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에 반격…기대 이상 성과 낸 ‘스타필드 마켓’ 비결은
[‘스타필드 마켓’ 전략 通했네]①
이마트에 스타필드 DNA 더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신규 고객 173% 증가…1년 새 매출 46% 올라 ‘1위’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1층에 들어서면 넓은 서점이 펼쳐진다. 커다란 책장이 한눈에 들어오고, 이 공간에서 고객들은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눈다. 삼성동 코엑스 내 위치한 스타필드의 상징인 ‘별마당 도서관’이 떠오른다. 지난 8월 ‘스타필드 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한 이마트 죽전점의 모습이다. 이곳은 기존 이마트 점포에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만의 감성이 더해진 공간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이커머스업체의 전방위 공습으로 위축된 상태다. 이 가운데 이마트가 자사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DNA를 입힌 스타필드 마켓을 선보이며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개장 한 달 만에 신규 고객 유입과 매출 증대 등을 이뤄내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꺼내든 ‘오프라인 경쟁력’ 승부수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스타필드 마켓 차별점은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휴식과 체험, 그리고 쇼핑이 어우러진 이마트의 미래형 모델이다. 기존 판매 공간 중심의 매장에서 문화·휴식 공간을 대폭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스타필드 마켓은 판매 시설 대신 매장의 핵심 공간을 고객 참여형 시설로 채웠다. 판매 매장의 규모가 곧 매출로 직결된다는 공식에서 벗어난 셈이다. 5개월 간의 리뉴얼 후 점포 내 직영 매장 크기는 기존 대비 40% 줄이고, 임대 매장은 70% 확장했다. 다양한 브랜드를 유치하는 동시에 수익성도 챙긴다는 전략이다.
1층 핵심 공간은 판매 시설 대신 특화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약 150평(495㎡) 규모의 북그라운드를 중심으로 편히 머물 수 있는 라운지를 뒀다. 기존 스타벅스 매장은 30평에서 130평으로 확장했다.
핵심인 이마트는 편리하고 효율적인 장보기를 위해 전체 면적을 줄여 동선을 압축하고, 먹거리 품목은 늘렸다. 원래 이마트는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3개 층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식료품 전문 매장 기능에만 집중하며 지하 1층으로 면적을 압축했다.
신선식품과 델리 구색을 140여 종 추가해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 대용량 가성비 제품을 모아 최대 20% 저렴한 상품을 파는 ‘홀세일존’, 인기 상품 위주의 ‘슈퍼프라이스존’,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 델리 상품을 살 수 있는 ‘그랩앤고’ 코너 등을 도입했다. 축산·수산 매장은 전국 이마트 중 최대 규모로 확대했다. 축산 코너는 33m, 회 코너는 15m에 이른다.
이미 이마트는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지난 몇 년간 ‘더타운몰’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개발해 왔다. 더타운몰의 특징은 테넌트 몰(임대매장)을 4배로 늘려 식음료, 엔터테인먼트, 리빙 등 콘텐츠를 마트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더타운몰로 리뉴얼한 이마트로는 월계점, 연수점, 킨텍스점 등이 있다.
스타필드 마켓은 더타운몰보다 한단계 더 진화된 형태의 점포다.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와 손잡고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공간 기획력을 적용해 쇼핑과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스타필드와 스타필드 마켓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는 운영 주체다. 스타필드는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마켓은 이마트가 운영을 담당한다. 스타필드는 3만평 이상의 규모를 가지며 상권 15k㎞ 이상을 타깃으로 한다.
반면 스타필드 마켓은 5000평 내외의 규모로 상권 5㎞ 내외를 겨냥한다. 즉 스타필드의 상권이 더 광역적이며, 스타필드 마켓은 스타필드보다 좁은 지역을 목표로 해 고객 유입을 이끌어낸다는 설명이다.
왜 죽전점 첫 타자로 택했나
이마트 죽전점이 스타필드 마켓 1호점으로 선정된 이유는 경기 동남부 중심에 위치해 입지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기존 죽전점은 전국 131개 매장 중 매출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기존 상업시설의 노후화로 새로운 쇼핑 공간에 대한 주민들의 수요가 높은 점 또한 고려됐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주변으로는 도보 30분 거리에 위치한 홈플러스 분당 오리점을 제외하곤 큰 대형마트가 없다. 이에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건너편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사우스시티점과 지하 1층을 연결해 고객들의 편의도 높였다.
주요 타깃층은 기존 마트 방문객뿐 아니라 3040세대 가족 방문객이다. 실제 경기도 수지와 분당, 기흥 지역의 가족 단위 고객이 이 쇼핑몰을 주로 찾고 있다. 접근성이 높은 장점을 살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을 경기 동남부 핵심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든다는 게 이마트의 목표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의 성과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오픈 한 달 만에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이다. 오픈일인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9일까지 32일 간, 죽전점을 방문한 고객 수는 지난해 대비 47% 증가했다. 지난 6개월간 죽전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신규 고객은 지난해 대비 173% 늘었다. 매장 체류 시간도 길어졌다. 2시간 이상 시간을 보내는 장기 체류 소비자도 209% 급증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하며 해당 기간 전체 이마트 점포 중 1위를 달성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마켓 죽전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이마트의 향후 전략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며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소비자가 체험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의 전환이 이마트의 새로운 경쟁력 강화 전략임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죽전점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른 이마트 매장들에도 동일한 전략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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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이커머스업체의 전방위 공습으로 위축된 상태다. 이 가운데 이마트가 자사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DNA를 입힌 스타필드 마켓을 선보이며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개장 한 달 만에 신규 고객 유입과 매출 증대 등을 이뤄내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꺼내든 ‘오프라인 경쟁력’ 승부수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스타필드 마켓 차별점은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휴식과 체험, 그리고 쇼핑이 어우러진 이마트의 미래형 모델이다. 기존 판매 공간 중심의 매장에서 문화·휴식 공간을 대폭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스타필드 마켓은 판매 시설 대신 매장의 핵심 공간을 고객 참여형 시설로 채웠다. 판매 매장의 규모가 곧 매출로 직결된다는 공식에서 벗어난 셈이다. 5개월 간의 리뉴얼 후 점포 내 직영 매장 크기는 기존 대비 40% 줄이고, 임대 매장은 70% 확장했다. 다양한 브랜드를 유치하는 동시에 수익성도 챙긴다는 전략이다.
1층 핵심 공간은 판매 시설 대신 특화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약 150평(495㎡) 규모의 북그라운드를 중심으로 편히 머물 수 있는 라운지를 뒀다. 기존 스타벅스 매장은 30평에서 130평으로 확장했다.
핵심인 이마트는 편리하고 효율적인 장보기를 위해 전체 면적을 줄여 동선을 압축하고, 먹거리 품목은 늘렸다. 원래 이마트는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3개 층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식료품 전문 매장 기능에만 집중하며 지하 1층으로 면적을 압축했다.
신선식품과 델리 구색을 140여 종 추가해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 대용량 가성비 제품을 모아 최대 20% 저렴한 상품을 파는 ‘홀세일존’, 인기 상품 위주의 ‘슈퍼프라이스존’,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 델리 상품을 살 수 있는 ‘그랩앤고’ 코너 등을 도입했다. 축산·수산 매장은 전국 이마트 중 최대 규모로 확대했다. 축산 코너는 33m, 회 코너는 15m에 이른다.
이미 이마트는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지난 몇 년간 ‘더타운몰’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개발해 왔다. 더타운몰의 특징은 테넌트 몰(임대매장)을 4배로 늘려 식음료, 엔터테인먼트, 리빙 등 콘텐츠를 마트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더타운몰로 리뉴얼한 이마트로는 월계점, 연수점, 킨텍스점 등이 있다.
스타필드 마켓은 더타운몰보다 한단계 더 진화된 형태의 점포다.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와 손잡고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공간 기획력을 적용해 쇼핑과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스타필드와 스타필드 마켓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는 운영 주체다. 스타필드는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마켓은 이마트가 운영을 담당한다. 스타필드는 3만평 이상의 규모를 가지며 상권 15k㎞ 이상을 타깃으로 한다.
반면 스타필드 마켓은 5000평 내외의 규모로 상권 5㎞ 내외를 겨냥한다. 즉 스타필드의 상권이 더 광역적이며, 스타필드 마켓은 스타필드보다 좁은 지역을 목표로 해 고객 유입을 이끌어낸다는 설명이다.
왜 죽전점 첫 타자로 택했나
이마트 죽전점이 스타필드 마켓 1호점으로 선정된 이유는 경기 동남부 중심에 위치해 입지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기존 죽전점은 전국 131개 매장 중 매출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기존 상업시설의 노후화로 새로운 쇼핑 공간에 대한 주민들의 수요가 높은 점 또한 고려됐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주변으로는 도보 30분 거리에 위치한 홈플러스 분당 오리점을 제외하곤 큰 대형마트가 없다. 이에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건너편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사우스시티점과 지하 1층을 연결해 고객들의 편의도 높였다.
주요 타깃층은 기존 마트 방문객뿐 아니라 3040세대 가족 방문객이다. 실제 경기도 수지와 분당, 기흥 지역의 가족 단위 고객이 이 쇼핑몰을 주로 찾고 있다. 접근성이 높은 장점을 살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을 경기 동남부 핵심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든다는 게 이마트의 목표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의 성과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오픈 한 달 만에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이다. 오픈일인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9일까지 32일 간, 죽전점을 방문한 고객 수는 지난해 대비 47% 증가했다. 지난 6개월간 죽전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신규 고객은 지난해 대비 173% 늘었다. 매장 체류 시간도 길어졌다. 2시간 이상 시간을 보내는 장기 체류 소비자도 209% 급증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하며 해당 기간 전체 이마트 점포 중 1위를 달성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마켓 죽전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이마트의 향후 전략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며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소비자가 체험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의 전환이 이마트의 새로운 경쟁력 강화 전략임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죽전점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른 이마트 매장들에도 동일한 전략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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