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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일수 많아야 공부 잘한다

수업일수 많아야 공부 잘한다


미국 학교들 시간 늘려 학생들 성적 향상 꾀해 처음 들으면 대수롭지 않다. 시카고 공립학교 학생들의 수업 시간은 하루 5시간45분인 데 비해 뉴욕시의 수업 시간은 65분이 더 길다. 이제 뉴욕시 학생의 수업 일수가 시카고 학생들보다 12일 많다는 점도 계산에 넣자. 이를 모두 합하면 뉴욕시 학생들의 우위가 뚜렷해진다. 1년에 8주나 더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이 같은 놀라운 불균형 사례들은 게이츠 재단이 후원하는 감시단체 전미교원자질협의회가 새로 작성한 데이터베이스에서 밝혀졌다. 연구팀은 전화번호부만큼 두툼한 노동계약서와 학군 정책 책자들을 샅샅이 뒤져 50대 학군의 교육실태를 파악했다(nctq. org/cb). 그런 현격한 불균형(일례로 멤피스 학생들의 수업시간은 휴스턴 학생들보다 5주 정도 적다) 때문에 옛날 방식이 다시 각광을 받는다. 수업시간을 늘려 성적 격차를 좁히는 방법이다. 지난 1월 말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낙오 학생 방지법을 되살리는 형식으로 한 법안을 제출했다. 연방정부가 최대 1억5000만 달러를 지원해 학교의 수업 일수 확대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이 구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24년 전에 기념비적인 ‘위기의 국가’ 보고서가 발표돼 학교 개혁의 진로를 제시했다. 미국 공립학교는 학생의 학업시간 면에서 대다수 선진공업국들보다 무려 30%나 뒤떨어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리고 공립학교의 수업 시간과 수업 일수 확대를 촉구했다. 과밀 학급 해소를 위해 연중 학업을 실시한 학군은 있었지만 학업 성적 향상 목적의 학업 일수 연장 방안은 정착되지 않았다. 요즘 시험 점수가 공립학교를 측정하는 척도로 떠오름에 따라 교육 시간 확대가 아이들의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개혁파들은 주장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성적 향상의 부담을 지웠다”고 학업시간 확대 시범 프로그램을 마련 중인 매사추세츠 2020의 제니퍼 데이비스 위원장은 말했다. “아이들에게 그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형식에 그쳐서도 안 된다. 읽기와 산수 시간만 확대하기보다 과학·사회·미술·음악 시간뿐 아니라 소식지 제작(글쓰기 연습)이나 모델 하우스 짓기(비율 학습) 등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늘려야 한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모두가 그에 찬성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에게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부모도 있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지칠까 우려하고 교육청은 더 많은 간식, 학습자재, 교사 봉급 등 추가 비용을 걱정한다. 그러나 매사추세츠주 폴 리버에 있는 매튜 J 커스 중학교 2학년생인 마커스 왓슨은 그 효과를 확신한다. 그의 학교는 매사추세츠주의 다른 9개 공립학교와 함께 올해 확대된 학업 일정을 채택했다. 수업 종료시간이 오후 2시15분에서 4시15분으로 늦어진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왓슨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나 덕택에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졌다. 물론 영어공부 시간이 늘었지만 햄 무선 통신도 하고 연극 ‘맥베스’에서 주연도 맡았다. “선생님에게서 배울 때보다 더 많이 배운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말썽과도 멀어진다.” 그야말로 반복 학습할 만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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