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Periscope

Periscope



The World's Bargain Basement

미국 기업은 바겐세일 상품으로 전락했나 세계화는 러시아·인도·중국을 몰라보게 변화시켰다. 한때 국가통제의 수호자였던 이들이 자유분방한 자본주의와 기업가정신의 화신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정부 조직의 민영화 바람이 아예 정부 자체를 강력한 민간 투자자로 변모시킨 듯하다. 이들은 이제 미국을 사들인다. 최근 제너럴일렉트릭(GE)은 플라스틱 사업부문을 116억달러를 받고 사우디베이직인더스트리스코프(SABIC)에 매각했다. SABIC의 70%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소유다. 한편 5월 20일 사모투자기업 블랙스톤 그룹은 중국의 외환투자공사가 30억 달러를 투자해 자사 지분의 10%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영민한 투자가인가, 돈 많은 바보인가? 아무튼 미국엔 기회다. 현재 미국 시장처럼 강세가 계속될 때 돈을 벌려면 자신보다 더 큰 바보를 찾으면 된다. 이미 고평가된 자산에 기꺼이 웃돈을 지불할 순진한 투자자 말이다. 월스트리트의 투자 자산 관리 전문가들은 중국이 S&P 500 기업에 현금을 쏟아부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군침을 흘린다. 하지만 문제는 있다. 국영기업은 자국의 지정학적인 이해관계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 그들이 주주가 되면 회사 운영방식에 발언권이 생긴다. 중국이나 사우디 정부가 미국 우량기업의 대주주가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게다가 외국의 국영기업들은 국가안보와 관계된 산업 분야에 밀집된 경향이 있다. 물류·인프라·석유·항공 같은 분야다. 2005년 8월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미국의 석유기업 유노컬(Unocal)을 인수하려 하자 미국 의회가 국가안보를 들먹이며 제동을 걸었던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가장 큰 효과는 심리적인 측면이 될 듯하다. 옛 공산주의 정권이었던 정부가 미국에 동원 가능한 자금 규모는 미국에 불안감을 안긴다. 미국 무역 적자의 영향으로 달러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미국은 일종의 국제적인 바겐세일 창고가 됐다. 가장 큰 구매자는 중국·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인도다. 미국은 여전히 지구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나라지만 자신의 몫은 어디에도 없는 듯하다. DANIEL GROSS

What Happened After He Confessed

포로 고문 고백했다고 살해 위협 미군 출신인 에릭 페어(35)는 지난 2월 워싱턴 포스트지 오피니언 난에 기고한 글에 2004년 이라크에서 민간 심문자로 복무하던 기간 동안 포로를 학대했다고 고백했다. 페어는 자신의 고백으로 다른 심문자들이 고문에 관해 털어놓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우정이 깨지고 살해 위협이 뒤따랐다. 페어는 “증오심이 그토록 심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펜실베이니아주 베들레헴의 자택에서 말했다. 독자들은 그가 군의 사기를 떨어뜨렸으며 심지어 반역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자살로 죄책감을 떨쳐버리라는 사람도 있었다(페어는 기고문에서 감방에서 밤새도록 벌거벗고 서 있는 포로의 모습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말했다). 몇몇은 대신 방아쇠를 당겨주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이야기도 털어놓고 싶다는 다른 심문자들을 비롯해 그를 격려하는 투고자가 적대적인 사람들의 두 배는 됐다. 페어는 “미 국방부나 하청업체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 사람들은 고문 사실을 고백하면 끝장”이라고 말했다. 자필로 쓴 한 편지가 특히 눈에 띄었다. 이라크와 포로 학대를 계속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라고 격려하는 내용이었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쓴 편지였다. 아무튼 이런 시련 때문에 페어는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하고 올가을부터 신학교에 다닐 계획이다. 포로 학대를 고백했다는 이유로 목사가 되지 못할까? 페어는 “이라크에서 내가 한 행동이 문제가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사가 못 된다고 해도 신학을 가르치거나 계속 기고를 해도 된다. DAN EPHRON

Mission: Aborted

고개 숙인 EU 국가 프로젝트 유럽 경제는 상승세지만 대규모 국가 사업들은 연이은 실패를 기록 중이다. 2010년까지 미국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대체하겠다는 위성항법체제 개발사업 ‘갈릴레오’가 최신 주인공이다. 민간 기업들이 36억 달러 규모의 이 사업에서 발을 뺀 지 한 달도 채 안 된 지난주 유럽연합(EU)의 27개 회원국 중 대다수가 예산 부족액을 보충하기를 거부했다. 사업을 계속 진행하려면 EU집행위원회는 다른 신생 사업을 희생시키면서 기존 예산에서 자금을 빼내 와야 한다. 정치적 내분, 국방조달업체들의 가격 담합과 불분명한 목적 등 갈릴레오가 봉착한 문제들은 에어버스와 콰에로(6억 달러 상당의 유럽판 구글 개발 사업)의 저해 요소와 동일하다. 유럽의 기술적 노하우는 정치관계 앞에 무릎을 꿇는다. 국가가 나서서 미국의 성공에 필적할 대안을 만들기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에 자금을 대는 게 현명할 듯하다. EMILY FLYNN VENCAT

Middle East

이란 커넥션 얼마 전 터키의 기차 사고로 중동 지역에 혼란을 일으키려는 이란의 꼬리가 잡힌 듯하다. 미국 관리들은 그 기차가 로켓포 발사기 같은 무기와 폭발물을 실은 두 개의 화물 컨테이너를 운반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보에 정통한 관리 3명(익명을 요구했다)은 그 화물이 헤즈볼라에게 전달되는 길이었다고 주장했다. 정보 요원들은 이란이 반미 세력을 무장시키고 있다는 증거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에 무기를 보냈을 뿐 아니라, 이란 공작원들이 수니파 무장단체들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다시 득세하는 탈레반 세력에게 무기를 보낸 증거도 포착됐다. MARK HOSENBALL

An End to Debate or 'deja vu'

배아 줄기세포 논쟁 이제 끝나 가나 배아 줄기세포를 둘러싼 끊임없는 논쟁이 전과 다른 양상을 띠는 듯하다. 찬반론자 모두가 흡족한 모습이다. 우선 6월 7일 하원에서 연방정부의 재정지원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 통과됐다(상원에선 지난 4월 쉽게 통과했다). 반대론자들에게도 희소식이 있다. 6월 6일 과학자들이 쥐의 성체 피부 세포가 배아 줄기세포의 유연성을 갖도록 만드는 새로운 기술을 공개했다. 배아를 파괴하지 않고도 의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언론은 이로써 논쟁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미 가정연구원의 데이비드 프렌티스는 “또다시 과거를 되풀이하는 일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양쪽 모두 오랫동안 웃지는 못할 듯하다. 2006년 미 의회에서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법안이 통과됐을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하원은 그의 거부권을 번복할 힘이 부족했다. 부시는 새 법안에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하원은 그의 거부권 행사를 무효화할 만큼 표가 충분하지 않다. “정치판의 연극에 불과하다”고 프렌티스는 말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이와 관련된 어떤 법도 제정될 가능성이 없다.” 과학자들은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기술에 열광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대안을 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에도 연구자들이 태반과 양수에서 발견된 몇몇 줄기세포가 배아 줄기세포만큼 유연할지 모른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상원에서 표결이 있기 전날에는 또 다른 팀이 성인 환자에게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제1형 당뇨병을 치료했다고 발표했다. 최근의 발견은 더 의미가 크다. 과학자들은 영향력에서 볼 때 이것이 복제 양 돌리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배아 줄기세포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매사추세츠공대의 생물학자 마리우스 워닝은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훨씬 더 신중하게 연구하라”는 주문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야만 ‘배아세포의 유연성을 가진’ 성체 세포로 무슨 기능을 흉내 내려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논쟁이 끝났다고? 오히려 처음으로 되돌아간 듯하다. MARY CARMICHAEL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수수료 상생안에 프랜차이즈 점주들 난리 난 까닭

2김천 묘광 연화지, 침수 해결하고 야경 명소로 새단장

3"겨울왕국이 현실로?" 영양 자작나무숲이 보내는 순백의 초대

4현대차 월드랠리팀, ‘2024 WRC’ 드라이버 부문 첫 우승

5'1억 4천만원' 비트코인이 무려 33만개...하루 7000억 수익 '잭팟'

6이스타항공 누적 탑승객 600만명↑...LCC 중 최단 기록

7북한군 500명 사망...우크라 매체 '러시아 쿠르스크,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

8“쿠팡의 폭주 멈춰야”...서울 도심서 택배노동자 집회

9다시 만난 ‘정의선·도요타 아키오’...日 WRC 현장서 대면

실시간 뉴스

1수수료 상생안에 프랜차이즈 점주들 난리 난 까닭

2김천 묘광 연화지, 침수 해결하고 야경 명소로 새단장

3"겨울왕국이 현실로?" 영양 자작나무숲이 보내는 순백의 초대

4현대차 월드랠리팀, ‘2024 WRC’ 드라이버 부문 첫 우승

5'1억 4천만원' 비트코인이 무려 33만개...하루 7000억 수익 '잭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