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대] 고령‘맑음’취업시장 청년‘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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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10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연령대인 중·고령 취업자 수가 크게 늘어 사상 처음으로 30∼40대 취업자 수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 기간 중 50대와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는 각각 395만5000명과 271만6000명을 기록해 지난해 10월에 비해 각각 22만2000명과 17만2000명이 늘었다. 이로써 50대 이상의 취업자 수가 667만1000명으로 늘어 전체 취업자 중 28.4%를 차지하게 됐다. 반면 20대와 30대, 40대 취업자 수는 각각 400만7000명, 614만4000명, 648만4000명을 기록하면서 20대는 17만2000명, 30대는 2만2000명이 줄고 40대는 12만 명 증가에 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중·고령 취업자가 증가하고 청년층 취업자가 감소하는 최근의 현상은 향후에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청년 인구 증가세가 미미하고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등 구조적 원인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또 외환위기 이후 경기 사이클의 폭이나 경기확장기 때의 경기확장 폭이 축소되면서 구직자들이 구직 활동 시기를 최대한 미루고 있다는 사실도 중·고령 취업자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노동 공급 측면에서도 20~30대 노동력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한편 수요 측면에서도 고용 여력이 줄어들 전망이다. 투자 지역에 대한 포트폴리오가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산업구조가 자본집약적으로 고도화되며, 투자 규모 증가세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채용 형태가 다양해지고 숙련노동자 선호현상이 지속됨으로써 기업들의 청년층 노동력 수요량은 감소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으로 청년층 취업자의 확대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청년들에게는 단기 전망도 좋지 않다. 2007년 주요 기업들의 채용은 2006년보다 보수적으로 계획되어 있다. 청년 취업자의 질도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부모님의 일을 돕거나 친척들의 일을 돕는 형태의 취업을 한 20대 무급가족 종사자들이 2005년 기준으로 11만8000명에 달해 20대 비임금 근로자(35만3000명)의 33.4%를 기록했다. 이는 청년층 노동시장이 악화돼 취업난을 경험한 20대 청년 중 상당수가 가족관계에 있는 사람이 경영하는 자영업 형태의 일을 도우면서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면 취업난을 경험하고 있는 청년층의 노동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국민소득의 증대’와 ‘일자리 창출 확대’ 등의 목표는 모두 기업 투자가 활성화돼야 실현될 수 있는 목표다. 투자 마인드를 적극화하는 세제 및 재정정책이 실행돼야 하고 소규모 기업을 창업하려는 기업가들에게 지원이 있어야 하며 고용 창출 효과가 큰 관광이나 문화 소프트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는 지식 관련 분야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됨에 따라 교육기관, 연구기관, 그리고 지식서비스 산업에 대한 지원과 관련 규제들의 완화도 필요하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고급 인력 양성과 과학기술 연구의 두 축이 근간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 점은 명약관화하다. 셋째로는 고령자의 취업 증가가 구직자의 유연화된 마음가짐에 있는 것처럼 청년층의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 선호현상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직업 선택지 제공과 직업교육 등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업 탐색을 청소년기 때부터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장경제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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