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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중견기업] “소프트웨어 업계 월마트 될 것”

[파워중견기업] “소프트웨어 업계 월마트 될 것”

1992년 설립된 다우데이타(대표 이진환)는 국내외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유통하는 것이 주업이다. 제품을 직접 팔지는 않는다. 대부분 협력사(리셀러)를 통해 판매한다. 일반 유통 구조로 보면 중간 도매상 정도다. 이렇게 올린 매출이 지난해 기준 1129억원이다. 국내 ‘SW개발 4인방’이라고 불리는 티맥스소프트(635억원)·안철수연구소(453억원)·한글과컴퓨터(433억원)·핸디소프트(280억원)를 훨씬 능가한다. 언뜻 쉽게 돈 많이 버는 사업처럼 보인다. 자기 제품은 없지만 좋은 물건을 떼다가 소매상들에 넘기고 중간 마진을 먹으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사업이 아니다”는 것이 이진환 대표의 얘기다. 이 대표는 “소프트웨어 유통사업은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들어와 먹고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다우데이타는 마이크로소프트·어도비·오토데스크 등 글로벌 회사와 총판 계약을 하고, 1000여 개의 협력사를 두고 있다”며 “이는 하루이틀에 만들어지는 인프라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 인프라가 바로 경쟁력이자 진입장벽인 셈이다. 다우데이타는 5000여 개에 달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유통사업자 중 시장 점유율 1위다. 업무용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기준으로 점유율은 35~40%를 넘나든다. 비결은 이 대표가 밝힌 그대로다. 다우데이타는 시장 영향력이 있는 20여 개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회사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는 10년 넘게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 그만큼 영업력과 안정성, 고객 대응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여기에 ‘파워 리셀러(Power Reseller)’ 300여 곳을 포함해 1000곳의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경쟁력의 원천이다. 이를 통해 15년간 쌓인 고객 데이터베이스는 소프트웨어 시장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산이 됐다.


낮은 영업 이익률은 고민 하지만 이렇게 좋은 ‘인프라’는 다우데이타에 꼭 ‘약(藥)’인 것만은 아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을 살피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다우데이타는 2005년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8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익률이 박하다. 최근 4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2.8%다. 이 점은 이진환 대표에게도 큰 고민이었던 모양이다. “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묶어 되파는 단순 유통은 마진이 적습니다. 우리의 사업구조로는 마진도 분산되고요. 당연히 영업이익이 낮을 수밖에 없죠. 그래서 우리도 자사 제품을 만들자고 나섰죠. 개발을 시도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1년 정도 시도하다 접었습니다. 우리 주력 사업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아닌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는데, 우선 개발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죠. 내수시장이 작은 것도 위험을 감수하며 개발하기에는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절박감’이 없었다는 겁니다. 팔 제품도 없고, 고객도 없었다면 배수의 진을 쳤을 텐데 굳이 모험을 해야 하나라는 인식이 임직원들 사이에 있었던 겁니다.”

다우 계열 지주회사 등극 지난해 다우데이타는 전혀 절박할 필요가 없었다. 주가는 1년 사이 2배 정도 올랐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3%대 상승했지만, 순이익은 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6%나 늘었다. 환율 하락으로 어도비·오토데스크 제품과 같이 수입해 판매하는 부분에서는 환차익 혜택도 누렸다. 특히 계열사 간 지배구조 변화를 시도해 지주회사가 되면서 다우기술·키움증권·한국신용평가정보(이하 한신평) 등 우량 자회사를 통한 지분법 평가 이익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원래 ‘다우 계열’은 모(母)회사 격이던 다우기술(코스닥 상장사)이 다우데이타 지분 49%를 보유하고, 다우데이타는 창업자인 김익래 회장이 최대 주주인 다반테크(장외 계열사) 지분 31%를, 또 다반테크는 다우기술의 지분 25%를 보유하는 순환출자 구조였다. 다우기술은 키움증권·한신평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다우기술이 보유하고 있던 다우데이타의 지분을 전량 김익래 회장에게 매각하고,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의 최대 주주였던 다반테크를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실질적인 지주회사가 됐다. 올 4월에는 다반테크를 아예 합병해 지배구조를 확고히 했다. 당장 재무제표가 좋아졌다. 자회사인 다우기술은 지난해 매출 743억원에 순이익 280억원을 낸 우량회사다. 또 손자회사가 된 키움증권과 한신평은 각각 462억원, 13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 때문에 다우데이타는 매년 최소 130억원 정도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지난해 순이익이 대폭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희소식은 또 있었다. 2004년부터 추진해 오던 ‘죽전디지털밸리 조성 사업’이 경기도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이다. 다우 계열사 공동 투자로 당시 사들인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에 5만5000평의 땅값은 평당 76만원. 하지만 택지 분양에 나서면 분양가는 대략 평당 500만~7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화증권의 이영곤 애널리스트는 “600만원에 분양된다고 했을 때 예정대로 올해 안에 1차 분양이 되면 약 195억원의 경상이익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1000여 개 협력사 확보 이 같은 호재 속에서 다우데이타는 ‘직접 개발 실패’의 교훈을 바탕으로 새 전략으로 선회한 듯하다. 이진환 대표는 “향후 3년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인수합병(M&A)과 신규 서비스 창출이다. 이 대표는 “구글이 우량 회사를 사들이듯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단순 판매보다는 고객에게 전반적인 SW컨설팅을 제공하고, 보다 전문화되고 진화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3년’이라고 전제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개발이 2010년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에 매년 풍부한 ‘실탄’이 확보되는 기간이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M&A와 신규 서비스를 통해 보다 전문화되고 대형화된 소프트웨어 유통회사가 될 것”이라며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난 15년간 끈끈한 신뢰 관계를 맺어온 고객사와 협력사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소프트웨어 유통 부문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동안 해외 진출을 꾸준히 시도해 왔고 성과가 보인다”고 밝혔다. 또 “예전에는 책을 복사해 많이 봤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2001년 정부가 대대적인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에 나섰을 때 이 회사 매출은 한 해 67%나 성장한 바 있다. 이진환 대표는 “다우데이타의 궁극적 목표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월마트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진환 대표는 한국IBM에서 11년 동안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 13년간 다우데이타에 몸담았다. 다우데이타 지분 45.89%를 갖고 있는 창업자 김익래 회장이 계열사 전체를 총괄하기는 하지만 주로 키움증권·한신평 등 금융 부문에 주력하고, 이진환 대표가 지주회사인 다우데이타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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