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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아시아 공략 성공노사 평화로 고속 질주

[COMPANY] 아시아 공략 성공노사 평화로 고속 질주

BMW는 지난해 50년 연속 흑자 행진과 20년 연속 무파업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올해도 이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까.
BMW가 고속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BMW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50년 연속 흑자, 그리고 20년 연속 무파업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올해 51년째 흑자 행진도 가능할까. 지난 2월에 싱가포르의 ‘더 풀러턴 호텔(The Fullerton Hotel)’에서 열린 BMW의 실적 발표회 분위기만 보면 기록 달성은 무난할 듯하다. 호텔 4층 스트레이츠 룸(Straights Room)에 모인 50여 명의 BMW 직원들은 마치 파티에 참석한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이들이 분위기에 들떠 웃고 즐기기만한 건 아니다. 한자리에 모인 세계 각국의 BMW 직원은 인턴 사원부터 간부에 이르기까지 실적 발표회 앞뒤로 빼곡하게 잡힌 각종 회의와 행사 등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회의와 행사가 끝나면 참석자들이 모인 난상 토론도 이어졌다. 모두 올해에도 흑자 기록을 이어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BMW코리아의 김영은 상무는 “아무리 피곤해도 곧바로 피드백을 나누는 게 BMW의 원칙”이라며 “이런 분위기와 의욕이 올해 실적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BMW의 지난해 성과는 눈부셨다. BMW는 지난해 역사상 가장 많은 137만3,970대의 차를 팔았다. 매출액 역시 2005년보다 5.2% 늘어난 역대 최고액(489억9,900만 유로)을 기록했다. 신기록의 일등 공신은 BMW 3 모델이었다. BMW 3시리즈는 2006년에 50만8,498대가 팔렸다. 2005년보다 17.1%나 늘어난 수치다. BMW 3시리즈 판매 비중은 BMW 전체 브랜드 가운데 43%에 이르렀다. BMW 3시리즈가 날개 돋친 듯 팔린 건 품질 덕분이다. BMW 3시리즈는 지난해 세계 각국의 자동차 전문기자 46명이 평가한 ‘올해의 차(World car of the year)’에 뽑히며 화제가 됐다. ‘올해의 디자인 차(World car design of the year)’ 부문에서도 3위에 올랐다.

▶미하엘 가날 판매·마케팅 총괄이사

유로 NCAP(New Car Assessment Program ·신차 평가 프로그램)의 충돌 테스트에서도 안전성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받았다. BMW 아시아의 마이클 림(Michael Lim) 커뮤니케이션 총책임자는 “가장 최근에 나온 3시리즈 320i는 디자인과 안전 면에서 첫 출시된 3시리즈보다 뛰어날 뿐만 아니라 연비도 23% 정도 향상돼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성숙 시장인 유럽 등을 벗어나 고급차 수요가 늘고 있는 아시아권을 적극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 BMW는 지난해 아시아 시장에서 2005년보다 13.8% 늘어난 12만7,000여 대를 팔았다. 지금까지 아시아 판매 실적 가운데 최고치다. BMW의 인기가 높은 한국에서도 2005년보다 8.5% 늘어난 7,250대를 팔았다. 미하엘 가날(Michael Ganal) 판매 · 마케팅 총괄 이사는 “2008년까지 아시아에서만 15만 대를 팔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2009년까지 설비 증설 등에 23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가날 총괄 이사는 “20년 무파업도 BMW가 고속 질주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대자동차 노사 분규를 보면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와 시장 상황이 다른 점을 고려하더라도 현대자동차의 노사 관계는 대수술이 필요하다”며 “BMW의 노사 관계를 연구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BMW는 20년 무파업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탄탄한 노사관계가 그냥 만들어진 건 아니다. 다양한 제도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컨대 BMW는 1996년에 이른바 ‘근무시간 계좌 제도’를 마련했다. 바쁠 때는 별도의 수당 없이 초과 근무를 하고, 이렇게 적립한 시간만큼 틈이 날 때 쉬는 방식이다. 생산량이 많지 않은 시기에는 상당수 직원이 휴가를 가거나 부근 BMW 공장에서 교환 근무를 한다. BMW 경영진의 자세도 남다르다. 이들은 중요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주주와 생산 직원의 의견을 모두 수렴한다. 조직 내 서열이나 부서 간 이동 등 민감한 문제일수록 더욱 그렇다.
가날 총괄 이사는 “BMW의 노사 관계에서 제1 원칙은 회사의 이익이 최우선이란 점”이라며 “그런 사실을 마음에 새긴 뒤 이해가 엇갈린 대목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BMW 노사도 크고 작은 마찰을 빚지만 적어도 현대차처럼 성과급 문제로 파업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품질과 노사 관계 등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지닌 BMW는 흑자 행진을 이어가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특히 올해도 아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BMW는 최근 인도 구르가온시와 델리에 합작 회사를 세웠다. 또 인도 남부 마드리스에 생산공장을 완공해 아시아 지역에 5개의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BMW의 CEO인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는 지난 3월 인도 마드라스에서 “생산량은 시장 수요에 따른다는 것이 BMW의 철학”이라면서 “인도시장의 수요 급증에 대비해 생산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BMW는 마케팅 · 홍보 비용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마케팅 ·홍보 비용에 여유가 생기면 남은 예산을 다른 부서에서 쓸 수 있다. 올해 실적에 당장 보탬은 되지 않지만 미래 수요를 잡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클라우스 쇼이에르 BMW 교통환경담당 이사는 “에너지와 환경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수소 차량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2020년쯤에는 상품성 있는 차가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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