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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건강이 곧 아기 건강

엄마 건강이 곧 아기 건강


자궁 환경 나쁘면 아기가 병약한 어른이 될 확률 높다 임신한 여성 대다수는 흡연, 음주, 마약이 아기에게 큰 해를 입힌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이제는 여자들이 자궁 속 태아가 나중에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도록 미리 ‘프로그램’하는 일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새 연구에 따르면 임신부들은 자신의 식습관, 운동, 몸무게 상태를 조절해 태아가 나중에 커서 비만,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에 걸릴 위험성을 줄이는 날이 올지 모른다. 이 연구의 이론적 배경은 비교적 최근에 발표됐으며 또 어느 정도 논란이 있다. 1980년대 후반 영국의 의사이자 의생태학 학자인 데이비드 바커는 체구가 작게 태어난 영국인 실험집단이 심장병 발병률도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각종 연구도 체구가 작게 태어난 사람은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심장질환과 관련 깊은 질병의 발병률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바커는 자궁 안에 있을 때 영양상태가 나쁘면 50년 혹은 그 이후에 질병에 걸리도록 ‘프로그램화’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바커 가설’은 여전히 뜨거운 논쟁을 유발하지만 증거가 속속 등장하면서 점차 인정되는 추세다. 발육시기는 몸속 장기마다 다르다. 임신 기간 중에 너무 적게 먹어서 생기는 문제점은 3기로 나눠지는 임신기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어난 짧지만 혹독했던 기근 사태였던 네덜란드 겨울 기근의 연구에서 한 가지 예시가 제시됐다. 임신 3분기 중 1분기에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한 아기는 나중에 심장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았다. 2분기에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신장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있었다. 마지막 3개월 동안 영양상태가 나쁘면 아이들이 인슐린 조절에 문제가 생겼는데 이는 당뇨병의 전조 증상이다. 최근 연구는 임신 중 음식 과다 섭취의 부정적 효과에 초점을 맞춘다. 임신 중 체중이 과도하게 늘어난 여성의 아기는 출생시 다른 아기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고 아동기에도 과체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국립기형아예방연구(NBDPS)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비만은 아기의 척수, 심장, 팔다리 등의 기형 위험성을 높인다. 임신부의 영양이나 운동상태는 아기의 신진대사를 구성해 장기적 건강에 영향을 준다. ‘신진대사’란 신체가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모든 사항을 일컫는다. 체내 장기는 음식물을 처리하고 이를 이용해 모든 세포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신진대사란 우리를 살아있게 만들어주는 종합 엔진인 셈이다. 엄마의 몸은 여러 면에서 아기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준다. 장기 발육, 식욕의 신호를 뇌에 전달하는 방식, 유전자 활성화, 그리고 심지어 아기의 세포 안에 든 신진대사 화학작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연구에 따르면 자궁 환경은 아기의 신진대사를 종합적으로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혹은 아기가 성장한 이후까지 건강하도록 신진대사를 ‘프로그램화’하기도 한다. 태아 프로그래밍은 아직 낯선 연구분야다. 시간이 한참 지나야만 모든 해답이 얻어진다. 건강 상의 효과는 평생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임신부들에게는 분명한 원칙이 여럿 있다. 첫째, 임신 전에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몸무게가 너무 적거나 너무 많으면 임신 가능성도 낮아지고 임신 중 신진대사에도 문제가 생긴다. 예전에 의사들은 체지방을 비활성 절연체 정도로 여겼지만 이제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신진대사활동을 유지하는 중요한 활성 조직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또 여성은 임신 전에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임신 비타민을 복용해 초기부터 좋은 몸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체중 증가량도 중요하다. 엄마가 임신 중에 체중이 너무 조금 늘면 아기도 체구가 작게 태어날 가능성이 높고, 체중이 너무 많이 늘면 큰 아기를 낳게 되기 쉽다.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두 상황 모두 아기의 신진대사 질병을 유발할지 모른다. 체중 증가는 처음에는 느리게 진행된다. 정상체중 여성의 경우, 처음 3개월 동안에는 900g에서 3.6㎏ 정도가 늘고 일주일에 450g씩 는다. 비만 여성(BMI 지수가 29보다 높은 여성)은 6.8㎏ 이상 늘면 안 된다. 여성은 임신을 한 순간부터 임신성 당뇨병, 자간전증(고혈압) 같은 신진대사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원활한 신진대사를 돕는 음식 선택이 중요하다. 비정백 곡물,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고 설탕이 많은 음식을 피해야 적정한 혈당이 유지된다. 임신을 하면 하루에 약 300칼로리를 더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얼마나 질 높은 열량을 섭취하느냐가 중요하다.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자궁 안에서 특정한 영양소가 부족하면 아기의 미래 건강을 저해한다. 한 가지 극명한 예가 엽산이다. 엽산이 없으면 뇌와 척수가 제대로 발육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연구는 미세하지만 장기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주는 다른 영양소도 밝혀냈다. 여성이 오메가-3 지방산(특히 DHA를 포함한) 보조제를 섭취하면 좋다는 연구보고가 많다. 오메가-3 지방산은 조산을 예방해주고 건강한 뇌의 발육에도 기여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체내 비타민D 보유율이 높은 여성은 아기의 뼈가 더 튼튼하다. 적정량의 비타민D도 장기 기관의 발육에도 필요하다. 여성마다 필요한 영양소가 다른 경우도 있다. 유전적 차이 때문이다. 하지만 임신 전과 임신 중에 매일 임산부 비타민을 복용하면 모든 여성에게 좋다. 하지만 알약이건 물약이건 과자형태건 뭐가 됐든, 보조제는 과일, 야채, 저지방 육류, 비정백 곡류, 그리고 기타 음식에 존재하는 영양소를 대체하지 못한다. 에너지 소비는 먹는 음식만큼 중요하다. 규칙적 운동은 여성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정맥류, 다리 경련, 요통 같은 임신 기간 중의 문제를 방지한다. 하지만 임신부는 격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특히 임신 말기에는 피해야 한다. 이 모두가 까다롭다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사실 엄마와 아기를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생활적 개선사항들은 대부분 간단하다. [워커는 하버드 메디컬스쿨의 소아과 교수이고 험프리스는 과학저술가로 ‘임신 중 건강한 식생활에 관한 하버드 메디컬 스쿨 가이드(The Harvard Medical School Guide to Healthy Eating During Pregnancy)’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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