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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Column]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CEO Column]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영국의 기업윤리연구소(Institute of Business Ethics)는 “신뢰를 쌓지 못한 기업은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 투자자 그리고 고객들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결국 직원들에게도 외면받게 된다”고 했다. 이 말은 단순히 몇몇 기업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강한 성장을 원하는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얘기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등의 발달로 소비자들이 손쉽게 기업 정보를 공유함에 따라 신뢰를 쌓지 못한 기업들의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분식회계나 아동 노동 착취, 환경 파괴와 같은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기업 활동들이 인터넷을 통해 고발돼 순식간에 전 세계로 알려져 위기를 겪는 기업도 적지 않다. 아예 2009년 말에는 국제표준기구(ISO)에서 환경과 인권, 노동관행, 조직 지배구조, 공정한 운영 관행, 소비자, 지역사회 참여 및 사회개발 등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표준(ISO26000)을 도입할 것이라고 한다. 사회 책임의식이 낮은 기업으로 밝혀진다면 고객의 신뢰를 잃고 세계 시장에서 설 땅이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많은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객의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정유회사 셸(Shell)은 러시아 사할린 섬에서 송유관을 설치할 당시 주변 지역의 고래 서식지를 파괴할 수 있다는 환경보호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엄청난 비용을 들여 송유관 경로를 수정했다. 또 스타벅스는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국제보존협회와 협력해 열대우림을 보호하는 동시에 커피 재배 농가들의 금전적 수익을 보장해줄 친환경적 커피 재배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빈곤 상태에 빠져 있는 커피 재배 농가에게도 금전적 도움을 주었다. 그렇다면 기업의 이런 노력들은 ‘이윤추구’에 반하는 일일까? 그렇지 않다.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호감이 커져 이것이 매출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고민도 적지 않다. 1970년 이후 계속 성장해 연 매출 85억 달러의 세계 최대 담배회사로 자리매김했지만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할 때 금연이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차선책으로나마 흡연, 질병 및 중독에 관한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공중보건 메시지를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해 오고 있다. 특히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 흡연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본사 직원에 대한 철저한 교육은 물론, 당사와 거래하는 소매점들과 함께 청소년 흡연 방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으로 신체에 덜 유해한 담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일부 공중보건단체에서 일반 담배보다 유해성이 덜한 담배를 흡연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흡연을 오히려 권장할 수도 있으며, 또는 흡연자들의 금연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안전한 담배’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히고 있는 만큼 정부기관과 공중보건단체가 잠재적으로 위험도가 감소된 제품을 규정하고 마케팅할 수 있는 엄격하고 공정한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면 정부기관이나 시민단체가 기업을 ‘감시’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책임의식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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