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취재] 알리안츠생명 본지점 37개 빌딩 매각
[단독취재] 알리안츠생명 본지점 37개 빌딩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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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차익에 구조조정 효과까지 알리안츠가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파악된다. 하나는 투자자금의 회수, 또 하나는 계열사인 빌딩 관리법인의 구조조정 차원이다. 알리안츠는 부동산 및 빌딩 매각으로 상당한 차익 실현이 기대된다. 지난 2001년 750여억원에 KTB네트워크로부터 사들인 여의도 본점의 경우 현재 시세는 약 1100억원.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여의도의 다른 빌딩과 비교했을 때 공실률이 매우 낮고, 여의도에 빌딩 매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매입 경쟁이 붙으면 1300억원 가까이도 팔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산 가치가 비교적 낮은 지방의 지점 빌딩들을 본사 건물과 번들로 묶어서 매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협상 여부에 따라 더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알리안츠가 보유하고 있던 본·지점은 1999년 제일생명을 인수할 때 영업권과 함께 인수한 것이다. 당시 제일생명 인수가는 2500억원이었다. 자산 부분을 매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원 구조조정 효과도 노릴 수 있다. 현재 알리안츠생명 계열에는 부동산 등 자산을 관리하는 법인이 있는데, 이곳에 알리안츠생명을 퇴직한 임직원이 상당수 근무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 생보사는 이런 건물관리 법인을 갖고 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 입장에서 볼 때 관리소장 연봉이 5000만원이나 되는 매우 비효율적인 조직이었기 때문에 1~2년 전부터 본사 차원에서 자산관리 부분을 외부 관리 용역 회사에 아웃소싱하고, 인사 문제까지 해결하는 것이 검토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감원에서 보험사들이 계열 자산관리 법인에 부당 지원하는 것에 대해 시정조치 명령이 있었기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부동산을 매각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고, 불필요한 인력까지 해소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빌딩 매매대행 업체 팀장은 “업계에서는 알리안츠가 자산관리 부분을 아웃소싱하고, 인원까지 떠넘기는 계약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노조의 반발도 우려되고, 아웃소싱하면서 인력을 넘기는 문제에 협의가 잘 되지 않아 미뤄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알리안츠생명은 |
유럽 최대 보험사… 한국 시장 점유율 3.8% 알리안츠는 지난 1분기 순익이 18억 유로(미화 23억 달러)에 달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보험사다. 국내 보험시장에는 1999년 제일생명을 인수하면서 진출했다. 2002년 6월에는 손해보험사를 설립해 손보업도 진출했지만 1년 만에 초라한 실적만 남기고 철수했다. 현재는 생명보험업에 주력하고 있다. 2005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알리안츠생명의 국내 생명보험시장 점유율은 3.9%. 전체에선 5위, 외국계 중에서는 2위다. 지난해 네덜란드계 글로벌 금융사인 ING생명에 4위 자리를 내줬다. 2004년에는 6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25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보험업계에서는 알리안츠가 자산 매각에 나서면서 ‘한국 시장 철수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올해 한국 자회사의 자본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1500억원을 증자하는 등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일단 ‘철수설’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마누엘 바우어 알리안츠생명 사장은 “6000명 수준인 설계사를 1만 명까지 늘려 2009년 한국 시장 빅3에 진입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베르너 체델리우스 알리안츠 그룹 성장시장 총괄이사 역시 “한국은 알리안츠 그룹이 진출한 70여 개국 중 핵심 시장”이라고 밝혔다. 알리안츠 그룹은 최근 해외 지점을 21개에서 10개로 축소하고, 7500여 명의 인원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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