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좋아하세요?
뮤지컬 좋아하세요?
최근에 관람한 뮤지컬의 제목은 뭔가? 설마 한편도 안 봤다고? 그렇다면 당신은 문화생활과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이라 해야 한다. 지금 한국 문화계는 온통 뮤지컬 판이다.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LG아트센터, 동숭아트센터, 충무아트홀, 백암아트홀 등 서울의 내로라하는 중대형 극장은 모두 뮤지컬을 상연한다. 소극장의 메카 대학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뮤지컬협회 남대웅 사무국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그전용관을 제외한 70개 공연장 중 19곳에서 뮤지컬을 공연했다. 30%일 뿐이라고? 뮤지컬 포스터로 도배된 거리의 게시판은 체감지수를 훨씬 높인다. “공연시장의 뮤지컬 획일화가 지나친 감은 있지만 어찌 됐든 거부하기 힘든 대세”라고 다움문화예술기획연구회 추미경 기획실장은 말했다. “뮤지컬의 인기는 세계적 추세”라고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학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말했다. 비단 미국과 영국의 얘기는 아니다. “전통적으로 정통 클래식이 인기인 독일도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말했다. 일본에 이어 나머지 아시아시장도 빠르게 성장한다. “중국에서 예상 밖으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성공해 업계가 놀랐다. 고가의 티켓도 무리 없이 팔린다”고 최남주 이룸이엔티 대표는 말했다. 무엇보다 뮤지컬 돌풍은 경제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이르면 여러 문화산업이 융성한다. “그중에서도 문화소비의 장벽이 가장 낮은 장르가 뮤지컬”이라고 이승엽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는 말했다. 사실 우리 뮤지컬의 효시 ‘살짜기 옵서예’는 1966년 공연됐고 ‘빠담 빠담 빠담’은 이미 1977년에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이후 현대극장과 극단 민중·광장·대중 등이 지속적으로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고 1996년 ‘명성황후’는 뮤지컬의 대중적 이해를 전반적으로 높였다. 그러나 산업적 성장의 결정적 계기는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이었다. 총 제작비 100억원이라는 제작사의 무모한 도전에 여론은 지나친 투자라는 비판과 부정적 전망을 쏟아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7개월 장기공연으로 24만 관객을 동원하고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공연관객의 발견이자 뮤지컬이라는 블루오션의 발견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연된 뮤지컬은 1000편을 헤아리고 시장은 매년 20% 이상씩 성장한다. 업계 추산으로 2000년 140억원 정도였던 시장 규모는 현재 1500억원에 달한다. 6년 동안 10배가 됐다. 이제 뮤지컬 매출액은 전체 공연시장의 65%를 점유한다. 이런 추세라면 “2010년께 3000억원 시장이 된다”는 설도윤 대표의 예상이 현실화될 지도 모른다. 소극장 입장권의 평균가격이 3만∼4만원에 이르고 대극장은 10만원을 예사로 호가한다. 그래도 공연장은 꽉꽉 들어찬다. 로열석 가격이 15만원인 ‘로미오 앤 줄리엣’의 객석은 열의 여덟 이상 들어찼다. 소극장 뮤지컬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도 연일 매진에 가깝다. 공연의 즐거움에 취하다 뮤지컬을 찾는 이유로 관객은 흥겨움과 재미를 먼저 꼽는다. 공연장에서 만난 50대 여성 관객은 뮤지컬의 즐거움을 묻자 “음악도 춤도 있으니 연극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답했다. 연기까지 어우러지니 일석삼조다. 적게는 서너 번에서 많게는 수십 번까지 같은 공연을 반복해서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성엽(38)씨는 “배우의 땀과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가까이서 목격하는 즐거움은 영화에 없는 공연만의 재미”라고 말했다. 그는 뮤지컬 ‘아이러브유’를 마흔 번 가까이 봤다. “대극장과 소극장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이 다르다. 여러 번을 봤어도 전혀 안 보이던 무대 한 켠이 어느 날 갑자기 신선하게 와 닿는다”고 반복관람의 이유를 설명했다. 뮤지컬 팬카페를 운영하는 한주(31)씨는 뮤지컬에 푹 빠져 지난해 프랑스어까지 배웠다. 이제는 웬만한 의사소통 정도는 가능하다. 그는 단순한 팬의 차원을 넘어선다. 국내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프랑스 현지 배우들과 인터넷을 통해 교류하면서 국내 제작사에도 도움을 줬다. 현재 카페는 3400여 국내 팬뿐 아니라 프랑스 현지 팬과 배우 가족들이 찾아오는 글로벌 사랑방이 됐다. 한주씨는 입장권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20장을 예매했다. 300만원 가까운 돈이 들었다. 지나치다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관객과 팬을 넘어 무대에 나름의 책임감까지 느끼는 팬클럽 회장으로선 어쩌면 당연한 극성일지도 모른다. “관객의 반응에 따라 배우의 연기가 달라진다. 그들에게 나를 얼마나 표현하느냐에 따라 배우의 자세가 달라진다. 이건 공연장에 있는 사람만 느끼는 즐거움이다. 관객도 엄연한 공연의 한 주체”라고 한주씨는 말했다. 그때 그때 달라지는 공연의 맛, 관객의 환호에 반응을 보이는 배우를 보며 느끼는 짜릿함, 이것이 그로 하여금 거액을 선뜻 내놓게 한다. 열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관객들은 뮤지컬을 통해 공연과 무대 체험의 감수성을 키워간다. 티켓링크의 2006년 조사에 따르면 공연계의 주요 관객은 나이 31세의 미혼인 여성 회사원으로 서울에 거주하며 연 10회의 공연을 관람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뮤지컬이다. 20∼30대 여성은 공연시장의 주요 관객이다. 하지만 요즘은 관객 구성에서 미묘한 변화가 느껴진다. “뮤지컬 ‘맘마미아’의 성공은 40~50대 관객 덕분이었다. 서울 근교나 지방으로 가면 중장년 관객의 비중이 높아진다. 특히 해외 유명 뮤지컬에 중년 관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는 말했다. 투자도 몰린다 시장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자본도 집중시켰다. “개인부터 기관까지 투자자본이 뮤지컬로 몰린다”고 최남주 대표는 말했다. “영화투자사 대부분이 뮤지컬 투자에 나섰다고 보면 된다”고 오민호 옐로우필름 대표는 말했다. 드라마 ‘연애시대’로 유명한 옐로우필름도 뮤지컬 ‘콘보이쇼’를 제작했다. 뮤지컬의 투자매력은 무엇보다 빠른 자금회전 속도다. 영화는 작품선정 후 제작까지 흔히 몇 년씩 걸리지만 공연은 6개월이면 대개 결판이 난다. 공연장 수가 적어 미리 대관하고 제작에 들어가는 문제적 현실도 빠른 자금회전을 돕는다. 어쨌든 투자 활성화는 희소식이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일부 투자자는 심지어 원금 보장을 요구한다. “이것은 투자가 아니라 빚”이라고 한 제작자는 말했다. 조만간 금융사고가 터지지 않을까 업계가 우려하는 이유다. 기업의 문화마케팅 또한 시장을 키운다. ‘로미오 앤 줄리엣’의 경우는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한국산업은행에서 4150석의 VIP 좌석 10억원어치를 싹쓸이해갔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도 도합 1만 석을 구매했다. ‘토요일 밤의 열기’는 기아자동차 등에서 3000석을 구매했으며 ‘에비타’의 경우는 국민은행이 3000장, 현대홈쇼핑이 1000장을 구매했다. 이 때문에 VIP 좌석을 구하기 힘들어진 일반관객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외국의 공연관계자들은 고가의 입장료에 놀란다. ‘로미오 앤 줄리엣’의 프랑스 프로듀서인 제랄드 프레스귀르빅도 “한국은 뮤지컬을 고급예술로 인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우아하게 옷을 차려 입고 오페라하우스에서 고가의 뮤지컬을 관람하는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뮤지컬에 일종의 허위의식이 끼어들었다”고 원종원 교수는 말했다. 한편 어느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요즘 개인투자자도 영화보다는 공연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물론 수익이다. 하지만 자부심이 매우 강한 사람들”이라고 재미있는 설명을 부연했다. “영화는 완성되면 배급업자만 칙사대접 받기 일쑤다. 한마디로 개인투자자는 찬밥이다. 솔직히 영화는 누구나 7000원이면 본다. 지인들을 데리고 시사회장에 간다 해도 폼이 안 난다. 그러나 공연은 고가인 데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배우들을 직접 보고 즐기니 그만큼 위신이 선다”고 말했다. 뮤지컬 투자자들에겐 일종의 허영심 충족이라는 동기도 있다는 얘기다. 어떤 사람들은 뮤지컬의 즐거움에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야기 구조가 뻔하고 공연이 흥미 위주로 구성된다는 비판이다. “솔직히 한두 편만 보면 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한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그러나 원종원 교수는 “한마디로 여러 뮤지컬을 보지 못해서 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이런 논란에는 뮤지컬의 태생적 배경도 한몫한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노동자들이 고가의 오페라 대신 극장 쇼를 택했고 여기에 연극적 요소가 가미돼 뮤지컬로 발전됐다. “하지만 150년 이상의 역사가 흐르면서 예술성을 함께 갖추게 됐다”고 원 교수는 강조했다. “요즘은 연극도 희극이 대세”라는 이승엽 교수의 말처럼, 정통극은 진지하고 뮤지컬은 가볍다는 이분법은 과거의 잣대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공연장을 자주 찾는 관객들 중에는 뮤지컬이 이제는 좀 식상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1년에 적어도 네댓 차례는 공연장을 찾는다는 직장인 류정호(34)씨는 스스로 취향의 변화를 느낀다. “4∼5년 전에 비해 배우의 연기나 무대 기술은 수준이 매우 높아졌지만 내용적으로는 그다지 차별성이 없다. 자연히 감흥도 줄어든다. 그래서 오리지널팀 내한 공연이나 보다 격조 높은 다른 장르의 공연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뮤지컬 제2라운드 지난해부터 창작뮤지컬 논의가 한창이다. 수입뮤지컬은 할 만큼 했으니 이제는 우리의 색채를 살린 한국적 뮤지컬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높아진 관객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새로운 창작 소재의 개발이 쉽지 않다는 고충이 숨어 있다. “4~5년 사이에 갑자기 최고치까지 올라온 만큼 거품도 있다. 그동안 기초적인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했다. 이제라도 인재를 양성하고 우리만의 창작 소재를 못 만들면 그간의 성과가 다 무너진다”고 박명성 대표는 주장했다. “이제는 우리의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창조적인 인력이다. “지금은 배우 양성소보다 크리에이티브 교육기관이 절실하다”고 원종원 교수는 말했다. 전국 10여 개 대학에 뮤지컬학과가 설치되고 사설교육기관도 여럿 있지만 거의 배우 훈련에 치중한다. 작사, 작곡, 연출만 가르치는 영미 뮤지컬학과와 우리가 크게 다른 점이다. 따라서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며 깊이 있는 교육을 제공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의 존재가 돋보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소극장 뮤지컬의 인기를 주도한 장유정·추민주·민준호·최성신 등 신예감독 다수가 바로 연극원 출신이다. 또한 뮤지컬은 수익을 내려면 장기공연이 필수인 만큼 전용관은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다. 서울시는 지난해에 적격자가 없어 연기됐던 한남동 뮤지컬 전용관의 설립 희망자를 올해 다시 공모한다. 건축비용을 내고 일정기간 사용한 후 차후에 서울시에 기증하는 기부채납 방식이다. 그리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현재 샤롯데극장을 독점사용 중인 일본극단 시키가 올해 안에는 ‘라이온 킹’의 막을 내린다는 업계의 예측이 적중한다면 전용관이 하나 더 늘어 뮤지컬계의 숙원인 안정적 공간 인프라가 확보된다. 티켓링크는 지난해 공연시장의 주요한 특징으로 클래식의 급성장을 함께 꼽았다. 나아가 2∼3년 내에 뮤지컬에 버금가는 주류 분야로 성장하리라고 예측했다. 뮤지컬의 영향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공연문화가 성장하는 또 하나의 증거임에는 틀림없다. “뮤지컬 시장의 발전은 공연을 즐기는 관객이 확장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며 정통극의 고유성을 살리는 자극제가 된다”고 김철리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은 말했다. 뮤지컬을 통해 무대를 체험한 관객들이 새로운 공연의 경험을 찾아 이동할까? 지금의 뮤지컬 인기가 연극, 무용 등 전체 공연시장을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질까? TV나 영화관 정도에 만족하던 대중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 공연장에 가느니만큼 “일종의 공연관람 훈련이 된다”며 공연시장 전체에 낙관적인 영향을 끼치리라고 김철리 감독은 전망했다. 음악과 춤, 그리고 드라마가 함께 어우러지는 뮤지컬은 여러 공연분야의 성장에 촉매제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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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목할 뮤지컬 7선 1. ‘퀴담’ 공연의 혁명, 공연예술의 최종 목적지로 일컬어지는 ‘태양의 서커스’ 내한공연. 3월 29일∼6월 3일, 잠실종합운동장 광장 내 빅탑 2. ‘댄싱 쉐도우’ 차범석의 희곡 ‘산불’을 원작으로 한국 배우와 외국인 제작진이 함께 만드는 대형 창작 뮤지컬. 7월 8일 개막,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3. ‘대장금’ 드라마 ‘대장금’에 이은 뮤지컬 한류가 기대되는 작품. ‘난타’의 PMC 프로덕션 제작. 5월 26일∼6월 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4. ‘스위니 토드’ 뮤지컬의 거장 손드하임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예술성 높은 공연. 9월 15일∼10월 14일, LG아트센터 5. ‘뷰티풀 게임’ 보수색 짙은 로이드 웨버가 아일랜드 독립운동을 다뤄 호기심을 자아낸 작품. 11월 11일∼2008년 1월, LG 아트센터 6. ‘컨츄리보이 스캣’ CJ엔터테인먼트 ‘창작뮤지컬 쇼케이스’의 첫 성과물. 모범 제작사례로 주목되는 작품. 3월 20일∼5월 5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7. ‘이’ 연극 ‘이’가 영화 ‘왕의 남자’에 이어 뮤지컬로 재탄생, 지난해 초연을 완전히 바꿔 2007년 무대에 올린다. 9월 15~30일, 충무아트홀 |
뮤지컬 제작의 삼인삼색 뮤지컬은 영화에 비해 연출자보다 제작자의 권한과 비중이 크다. 하지만 영화제작자들은 한국만 유독 감독의 권한이 크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뮤지컬과 영화는 제작비 규모가 큰 대중예술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위험을 관리하고 대중의 기호를 타진하는 역할이 제작자에게 주어진다. 대표적인 3인의 제작자를 통해 한국 뮤지컬의 현재를 짚어본다.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 ‘오페라의 유령’으로 뮤지컬 산업화를 이끈 주역이자 브로드웨이 플레이빌(Playbill) 인명사전에 최초로 이름을 올린 한국인 제작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소유한 RUG와 협력관계이며 브로드웨이에 프로듀싱컴퍼니(제작사)를 운영한다. 현재 오프오프브로드웨이에서 작품을 단독으로 제작 중이다. 수입 뮤지컬에만 치중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우수한 콘텐트의 소개는 관객 서비스이자 우리의 미래적 자산”이라고 그는 말했다. 창작 뮤지컬을 새롭게 생각하라고 요구했다. “우리 땅에서 우리 말로 만들어야 창작 뮤지컬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언어와 영토를 뛰어넘어야 한다.” RUG·디즈니와 함께 ‘라이온 킹’을 다시 제작할 꿈을 꾼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흑인 배우를 뽑고 우리나라와 해외의 우수한 인재들이 공동작업을 해서 한국 무대에 첫선을 보이고 브로드웨이로 가서 공연하고 싶다. 우리가 제작하고 로열티를 받으면 바로 창작 뮤지컬이다.”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 올해 최고의 기대작인 창작 뮤지컬 ‘댄싱 쉐도우’를 제작한다. “수입 뮤지컬은 들어올 만큼 다 들어왔고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 넋 놓고 있으면 지금까지 애써 키워온 시장이 송두리째 날아간다.” 박 대표는 이제야말로 우리의 대형 창작 뮤지컬을 만들 때라고 말한다. 차범석 원작의 ‘산불’이 재탄생되는 ‘댄싱 쉐도우’는 연출을 비롯한 기타 창작작업은 외국인이 맡는다.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 출신으로 뮤지컬 ‘갬블러’의 원작자이자 작곡자인 에릭 울프슨이 음악, ‘죽음과 소녀’로 유명한 칠레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이 담당한다. ‘맘마미아’의 해외공연 연출책임자였던 폴 게링턴이 연출을 맡는다. 도르프만의 가사는 모두 한국말로 번역됐다. “뮤지컬 관객은 자막이 그리 낯설지 않다. 해외 관객도 마찬가지다.” ‘댄싱 쉐도우’는 한국 뮤지컬의 세계화가 목표다. 일본 공연은 거의 확정됐고 중국도 올림픽 전에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신시뮤지컬컴퍼니는 극단과 극장을 보유한다.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뮤지컬 회사가 정통극에 도전해 관심을 끈다. 한 번으로 그치지 않겠단다. 실험극을 1년에 한 편씩 꾸준히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올해는 ‘체호프의 가을’이라는 주제를 내세우고, 그 첫 번째 작품으로 ‘갈매기’를 상연한다. 세계적인 러시아 연출가 카마 긴카스가 연출을 맡는다. 러시아 아티스트가 무대디자인을 담당하고 다른 실무책임자와 배우는 모두 한국인이다. “산업화된 뮤지컬계가 정통극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연극은 기본이다. 이번 작업을 통해 얻은 경험을 나중에 뮤지컬로 표현하고 싶다”고 신 대표는 말했다. 한마디로 정통극의 제작경험을 뮤지컬의 역량으로 바꾸겠다는 포부다. “관객이 다 차도 손실이 발생하지만” 배우와 실무자, 제작자 모두 행복하게 준비 중이란다. 체호프를 여러 번 연기했던 배우들도 긴카스의 신선한 작품 해석에 새로운 경험을 한다. 이번 공연에는 기술감독 김미경, 음향디자이너 권도경, 조명디자이너 고희선 등 한국인이 다수 참여한다. 정통극 작업으로 풍성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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