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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도시 라스베이거스”

“멈추지 않는 도시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해 가는 도시다. ‘도박의 도시’란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이제는 ‘컨벤션의 도시’·가족형 엔터테인먼트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오는 9월 22일부터 대한항공 직항편(인천~라스베이거스)이 운항되면 한국과의 거리도 훨씬 가까워질 것 같다.
누군가 라스베이거스를 ‘도박의 도시’라고 소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꽤 오래전 그곳에 다녀왔음에 틀림없다.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 신기루처럼 들어선 카지노 호텔 숲에는 어느 틈엔가 컨벤션의 도시가 들어섰고, 지금은 가족형 엔터테인먼트의 도시로 제3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이제 더 이상 도박의 도시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와 비즈니스가 혼재하는 복합 도시가 된 것이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인 글로벌 인사이트(Global Insight)의 짐 디플리 지역연구담당 사장은 이런 라스베이거스를 “멈출 수 없는 도시(Vegas is just impossible to stop)”라고 말했다. 연간 3,8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쉼 없이 몰려들어 14만 개에 달하는 호텔 객실을 꽉꽉 채우는 도시, 휘황찬란한 네온 불빛 아래 매일 밤 100여 개의 호화 쇼가 연출되는 도시, 돈과 비즈니스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이 기대에 찬 표정으로 들락거리는 도시. 이런 역동성 때문에 글로벌 인사이트는 ‘미국에서 성장이 가장 빠른 도시’로 라스베이거스(2007년 도시 예상성장률 7.35%)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거주하기 위한 사람들이 라스베이거스로 속속 유입되고 있는 이유는 소매·서비스·제조 및 건설 부문에서 고용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인구는 세 배 늘었고, 도시 규모는 다섯 배로 커졌다. 지난 6월 말 한국을 방문한 브루스 보마리토 네바다주 관광청장은 라스베이거스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네바다주가 갬블링 카지노로 유명했던 것은 과거 갬블링을 법적으로 허용한 미국 내 유일한 곳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네바다주 관광 수입의 75%를 차지하던 갬블링은 현재 25% 수준입니다. 갬블링을 통한 수입보다는 쇼핑·스키·골프, 그리고 야외 어드벤처와 스페셜 이벤트, 환상적 엔터테인먼트에서 빅스타 쇼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통한 관광 수입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열린 컨벤션 2만2,000회 넘어 스페인어로 ‘비옥한 초원’이란 뜻인 라스베이거스는 콜로라도강을 댐으로 막아 전기와 물을 끌어들여 만든 거대한 인공 도시다. 사막에서 꽃을 피운 이 ‘도박의 도시’는 지난해 100년 역사를 넘어섰다. 그동안 라스베이거스는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해 왔다. 외풍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 독점권이 사라진 지난 70년대 이후 탈출구로 컨벤션 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48개 주에서 카지노가 잇따라 합법화되고, 대서양 연안에 새로운 카지노 도시인 애틀랜틱시티가 들어서자 라스베이거스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도박에 대한 ‘독점’이 깨진 라스베이거스는 컨벤션 산업에서 탈출구를 찾았다. 각종 국제 회의나 전시회 등을 유치하기 위해 호텔들까지 나서서 컨벤션 센터를 짓고 세계의 기업과 비즈니스맨들에게 ‘러브 콜’을 보냈던 것이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컨벤션은 2만2,000회를 넘었다. 컨벤션과 트레이드 쇼에 참석한 비즈니스 여행객은 대략 617만 명. 하루에 1만8,000명이 크고 작은 컨벤션에 참석하기 위해 이 도시 어딘가에 머무르며 돈을 쓰고 있는 셈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는 이 도시의 심장부에 있다. 90년대 말 세계 최대 컴퓨터 관련 전시회인 컴덱스(COMDEX·Computer Dealers Exposition)가 개최된 5일 동안 참가 인원 22만5,000명이란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곳이다. 지난해에는 라스베이거스 전체 컨벤션 참가자 가운데 27%에 달하는 160만 명이 이곳을 이용했다고 한다. 59년에 설립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성공에 자극받은 유명 호텔들도 컨벤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83년 개장한 캐시맨 센터와 90년 개장한 샌드스 엑스포 센터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와 초창기 3대 컨벤션 센터로 꼽힌다.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그랜드 캐니언. 경비행기를 타고 가다 보면 콜로라도강·미드호·후버댐 등이 보인다.

그 뒤 2003년 맨덜레이베이 컨벤션 센터가 문을 열었고, MGM이 그 뒤를 이었다. 매년 성장률 5%를 넘는 컨벤션 사업의 빠른 성장 덕분에 도시의 호텔 객실 점유율은 2004년과 2005년, 2년 연속 92%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미국 내 호텔 평균 객실 점유율 63.1%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는 요즘 다른 도시들과의 컨벤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자 가족 휴양 도시로서의 리조트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3,857만 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은 12% 수준이다.

라스베이거스 최고의 콘텐트 테마 호텔 라스베이거스 인도어(indoor) 관광은 수많은 테마 호텔의 순회로 시작된다. 세계 최대 규모의 호텔 20개 가운데 17개가 몰려 있다는 이 도시의 호텔 객실은 대략 14만 개. 호텔마다 테마 파크 외에도 쇼핑몰·공연장·미술관·박물관·수족관 등을 갖춰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들 호텔은 세계 각지의 유명 관광지와 영화 속 테마를 담아 전 지구의 명소가 도시 안에 모여 있는 형상이다. 라스베이거스 최고의 콘텐트인 테마 호텔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80년 말부터. 이때부터 독특한 외관의 초대형 테마 파크가 속속 들어서게 된다. ‘도박의 도시’란 이미지를 벗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변신에 프로듀서 역할을 한 사람은 호텔 경영자 스티브 윈(Steve Wynn)이다. 그는 ‘도박의 도시’를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바꿔 놓은 주인공이다. 라스베이거스와 애틀랜틱시티에서 카지노 ‘골든너깃’을 운영하면서 카지노계의 ‘큰손’으로 성장한 그는 89년 열대우림과 화산을 주제로 한 ‘미라지(The Mirage)’ 호텔을 만들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어 93년에는 보물섬을 주제로 한 ‘트레저 아일랜드(The Treasure Island)’, 98년에는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을 테마로 한 최고급 호텔 ‘벨라지오’를 잇달아 열었다. 이들 호텔은 기존 호텔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콘텐트를 제공했다. 라스베이거스 한가운데에 자신의 애인 이름을 딴 호텔 플라밍고를 짓고 일대를 풍미했던 마피아 보스 벤저민 시걸(일명 벅시)이 라스베이거스의 1차 중흥기를 이끌었다면, 스티브 윈은 2차 중흥기의 주인공이었다. 그의 마술 같은 호텔 건설은 라스베이거스 호텔의 새로운 전형이 됐다.

▶라스베이거스는 세계 관광 명소를 도시 안에 조성해 놓았다. 사진은 실제 에펠탑을 반으로 재현한 에펠탑 익스피어리언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은 고대 로마제국을 테마로 만들어졌고,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들이 들어선 최고의 쇼핑몰을 만들기도 했다. 금빛 유리로 뒤덮인 외관이 매력적인 맨덜레이베이는 물을 소재로 한 아시아의 낙원을 테마로 대형 수족관인 ‘샤크리프’와 인공 파도가 밀려오는 수영장을 갖췄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오벨리스크 등을 옮겨 놓은 듯한 룩소 호텔에서 밤마다 쏘아 올리는 레이저는 우주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파리 에펠탑을 반으로 실축하고, 개선문과 루브르 박물관 등을 등장시킨 파리 호텔, 맨해튼의 마천루를 옮겨 놓은 듯한 뉴욕뉴욕 호텔 등이 뒤를 이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테마로 호텔 안에 카날그란데 운하를 파 놓은 베네시안, <아라비안나이트> 를 테마로 한 알라딘, 아서왕의 전설에 등장하는 캐밀롯이 컨셉트인 엑스칼리버, 지난해 4월 개장한 ‘윈(Wynn) 라스베이거스’에 이르기까지…. 특히 스티브 윈의 성을 따 붙인 ‘윈 라스베이거스’는 파블로 피카소의 명작 <꿈> (Le Reve)을 테마로 지어졌다. 건설비가 무려 29억 달러나 들어간 이 호텔의 이름을 스티브 윈은 애초 ‘르 레브’로 생각했다고 한다. 이 호텔 로비에 걸려 있는 피카소의 <르 레브> 가 무척 인상적이다.

대한항공, 7월 1일부터 라스베이거스 직항편 예약
대한항공은 오는 9월 22일부터 인천~라스베이거스 노선에 주 3회(화·금·일요일) 직항편을 띄운다. 항공권 예약은 7월 1일부터 여행 대리점 및 예약 서비스 센터 등을 통해 시작했다. 이번 라스베이거스 노선에 투입할 기종은 301석 규모의 B777-200으로, 오후 9시40분 인천을 출발해 라스베이거스에 오후 4시55분 도착하고, 돌아오는 비행기는 다음날(수·토·월요일) 새벽 12시50분 라스베이거스를 출발해 새벽 6시 인천에 도착한다.

DINING
라스베이거스 호텔의 주요 수입원이 카지노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숙박과 함께 레스토랑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는 겔러거스·더 팜·브라운 더비 등 최고의 스테이크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전문식당이 있다. 프랑스 요리를 원한다면 르 서크·안드레스·루테스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식당을 권한다.

SHOWS
라스베이거스의 쇼는 놀라움과 경이로움 그 자체다. 한 도시 내에서 마술 쇼, 물속 서커스 공연, 화려한 불꽃놀이, 죽음에 도전하는 애크로배틱, 세계 최고 스타들의 화려한 공연을 언제나 볼 수 있는 지구상 유일한 곳이다. 윈 호텔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인 물의 공연 ‘르 레브(꿈)’는 당신을 신화 속으로 끌어들일 것이다.

GOLF
비즈니스와 관광으로 지쳤다면 반바지 차림으로 호텔 인근에 있는 골프장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맨덜레이베이 남쪽에 위치한 발리 하이 골프클럽은 남태평양을 연상시키는 열대 낙원을 테마로 한 독특한 코스. 총 연장 7,002야드, 파71의 정규 코스로서 페어웨이를 따라 늘어선 수많은 야자수가 도전의욕을 부추긴다. 라스베이거스에는 이 밖에도 알리안트 골프클럽·에인절파크 골프클럽 등 약 60곳의 골프장이 있다.

ACTIVITIES
미국에서 가장 높은 전망 타워인 스트래터스피어 타워는 라스베이거스를 ‘가족형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데 한몫했다. 지상 100층 위에 설치한 세계 최고 높이의 롤러코스터와 빅숏은 스릴을 즐기려는 어린이들에겐 가장 타 보고 싶은 놀이기구다. 실제 에펠탑을 반으로 재현한 에펠탑 익스피어리언스와 다양한 음악에 맞춰 아름다운 춤을 추는 벨라지오 분수 등은 최고 볼거리다.

SIGHT-SEEING
인간이 창조한 가장 화려한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그 주변에 펼쳐진 웅대한 자연 덕분에 그 가치가 훨씬 높다. 그 중 으뜸은 그랜드 캐니언. 장장 4억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콜로라도강의 급류가 만들어 낸 대협곡 그랜드 캐니언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약 480km 떨어져 있으며, 매년 50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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