 맡았다. 신훈 부회장·이원태 사장·서구 고문이 오랜 동지 관계라면 전략경영본부의 오남수(58) 사장과 김안석(53) 부사장 등이 상대적으로 젊은 브레인이 된다. 누구보다 오남수 전략경영본부장이 ‘박(朴)의 남자’로 꼽힌다. 그룹 내 일급 두뇌이자 일급 골퍼로 꼽히는 오 사장은 2002년 군인공제회의 2500억원대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금호의 미래’를 만든 인물이다. 역시 싱글 수준으로 한때 그룹 계열사인 아시아나CC의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오 사장과 함께 전략기획부문장인 김안석 부사장이 M&A팀을 이끌면서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회사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2000~2002년 유동성 위기를 겪었지만 군인공제회의 금호타이어 지분 참여 등을 계기로 금호는 완전히 재기했다. 2004년 초엔 그룹 이름을 ‘금호아시아나’로 바꿨다.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그룹명에 추가한 것이다. 지난 봄엔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새 기업 심벌(CI)을 선보였다. ‘날쌘 기역’자 모양의 새 심벌에 대해 박 회장은 “깨끗하고 간결하다. 깔끔하지 않으냐”는 말을 자주 한다. 또 한 가지 관심이 가는 것은 그룹 내부의 목소리다. 조금 과장해 오너 회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한곳을 바라보고 있다. 금호그룹 입사 2년차의 얘기다. 마치 오너 회장의 대변인 같다. “이제 건설업은 규모의 경제를 할 때다. 수주 시장을 잡아야 하고 해외 부문에서도 이름값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우건설이 필요하다.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금호산업 C씨) 만찬장 가는 길에 보고받아 8개월여의 장정 끝에 박 회장과 금호그룹은 대우건설을 품었다. 자산관리공사 김대진 이사가 “대우건설 매각 관련 우선협 상대상자로 금호아시아나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한 것은 6월 22일 오후 6시9분. 뉴스를 기다리다 못한 박 회장이 신문로 사옥을 막 떠나던 참이었다.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한·중우호협회가 중국국제우호연락회 회원들을 초청해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찬을 열기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자동차로 출발하려는 순간 “금호산업이 됐다”는 짤막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회장은 만찬장에서 중국 측 고위 인사들에게 “서쪽에서 귀인들이 와서 일이 잘 풀린 것 같다”며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되면서 금호는 재계 최고의 건설그룹으로 변신한다. 금호산업은 건설 시공능력 평가 9위 업체. 대우건설과 합치면 2위인 삼성물산과 2조원 정도 차이가 벌어진다. 재계 순위도 11위에서 8위(18조9000억원)로 뛰어오른다(그림 참조).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한진그룹(20조7000억원)과는 2조여원 차이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보유한 항공·타이어·화학·물류 인프라와 대우건설이 보유한 세계 최고의 기술력, 400곳이 넘는 건설 현장의 시너지를 높여 대우건설을 10년 내에 세계 10위권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M&A 앙금도 덜할 듯하다. 인수전의 상대였던 두산도, 프라임도, 유진도 “여러 차례 의혹 제기를 해왔다. 그러나 공개 입찰이었고흠집 내기는 하지 않겠다”며 승복 의사를 밝혔다.

“순풍만 부는 것 아니다” 그렇다고 순풍만 부는 것은 아니다. 먼저 노동조합이 독기를 품었다. 정창두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금호를 밀어주기 위한 짜맞추기식 매각이었다”며 “매각중지 가처분 소송에 들어갈 법적 준비를 마쳤고 정밀실사를 저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 노조는 ▶도덕성 감점제 도입 ▶매각 주간사인 삼성증권의 금호 관련 기업보고서 ▶가격 유출 의혹 등을 제기해 왔다. 사실 더 큰 숙제는 경영능력이다. 무 비싸게 대우건설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6조6000억원에 이르는 인수금액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금호 측은 자체조달 자금 2조원을 제외한 4조5000억원은 자문사인 JP모건을 중심으로 사학연금·공무원연금 등 연기금, 미래에셋·KTB네트워크·메릴린치·국민은행·대우증권 등 재무적 파트너들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5조4000억원에 순이익 4000억원을 냈다. 그러나 한껏 ‘몸값 부풀리기’가 돼 있는 상태다. 대우건설의 고위 임원은 “최저가 입찰제를 이용해 하청업체를 쥐어짠 것은 이미 알려진 비밀이다. 4000억원대 이익은 사실 마지노선이다”고 말했다. 연간 4000억원 정도 이익 내는 회사를 6조6000억원이나 주고 사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는 얘기다. 그래서 노조와 업계에서는 향후 대우건설이 부실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증권가에서는 금호가 고가 인수 부담으로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조봉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간 이자비용이 581억원이나 증가하는 등 과도한 인수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주가 상승도 단기적으로는 제한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호산업이 적어도 1조원 가량의 자금 조달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물론 금호는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연말께 있을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두 번째 토끼’ 잡기에 나섰다기보다는 자금 동원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과시용’으로 해석된다. 사람 문제도 고비다. 여느 M&A와 마찬가지로 기업 문화의 문제다. 박 회장과 금호는 금호-대우건설의 이질적인 기업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 금호 측은 “금호산업-대우건설 간 합병은 없을 것이다”고 누누이 밝히고 있다. 브랜드도 따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에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이다. 박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사람을 사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나는 대우건설의 그 좋은 인재들을 사고 싶은 거요” (2006년 1월 산행에서), “열심히 또 열심히 대우건설을 키울 것”(6월 23일 매일경제 인터뷰)이라면서 누차에 걸쳐 ‘대우 사랑’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것은 말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난관을 겪을 때마다 박 회장은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운도 실력이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대우건설 M&A에서도 그는 “이번엔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M&A 다음’이야말로 ‘진짜 실력’의 문제가 아닐까? 물론 박 회장의 말대로 “운도 실력이다”.

키워드로 읽는 박삼구 회장 運 : 오너의 3남으로 대권을 잡았다. 중국 톈진에 1억 달러를 들여 타이어 공장을 지었는데 외환위기 때 브리지스톤에 팔았다. 환율이 800원에서 2000원대로 올라 그만큼 환차익을 얻었다. 2003년 군인공제회로부터 2500억원을 투자받은 계기가 돼 금호를 턴어라운드시켰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 운도 실력”임을 거부하지 않는다. 찬스 : 절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2003년부터 “캐시(현금)가 있으면 언젠가 찬스가 온다”는 것이 말버릇이 됐다. 이듬해부터는 “언제든지 1조5000억원 수표에 사인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래서 찬스가 왔다. 빅5 : 6조원대를 써내 대우건설을 거머쥐었지만 아직도 배가 고프다. “2010년엔 재계 5등 안에 들겠다”는 것이 비전이다. 연말께 펼쳐질 대한통운 인수전은 그래서 더욱 핫 이슈가 된다. 2010년 박 회장의 화두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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