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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회생의 마술사

기업 회생의 마술사


타임워너의 뷰크스, 광고 수입 늘려가며 AOL 흑자 전환 시도 제프 뷰크스(54)는 자기 생각을 내뱉지 않고는 못 견디는 성격이다. HBO의 CEO로 재직하던 2000년 뷰크스는 아메리카 온라인(AOL)이 HBO의 모기업인 타임워너를 1820억 달러어치 주식 매입으로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비판했다. 결국 인터넷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인수 거래가 미처 공식화되기 전에 뉴 미디어와 올드 미디어의 결합인 이 새로운 합병회사의 가치는 곤두박질쳤다(시가총액에서 2000억 달러 이상이 줄어들었다). “합병을 계속 추진해야 했는지 재고했어야 했다”고 최근 뷰크스는 뉴스위크에 말한다. 2001년(그때도 HBO에 몸담고 있었다)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원하는 가입자들이 AOL에서 떠나기 시작하자 뷰크스는 또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뷰크스는 AOL이 광대역 사용자들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회사 책임자들은 그의 충고를 듣지 않았다. 그러니 타임워너에서 승승장구해 지난해 COO(최고운영책임자)의 자리에 오른 뷰크스보다 AOL 회생 계획을 더 잘 감독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최근 뷰크스는 AOL의 CEO 존 밀러와 함께 광대역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누구에게나 자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또 직원 5000명(전체 인력의 4분의 1)에게 내년 초 직장을 떠나라고 통보했다. 이 감원 조치로 AOL은 연간 비용 10억 달러를 절감하리라 기대한다. 타임워너는 이런 경비 절감에다 온라인 광고수입 증대가 합쳐지면 유료 가입자 수가 줄어들더라도 AOL의 수익은 증대된다고 본다. 지난 4년 사이 가입자 약 900만 명이 AOL을 떠났다. 현재 다이얼 호출식 접속료로 월 9.95달러에서 25.90달러까지 지불하는 AOL 유료 가입자 수는 1800만 명이 채 안 된다. AOL의 성공 여부는 무료 서비스 제공으로 유치되는 새 가입자들을 공략하려고 얼마나 많은 광고주가 몰려드느냐에 달려 있다. 제공되는 무료 서비스에는 뮤지션들의 ‘인 스튜디오’ 공연, 단편 비디오, e-메일과 실시간 문자 대화 등이 포함된다. “엄청난 서비스 묶음”이라고 뷰크스는 말했다. 또 AOL은 무비폰(Moviefone), 맵퀘스트(MapQuest), TMZ.com(멜 깁슨의 음주운전 체포 소식을 처음 내보냈다)을 소유한다. “이 전략은 상당히 탄탄하다고 생각한다”고 타임워너의 CEO 리처드 파슨스가 말했다. “이사회도 전적으로 지지하기로 나와 뜻을 같이했다.” AOL이 광고주들에게 상당히 매력이 있다는 생각에 들뜰 만한 이유도 충분히 있다. 새 전략을 발표하기 전 2분기 수익이 10억 달러(전년도에는 4억900만 달러 적자)였다. 당시 파슨스는 수익을 발표하면서 접속료 수입이 5억500만 달러로 약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 수입이 40%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뷰크스는 그 몫이 얼마나 커질지 장담하기 힘들어도 AOL이 170억 달러에 달하는 온라인 광고시장의 일부를 차지하리라고 말했다. 타임워너는 이미 구글과 전략적 광고 제휴 관계에 있다(구글은 지난해 10억 달러에 AOL의 지분 5%를 사들였다). 물론 모든 사람이 장밋빛 전망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메릴린치 분석가 제시카 리프 코헨은 고객들에게 “AOL의 새 전략이 완전히 검증되지는 않았다”고 충고한다. 뷰크스는 이전에도 새로운 사업 방향을 도입해 회사의 회생에 기여한 적이 있다. HBO에 7년 재직하는 동안 그는 쇼타임 같은 경쟁 네트워크나 스타즈처럼 단시간에 성장한 기업들이 HBO의 할리우드 영화 프랜차이즈에 도전하고 나서자 HBO로 하여금 오리지널 프로그램에 집중토록 했다. 그 결과 ‘소프라노스(The Sopranos)’와 ‘섹스 앤 시티(Sex and the City)’ 같은 대중문화 유행이 생겨났다. 이 작품들로 HBO는 가장 수익성 높은 오락 채널이 됐다. 업계는 뷰크스를 ‘섹스 앤 시티’ 주인공의 이름을 따 “진짜 미스터 빅(Mr. Big)”이라고 부른다. 2002년 타임워너사로 영전된 이후에는 권한이 더 막강해졌다. 뷰크스는 타임워너의 할리우드 전초기지(워너브러더스와 뉴라인)와 TV 네트워크(옛 WB와 케이블 채널 CNN, TBS, HBO)를 담당하다가 지난해 12월 COO에 올랐다. 다음 자리는 CEO가 될까?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AOL을 고쳐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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