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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하나로 모아야 큰돈 벌어”

“통장 하나로 모아야 큰돈 벌어”

▶ 1961년 영국 출생 1988년 씨티뱅크 입사 2001년 HSBC은행 아태지역 상품개발사업부 대표 2007년 HSBC은행 기업자금관리사업부 대표

잘나가는 글로벌 기업들에는 ‘행복한 고민’이 있다. 각 나라 현지법인의 많은 현금자산을 어떻게 운용해야 본사 입장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이다. 존 로렌스(46) HSBC은행 아시아·태평양지역 기업자금관리사업부(홍콩 소재) 대표에게 그 답을 들을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각국 법인별로 갖고 있는 돈을 일단 통장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그러면 회사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봅시다. 특정 나라의 법인에서 돈이 모자라 현지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국 법인별 회사 돈을 하나로 모으면 그런 대출금을 굳이 쓸 이유가 없지요. 또 모이면 큰돈이 되기에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상품에 맡겨 돈을 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가 든 실례는 더욱 생생하다. “세계 13개 나라에 해외법인을 갖고 있는 유명한 제약사를 들어 볼까요. 매출은 한화로 수조원대인데요, 각국 법인 자금을 하나로 통합한 뒤 매년 200만 달러(약 18억4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200만 달러는 기업 자금관리 비용의 절감, 이자증가 같은 요인에서 발생한 것이다. 또 있다. 매출이 약 59억 달러(약 5조5000억원) 정도 되는 영국의 브리티시 에너지 그룹은 25개 법인에서, 각각 25개 통화로 표기된 법인통장을 사용하다가 통합형 회사통장을 하나 만든 뒤 자금관리 비용을 매년 1억5000만 달러(약 1380억원)씩 줄였다. HSBC은행은 이 같은 통합서비스를 해주는 자사 상품을 ‘글로벌 자금관리 솔루션’이라고 말한다. 말은 복잡한 듯 보여도 속내는 간단하다. 해외법인 통장들을 하나로 통합해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사용하면 각국 법인별 해외계좌를 앉아서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이 경우 글로벌 차원에서 전체 회사 자금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기업 자금흐름의 개선 및 예측도 가능하다. 송금 및 수금 절차의 간소화도 강점이다. “기업 자금관리 및 결제의 중요성도 요즘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결제라고 하면 단순한 돈의 이동만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결제는 그 돈과 관련된 정보가 이동한다는 말과 같지요. 그 돈과 관련된 돈의 성격, 돈의 용도, 손님들에 대한 정보 가치가 같이 옮겨가기 때문입니다.” 결제의 중요성은 또 있다. 실시간 정보다. “요즘은 기업이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고 말하는 그는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게 바로 실시간 결제 정보”라고 설명했다. 결제의 또 다른 중요성은 결제를 통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결제 정보를 통해 기업은 자금흐름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통합형 서비스’는 이미 휴맥스나 GS건설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사용한다”고 소개한 그는 “국내에서도 이 같은 통합서비스를 이용해 효율적인 돈 관리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코리아는 협력업체 300여 곳과 함께 이를 사용해 자금관리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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