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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 모여 사는 곳으로 가라

부자들 모여 사는 곳으로 가라

▶판교신도시 아파트 분양공고를 많은 사람이 열심히 보고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나라 대다수의 부자는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해 왔다. 지난 수십 년간 고도의 경제성장과 인구의 급격한 증가, 그리고 쉼없는 국토 개발이 이루어졌고, 남들보다 한발 앞서 좋은 입지를 선점하고 기다릴 수 있었던 투자자들은 쉽게 부동산 부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인구증가율이 정체된 현 시점에서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되기는 예전처럼 쉽지 않다. 돈이 돈을 버는 세상에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과 열정만 가지고 부자가 되기는 거의 불가능해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천만원의 종자돈으로 쉽게 돈 버는 방법이 있었다. 분양권을 사서 몇 달 정도만 가지고 있다가 팔면 수백만~수천만원의 시세 차익이 가능했다.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대출을 끌어다 재건축 등 아파트를 사둔 후 단기에 되팔아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강한 규제가 나온 후 단기 투자처로서 부동산의 매력은 거의 상실됐다. 앞으로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지속된 아파트값 폭등과 같은 장세는 다시 오지 않는다. 정부에서도 단기투자 이익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세금 등을 통해 환수해 나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침체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집을 살 자금이 있어도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무주택자도 정부에서 공급하는 싼 아파트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이럴수록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부동산 투자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돈이 없으니까’‘부동산은 투기고 불로소득이니까’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끊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보고 있으면 결국 장기적으로 자산 하위계층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성장과 개발의 시대처럼 개발되는 부동산만 사두면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한 용도가 분명한 실물자산의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의 공통점은 단기 차익을 노리고 샀다 팔았다를 반복한 사람들이 아니다. 차별화되는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고 남들보다 앞서 미래 가치를 파악해 장기적으로 묻어두고 인내할 줄 알았던 사람들이다. 조금 오른다고 강남을 팔고 여기저기 투자한 사람들보다 오랫동안 강남을 지킬 줄 알았던 사람들이 부자다. 앞으로도 부동산으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절약으로 종자돈을 마련하고 장기 투자처를 찾아 묻어둘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단지형 고급 단독주택 유망 주택을 통해 돈을 벌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투자가치 높은 주택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편리한 교통이나 쾌적한 환경 등을 삼는 것은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결정적이지는 않다.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었고 사실상 빈집이 넘쳐나기 때문에 단순히 살기 좋다는 기준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주택이 소득 계층화의 표상으로 자리매김했고 거주 주택의 선택 기준 중 거주민의 소득 수준은 가장 중요한 사항이 되었다. 다시 말해 아무리 살기가 좋은 곳이라도 그곳에 부자가 몰려 살지 않으면 주택 가격은 제자리걸음을 한다. 역대 최고 주거지는 30년 전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이라는 코드에서 시작해 대치동·개포동 등의 일반아파트를 거쳐 도곡동 타워팰리스, 삼성동 아이파크, 정자동 파크뷰를 비롯한 초고층 아파트로 옮겨왔다. 그리고 현재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도곡지구·잠실지구·반포지구 등 3대 저밀도지구가 내후년이면 입주를 마무리하면서 향후 10년 동안은 이들 지역이 판교와 더불어 최고의 주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안전진단 강화, 소형 평형 의무비율, 개발부담금 등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워낙 강해 사업 추진이 불가능에 가까운 한강변 노후 아파트들이 향후 5~10년 사이에 정책 기조의 변화와 더불어 재건축될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되면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노후 아파트가 새 아파트로 리뉴얼되면서 한강변이 최고 주거지로 다시 한번 부상하게 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어떤 추세가 될 것인가? 부자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충분히 보장되는 쾌적한 단독주택에서 몰려 사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대저택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꿈꾸는 부자도 일부는 있겠지만 상류층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집단 거주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전망 좋은 초고층 아파트에서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거주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늘만 보이는 곳에서 살다 보면 자연히 땅을 밟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땅이 그립다는 얘기는 타워팰리스 거주자로부터 벌써부터 듣고 있는 이야기다. 이들 초고층 거주자가 새로운 단지형 고급 단독주택의 시대를 열어가게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오는 9월에 판교 신도시에 공급하게 될 기반시설이 충분히 확보된 타운하우스 등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지역적으로 볼 때에는 최근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판교 신도시 일대와 송파 신도시 일대가 신도시 기반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과 강남권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투자가치가 높아 보인다. 정부는 ‘제2차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에서 수도권에 광역전철 4개 노선 총연장 88.2㎞를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건설키로 했다. 신분당선은 2015년 용산역까지 연장될 계획이며, 간선도로 11개 구간 50.7㎞도 오는 2009년까지 단계적으로 완공된다. 강남권을 동서로 횡단하는 지하철 2호선, 3호선, 7호선과 더불어 신분당선과 분당선이 완성되면 강남권을 종단하는 새로운 주거 개발의 축이 형성된다. 신분당선과 분당선은 양재역·강남역·선릉역 등 2호선 환승역이 생기며 도곡역·신사역의 3호선 환승역과 논현역·강남구청역 등 7호선 환승역이 생긴다.

남동진하는 부유층 벨트 신분당선은 양재 청계 판교를 거쳐 분당선 정자역과 만나고 다시 용인 수지를 거쳐 수원으로 이어지게 되므로 분당 정자동은 2개 종단 노선의 환승역으로서 최고의 강남 접근성을 자랑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군기지 이전과 U턴 프로젝트 등을 통해 새로운 개발이 이루어지는 용산 동부이촌동·한남동 등 용산구와 강남대로를 중심으로 한 역삼·도곡·양재동 일대, 그리고 판교·분당 등은 하나의 벨트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주거 중심축으로 떠오를 공산이 매우 크다. 택지 공급 애로와 기반시설부담금 부과,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임금 인상 등 향후 분양가를 떨어뜨리기 어렵다는 점이 아파트 가격의 조정을 방어하는 저지선으로 작용할 듯하다. 또 분양을 앞두고 있는 서울숲공원 일대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고분양가가 고급 아파트의 매매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구나 지방 선거 등을 통해 여당이 몰락하면서 레임덕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내년 대선 경쟁으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아질수록 매물량이 줄어들 것이다. 특히 내년 이후 2주택자 중과세가 시행되면 매물의 씨가 말라버리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2003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 이후 용적률과 건축 규제 강화로 도심지 주택 사업이 침체됐고, 특히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도심의 주택 공급량이 줄어들었다. 한편 실거래가 시행 등으로 신규 택지 확보에 애로가 예상되므로 일정 공급량을 유지하기 위해 향후 구도심의 개발에 대한 지원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뉴타운개발 등 개발 공약이 넘쳐났던 서울 강북 지역은 매물 기근 속에 투자자에 의한 가격 상승이 이루어졌으므로 아직 투자 열기가 높지 않고, 도로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지역의 낡은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 밀집 지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뉴타운에 대한 기대가 높고 정부의 지원도 많지만 도로 녹지공간 등 기반시설이 열악한 강북지역의 개발은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본다. 입지적인 면에서 접근성과 편의성이 좋은 지역을 찾아 낡은 단독주택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해 보인다. 부동산 투자를 할 때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기다리며 즐거워할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묻어둘 수 있는 여유자금 마련이 전제되어야 한다. 부동산투자 지금도 늦지 않았다. 시작이 어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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