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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 활성화의 꿈

UCC 활성화의 꿈

충남대 정보통계학과 3년생 정호성(23)씨는 지난 7월, 판도라 TV에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6개 립싱크 동영상을 올렸다. 그중 SM엔터테인먼트 13인조 남성그룹인 슈퍼주니어의 댄스곡 ‘U’를 입 모양만 흉내 낸 동영상은 3만 건 정도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현란한 손동작과 코믹한 표정으로 보는 사람을 박장대소하게 한다. 정씨가 지금까지 올린 동영상 10개는 누적 조회 수가 총 15만 건 이상일 정도로 인기다. 그는 처음에는 미니 홈피에 동영상을 올렸지만 곧 판도라 TV로 무대를 옮겼다. 판도라 TV(pandora. tv)는 동영상 전문 포털사이트다. 이곳에서 누리꾼들은 UCC(사용자 제작 콘텐트·User Created Contents)를 올리거나 이를 감상한다. 김경익(39) 판도라TV 대표이사는 “판도라 TV의 역할은 누리꾼들이 마음껏 뛰놀 공간의 제공에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리서치 기관 메트릭스의 자료에 따르면 11월 한 달 동안 860만 명 정도가 판도라 TV를 방문해 이 분야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현재 활성화된 국내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는 5~6개다. 그중 아우라·엠군의 한 달 평균 방문자 수는 각각 780만·430만 정도다. 판도라 TV는 2004년 10월 시장에 진입한 후 세 가지 눈에 띄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무한 러닝 타임, 무한 용량, 스트리밍 서비스다. 모두 한국 최초다. 특히 무한 용량 서비스는 세계 최초다. 판도라 TV를 따라 다른 업체들도 내려받기 대신 스트리밍으로 동영상을 보는 방법을 전환했다. 스트리밍을 이용하면 컴퓨터에 자료를 내려받는 절차를 생략하고 거의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보기가 가능하다. 그 덕분에 판도라 TV가 처음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사이트를 찾은 누리꾼이 40~50대 장년층이었다. 판도라TV 등장 전에는 동영상 파일을 보려면 우선 자료를 내려받기 한 다음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이나 비디오 데이터를 컴퓨터가 처리하도록 도와주는 코덱 같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김경익 판도라 TV 대표이사는 말했다. 한양대 문화콘텐트과 박기수 교수는 한 업체가 콘텐트의 80% 이상을 확보하면 다른 곳이 이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미디어 콘텐트 선점의 원칙을 언급했다. 따라서 업계 1위인 판도라 TV의 미래가 가장 밝다는 전망이었다. 판도라 TV에도 다른 모든 동영상 포털과 똑같은 문제가 있다. 우선 순수 창작물뿐만 아니라 방송사 프로그램을 그대로 보여주는 동영상들이 무단으로 게재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이사는 한 방송 프로그램 전체를 보여주는 동영상이 올라오는 경우도 없고, 방송 프로그램 제목으로는 동영상 검색이 가능하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 방송국 관계자는 “현재도 한 방송 프로그램 전체를 담은 동영상이 UCC 사이트에 무단으로 게재돼 있다”고 비판했다. 검색어 제한으로는 판도라 TV에서 방송 프로그램을 찾아내는 행위를 막지 못한다고도 말했다. 김 대표이사는 15명의 모니터 요원이 판도라 TV에 게재되는 모든 동영상을 24시간 관찰해 음란물을 막는다고 했다. 한 가지 대안으로 영상물 등급을 19세 이상에서 15세 이상과 19세 이상으로 세분화하는 방법을 내놓았다. 그러나 박행석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심의실장은 “하루 저녁에 3만~3만5000개 UCC가 올라오는데 이것을 100% 관찰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윤리위에서도 노력하지만 사업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몇 가지 문제가 있지만 UCC 전문 사이트의 의미는 크다. 한양대 문화콘텐트과 박기수 교수는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로 찍은 작품을 발표하고 싶었던 욕구가 예전부터 누리꾼들에게 있었다”며 이것을 동영상 전문 포털이 적절하게 충족시켰다고 평가했다. 종종 판도라 TV를 찾는 직장인 김성훈(28)씨는 “UCC 개념에 충실한 콘텐트 제작이 좀 더 활성화되면 기존 저널리즘이 하지 못했던 일도 가능해진다”며 마이크로 미디어의 힘을 기대했다. 모든 책임을 사업자에게 돌릴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국가청소년위원회 매체환경팀 김성벽 팀장은 “판도라 TV로 매체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누리꾼들의 다양성이 표출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국가와 사업체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도라 TV의 다음 성장 전략은 국제화다. 김 대표이사는 “무한 접속 서비스를 곧 제공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글로벌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사업의 핵심은 해외 접속자를 겨냥한 별도의 글로벌 사이트 제작이다. 김 대표이사는 이를 통해 현재 10% 정도인 해외 접속자 비율을 늘리겠다는 생각이다. 무한 접속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수많은 접속자가 동시 접속했을 때 서버에 과부하가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이다. 판도라 TV가 미국의 유투브와 같은 세계적인 동영상 UCC 전문 사이트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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