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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심어라, 머리카락 빠질라

꼭꼭 심어라, 머리카락 빠질라

김모(33)대리는 고민이다. 주변에서 실제 나이보다 늙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기 때문. 김 대리는 “아무래도 이마에 머리 숱이 없어 그런 것 같다”며 몇 가닥 남지 않은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같은 고민을 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고민은 배가됐다. 우산을 잘 챙기지 않으면 변덕스레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다. 젖은 머리를 그대로 두면 모발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김 대리처럼 탈모 증상이 있는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비를 맞은 두피는 먼지나 노폐물을 평소보다 많이 흡수한다. 두피에 피지와 각질이 쌓이면 모발을 보호하는 모낭(모근을 싸고 있는 주머니)을 막아 탈모 원인이 될 수 있다. 젖은 머리는 깨끗이 감는 것이 가장 좋고,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는 것도 방법이다. 뜨거운 자외선도 탈모의 적이다. 피부에 열심히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서 두피는 신경 쓰지 않는 게 보통이다. 자외선은 멜라닌 색소를 파괴해 머리카락을 탈색하고, 단백질 성분을 약화시켜 머리카락을 가늘게 만든다. 또 모근을 건조하게 해 두피 염증도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모자를 쓰면 땀이 말썽이다. 땀과 피지가 모공을 막지 않게 모자를 자주 벗어 땀을 말려주는 게 좋다. 해수욕장으로 휴가를 떠난다면 머리카락 단속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바닷물의 소금기가 머리카락을 푸석푸석하고 가늘게 만들기 때문. 헤어크림이나 에센스를 발라 염분이 직접 머리카락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여름철이라고 해서 탈모가 눈에 띌 정도로 늘지는 않지만 청결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탈모 상식과 내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 탈모와의 전쟁에서 백전백승을 가져온다”고 충고했다.

평소 관리와 체계적 치료가 중요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은 탈모의 원인을 세 가지로 설명했다. “유전·호르몬·노화를 들 수 있습니다. 탈모가 친가 쪽으로 한 대 건너서 유전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실제 양쪽 부모 모두에게서 유전될 수 있고, 바로 다음 대에서 혹은 3, 4대를 건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성형 탈모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물질 때문에 일어난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변한 물질로 모낭을 축소시킨다. 축소된 모낭이 죽으면 영구적 탈모가 일어나는 것. 서 원장은 “스트레스와 식품 섭취 등의 생활 습관이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백수문(白首文)을 들어보았는가? 중국의 주흥사가 하루 만에 천자문을 완성하고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는 데서 유래한 천자문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만큼 스트레스는 탈모에 악영향을 미친다. 서 원장은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이 탈모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탈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시 머리카락이 빠지는 악순환을 없애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상담해 마음의 안정을 취해야 한다.

탈모 인구 절반이 20~30대 탈모를 치료하는 방법에는 약물, 주사, 수술이 있다. 이신제 모모의원 원장은 “탈모의 진행 상태를 완전히 파악하기 전까지는 수술보다 약물 치료가 적합하다”고 알려줬다. 이 원장이 권하는 수술 나이는 40세 이상이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거지 중에 대머리가 없다고 해요. 머리도 자주 안 감는데 말이지요. 영양 섭취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탈모와 체중 감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도하다간 영양불균형으로 오히려 탈모를 촉진할 수 있다. 탈모 클리닉을 찾는 환자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취재 도중 모모의원에서 만난 정모(18)군은 “요즘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 불안한 마음에 클리닉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정군은 탈모 증상이 없었다. 이 원장은 “막연한 불안감에 병원을 찾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있다”며 “탈모 증상은 일찍 나타난다 해도 20대”라고 지나친 걱정을 우려했다. 이훈 마이피부과 원장은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면서 탈모에 관심을 갖는 젊은 층이 늘었다”며 “국내 탈모 인구의 절반이 20~30대”라고 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직원들의 탈모 고민을 들어주는 회사가 생겨났다. 여름철 자외선만큼이나 탈모 탈출 열기도 뜨겁다.


탈모 치료 시장이 뜬다


프로페시아 작년 150억 매출
탈모치료제 시장이 커지고 있다. 현재 시장 규모는 1조원 이상. 2005년보다 2배나 성장했다. 헤어 관리 제품 외에 탈모약 시장은 연간 7~8%포인트씩 성장하고 있다. 프로페시아(Propecia)는 먹는 탈모약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 처음 출시된 2000년 47억원, 지난해에는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프로페시아는 머크샤프&돔(MSD)사가 개발한 먹는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로 탈모를 유발하는 DHT의 농도를 낮춰준다. 부작용으로 성욕 감퇴를 호소하는 환자가 있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심리적 현상일 뿐이다. 문의 : 한국MSD(02-636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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