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Life
The Good Life
Warm And Fuzzy 따뜻하고 포근하게 코코 샤넬은 모자만 팔던 부티크 매장의 취급 품목을 늘리기로 마음먹자마자 곧바로 스웨터를 선택했다. 스웨터는 용도가 다양하고 푸근하다. 그리고 여자들은 스웨터가 아무리 많아도 더 필요한 모양이다. 그후 니트가 샤넬의 주력상품이 됐다. 올 시즌에는 스웨터의 인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벨트형, 단추형, 지퍼형, 묶는 형 등 이들 니트 제품은 코트나 드레스로 또는 사무실 주변에서는 겉옷 대신 입어도 좋다. 샤넬의 현재 컬렉션은 스웨터 드레스 2종으로 둘 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함을 살렸다. 자두색 양모-저지 재킷과 검은색 드레스에 캐시미어로 놀랍도록 섹시하게 변화를 준 모델이다(3351달러, 2758달러, chanel.com). 세계 최대의 캐시미어 제조사 로로 피아나의 스웨터 드레스와 재킷은 종류가 많다. 종종 두 가지를 세트로 내놓기도 한다. 양모 미니드레스와 코트는 푸근함과 맞춤 재단을 결합해 스웨터 유행의 정신을 살렸다(1595달러, 2500달러, loropiana.com). 다른 일류 디자이너들은 최고급 양모 몇 가지를 사용해 대담하고 특이한 멋을 추구한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촘촘하고 따뜻해 보이는 니트를 이용해 달걀 모양의 스웨터-코트를 만들어 장난스럽고 꾸밈 없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육중한 은색 지퍼를 택한 품목도 있다(3795달러, stellamccartney. com). 말로(Malo)도 차분한 색조, 털이 많은 섬유, 반듯하고 각진 재단으로 비슷하게 장난스러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소재는 모두 캐시미어다(1300~2000달러, malo.it). 소냐 리키엘의 가장 돋보이는 스웨터 한 벌 세트는 빨간색이다. 뜨개질한 나비 매듭과 주름 장식이 특징이다(스커트 905달러, 망토 1558달러, soniarykiel.fr). 가일스 디콘도 올시즌 대담한 스타일을 추구했다. 그의 올리브색 드레스는 허리에서 묶는 스타일로 포켓이 달렸다. 아주 두툼한 뜨개질로 슬리핑백을 입는 느낌이다. 전용 웹사이트는 없지만 닥스(daks. com)의 신임 개발팀장이며 style.com에 가을 컬렉션이 소개됐다. 버버리의 ‘육중한’ 스웨터 드레스는 상대적으로 날렵해 보인다(826달러, uk.burberry.com). 그래도 포근하다.
The Maximalist 이보다 더한 사치는 없다 LOCUS PLETHORE 캐나다의 신형 로커스 플레토레(퀘벡 폭탄이라고도 불린다)는 순전히 탄소섬유로 만들어졌다. 굉음을 내는 8.2짜리 8기통 엔진을 자랑하지만 부속 프레임이 없어 차체가 아주 견고하다. 가격은 무려 31만4000달러나 하지만 운전대를 잡아보려면 내년 여름까지 기다려야 한다.
Down the Drain 배수구 덮개가 예뻐졌다 근사한 타일을 깔고 번쩍이는 유선형 수도꼭지를 달면 욕실이 고급스러워진다. 그러나 몇몇 고급용품 회사는 버리는 물도 반짝이고 화려하게 보이게 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광채를 내는 마개와 하수구 덮개다. 무라노 하우스는 기막히게 아름다운 수제 베네치아풍의 설비를 만든다. 가장 최근에 나온 보석 달린 세면대는 은, 금, 또는 백금을 입힌 고급 받침대 위에 유리를 깔고 에메랄드, 루비, 호박, 자수정 같은 귀금속을 박았다(muranohouse.com). 이 회사는 또 시계 역할도 하는 더 남성적인 배수구 덮개도 선보였다. 워치 웨이스트(Watch Waste)는 눈길을 끌 뿐 아니라 화장실에서도 언제나 시각의 확인이 가능하다. 애리조나에 있는 링커싱크도 흥미로운 장식 배수구 덮개를 다양하게 마련했다. 아름다운 구슬 박힌 조개 모양, 조각한 돌, 심지어 칠보(七寶)세공 덮개도 있다(linkasink.com). 칫솔질 할 때 눈이 즐거워진다.
Luxury Can't Be Taught in Class 명품은 배워도 못 만든다 NICK FOULKES 기자 새 학기를 맞으니 내가 직업교육을 얼마나 불신했는지 기억난다. 물론 의학이나 대형 항공기 조종은 예외다. 그러나 명품만은 직업교육 과목이 되지 않도록 한계를 그어야 한다. 그렇다고 장인더러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내가 걱정하는 건 사람들이 MBA가 만능인 양 떠받들면서 명품 세계에도 갈수록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명품은 교실에서 배우기 힘들다. 진정한 명품을 알아보는 안목은 평생 길러야 한다. 명품의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서 배운다고 생각하면(그리고 세계의 명품 브랜드가 한 무리의 무지한 사업가들 손에 운영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몸에서 기운이 쭉 빠진다. 영국의 고급 나이트클럽 소유주 마크 벌리가 지난 8월 세상을 떠나면서 이런 좌절감이 더 심해졌다. 마크를 친구로 뒀으니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는 40여년 전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나이트클럽 애너벨스를 버클리 광장에 세웠다. 그리고 그후 10여 년마다 메이페어에서 마크스 클럽, 해리스 바, 배스&라켓스, 조지를 하나씩 설립해 나갔다. 문을 연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그만의 특유한 감각이 남아 있다. 삶의 냉혹한 현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하도록 아름답게 꾸며졌다. 마크는 완벽함의 추구를 자신의 삶이자 생활로 만들었다. 그는 명품은 미학과 인간공학의 복잡한 혼합체임을 이해했다. 내가 알기로는 레몬 반쪽을 모슬린 천으로 감싸 레몬을 짤 때 씨가 생선 위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영국에 소개한 사람도 그였다. 백개몬 세트는 그의 상징적인 작품이었다. 에르메스의 의뢰로 만들어진 이 세트는 주사위 굴리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깔개 역할을 하는 태피스트리가 있어 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날카로운 사업가 기질이 숨어 있었다. 1950년대 그는 런던에 에르메스 지점을 냈다. 1950년대 런던에 에르메스 지점을 냈다. 한 시즌에 악어 핸드백이 팔리지 않으면 보관했다가 다음해에 같은 가격에 팔아도 된다는 점이 명품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품질의 지속적인 가치를 구체적으로 정의한 셈이며 진정한 명품과 계절 유행 간의 차이를 설명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다. 이런 이유에서만이라도 그 모든 젊고 열성적인 MBA 학도들에게 마크 벌리의 생애와 작품을 공부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도 관심이 없다면 그가 숨지기 두어 달 전 자신의 클럽들을 1억 파운드에 팔았다는 소식을 알려주면 흥미를 가질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한 그는 MBA 학위가 없었다. [필자는 GQ의 명품 편집자이며 베니티 페어의 객원 편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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