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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hting Fear with Force 반란 걱정에 시민운동 억압하는 이란 편집증이 이란을 집어삼켰나? 이란의 정보 요원들에 따르면 이란 지도층의 상당수가 미국이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려고 “야금야금 잡아먹는” 전략을 쓴다고 믿는다. 주제의 민감성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은 이란 관리들이 미국이 무력을 통한 정권 전복이라는 카드 대신 여권 운동과 노조 활성화 전략을 택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지금 이란 정부는 최근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지도자들을 끌어내린 “부드러운 전복”이 자신들에게 일어날까 두려움에 떤다. “정부의 공식 정책을 조금이라도 비판하면 바로 간첩 행위로 간주한다”고 골람호세인 무세니 에제이 정보부 장관이 최근 경고했다. 이란 정부의 행동은 말보다 훨씬 강력하다. 올해 초부터 노조원, 교사, 여권 운동가를 비롯한 수십 명의 시민활동가가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명목으로 수감됐다. 노조 지도자는 경찰관에게 구타당했고, 3월 초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던 수십 명의 교사도 같은 신세가 됐다. 당연하지만 이런 억압책 때문에 사회운동가들은 스스로의 안위와 발언을 걱정하게 됐다. 하지만 사실 이란의 여권 운동가들은 차별적인 법을 바꾸길 원할 뿐이라고 운동가 아시에 아미니는 말한다. 그녀는 현 정권을 타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반란을 두려워하는 이란 정부의 공포가 근거 없는 편집증이란 얘기다. 미국도 이란의 시민운동에 2000만 달러를 새로 지원한 이유는 인권 보호일 뿐 이란 정부를 제거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양국의 긴장 상태와 인접한 이라크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의 어떤 공식 해명도 이란 정부의 두려움과 강력한 탄압 조치를 완화하진 못할 듯하다. “이란이 캐나다와 미국에 20만 병력을 주둔시켰다고 치자”고 이란의 한 정보 관리가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 만약 이란이 미국의 시민운동가를 돕는다면 미국인들도 편집증에 걸리지 않겠나?” MAZIAR BAHARI
The Test 첫 무슬림 대통령 터키서 나올까 중도 성향이긴 해도 터키 최초의 무슬림 대통령이 나올 듯하다. 하지만 압둘라 굴이 당선된다면 터키 내부의 비 이슬람계 기득권층을 잘 달래야 한다. 그는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세속주의적 가치를 지키겠다”고 서약했으며 이슬람 스카프를 두르는 아내 헤이루니사를 공식 행사에 동반하지 않았다. 굴 부부는 ‘터키 건국의 아버지’ 케말 파샤 아타튀르크의 전례를 따라 대통령 관저에 들어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지 모른다. 세속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본거지인 법원, 군대, 고등 교육기관에 굴이 무슬림을 임명하지 않을까 우려해 투표를 보이콧 하려고 한다. 이를 무릅쓰고 굴이 당선된다 해도 갈등과 분쟁은 계속될 듯하다. OWEN MATTHEWS and SAMI KOHEN
T. rex and His Family 티라노사우루스 고기는 닭고기 맛? 답은 ‘개구리와 도롱뇽 맛이 뒤섞인 닭고기 같다’다. 물론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고기 맛을 궁금해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생물 분자가 얼마나 오래 사는지에 관한 지금까지의 믿음을 뒤엎은 한 놀라운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현재의 몬태나주에서 6800만 년 전에 죽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허벅다리 뼈에서 교원질 미량을 분리해냈다. 그 정도만 해도 하버드 의대 부속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메디컬센터의 과학자들은 그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충분히 밝혀낼 수 있었다. 과학 잡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그 서열과 가장 근접한 동물은 현재의 닭이었다. 그 다음은 개구리, 도롱뇽 순이었다. 뼈의 유사성을 근거로 조류와 공룡이 진화론적으로 사촌 관계라고 주장하는 가설을 분자 수준에서 뒷받침하는 첫 증거였다. 그러나 서로 관계가 없는 종도 비슷한 신체 구조를 가진 동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런 분자의 일치는 차에 치여 죽은 동물 주위에 모여드는 까마귀의 종조부가 벨로시랩터(소형 육식성 공룡의 일종)라고 주장할 수 있는 더 강력한 근거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에서 세포를 분리해낸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대의 메리 슈와이처는 단백질이 그렇게 오랫동안 살아있다는 사실은 멸종된 동물의 진화론적 관계를 분자 기술로 밝혀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진화 계보는 뼈와 치아의 형태를 근거로 만들어졌다. 이는 신뢰도가 다소 떨어지는 기법이다. SHARON BEGLEY
Shifting Gears 인도네시아 부패와의 전쟁 다시 불붙나 인도네시아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2004년 취임하면서 부패 척결을 공약했다. 유도요노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 집권 동안 국고를 횡령한 정·재계 거물을 뒤쫓는 특별수사대를 조직했다. 하지만 이들 경제사범 중 상당수가 이미 비밀계좌 보안이 철저한 싱가포르로 달아나면서 최근 ‘부패와의 전쟁’이 막다른 벽에 부닥쳤다. 인도네시아는 긴급 수배된 5명의 기업가 중 세 명이 여기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제 추적이 재개될 조짐이다. 30년 간의 열띤 협상 끝에 지난주 양국이 드디어 범죄인 인도조약 및 방위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싱가포르는 이 조약이 탈주범 문제와 하등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리콴유 전 총리는 이 논란이 “어이가 없다”며 “본국으로 송환될 만한 인도네시아인이 애초에 싱가포르에 올 것 같으냐”고 반문했다. 싱가포르통화감독청(MAS)의 한 대변인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망명한 경제사범을 자국이나 싱가포르 법정을 통해 추적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메릴린치 증권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싱가포르에 감춰둔 재산이 87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그중 일부는 부정 취득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약으로 유도요노 대통령이 국고를 일부 회복한다면 수렁에 빠진 개혁 정책도 다시 빛을 발할지 모른다. JOE COCHRANE
THE DEBUNKER 건강에 좋은 세균 흙 1g에는 100만 종의 박테리아가 들어있다고 간주된다. 따라서 세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비누로 손을 뻗었다. 박테리아는 면역 체계에 해를 입힌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는 흙에서 발견되는 특정 박테리아는 면역 체계를 향상시키고, 심지어 그 과정에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점을 시사한다. 영국 브리스틀대 연구원들은 흙을 통해 전파되는 미코박테리움 바케라는 세균에 쥐를 노출시키자 쥐의 면역 체계가 향상됐음을 발견했다. 이 세균은 항울제만큼 효과적으로 기분을 조절하는 뇌의 화학 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크리스토퍼 로리는 이 세균이 면역세포로 하여금 신경을 활성화하는 화학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도록 자극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 박테리아는 결핵 백신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최근 런던의 한 실험에서는 이 세균이 암 환자들의 정서 건강, 활력, 정신 능력에 도움을 준다고 밝혀졌다. 로리는 “그 때문에 연구원들은 사람들이 더러운 흙에서 좀 더 오래 놀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JESSICA BENNETT
디지털 싱글은 희망인가 절망인가 가수들은 대개 1년에 한 번 정도 앨범을 발표한다. 앨범은 예닐곱이나 십여 개의 곡을 채운 보통 음반을 말한다. 그러나 외국 가수들의 경우 앨범과 앨범 사이사이 싱글 음반도 낸다. 기존의 곡을 새롭게 편곡하거나 라이브 콘서트 실황을 녹음하기도 하고 아예 새로운 노래를 한두 곡 만들어 대중에게 미리 선보인다. 가수들은 이런 싱글 음반을 통해 자신의 변화된 음악세계를 실험적으로 소개한다. 물론 대중에게 다음 앨범을 발표할 때까지 자신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는 의미도 크다. 싱글 음반은 앨범 못지 않은 예술적 평가를 받으며 음악시장의 다양성에 기여해 왔다. 그래서 해외의 유수한 대중음악 차트들은 모두 싱글과 앨범의 순위를 따로 매긴다. 그러나 웬일인지 한국에는 싱글 음반이 없었다. 뭐가 됐든 일단 속이 꽉 차고 양이 많아야 흡족해 하는 우리네 정서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도 싱글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음반의 형태는 아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되는 디지털 싱글이다. 이효리, SG워너비, 이수영, 이승철, 조PD 등 기성가수뿐 아니라 앨범 제작이 부담스러운 순수 아마추어들도 싱글 발표 대열에 합류했다. 여러 곡을 만들어야 하는 앨범에 비해 훨씬 부담이 적은 만큼 다양한 실험도 가능하다. 그리고 제작비도 앨범에 비해 곡당 50% 이상 적게 든다. 음반시장이 거의 죽었다고 말할 만큼 침체됐으니 디지털 싱글은 모처럼 음악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희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절망적이다. “디지털 싱글이 양산되면서 장르는 더 좁아지고 천편일률로 간다”고 플럭서스뮤직의 김진석 이사는 말했다. “일부 제작자는 앨범 만들 생각을 안 한다. 그저 인기 장르 몇 곡으로 디지털 싱글만 만든다.” 디지털 사운드는 기존의 아날로그 사운드와 성격이 다르다. “일렉트릭 기타 소리가 좀 신경질적으로 들린다고 할까? 그래서인지 멜론이나 벅스에서 1위부터 10위까지 노래를 들어보면 일렉트릭 기타가 들어간 곡이 거의 없다. 부드러운 R&B와 ‘뽕발라드’ 일색”이라고 김진석 이사는 말했다. 한편 수많은 아마추어가 만들어내는 디지털 싱글은 매체의 민주화에는 기여할지 모르지만 음악 팬들을 음악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드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예전에는 음악전문가들이 1차로 작품성을 걸러주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이 그런 역할까지 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 음악평론가는 말했다. 이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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