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것보다 함께하는 게 봉사”
| ▶1946년 출생 1979년 미국 이민 1986년 미 레이니어그룹 사장 현재 미 레이니어그룹 회장, H2O 청소년사랑품앗이운동본부 회장 | |
“지금까지 봉사의 개념은 ‘수혜(受惠)’였습니다.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무언가 나눠준다는 의미였죠.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봉사의 진정한 의미는 그런 게 아니니까요. 진정한 봉사는 ‘함께’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놀이든 운동이든 상관없어요. 예컨대 장애인에게 봉사하고 싶다면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어울려 하나가 되면 된다는 것입니다.” 지난 10월 30일 ‘지구촌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행사를 연 홍성은 에이치투오(H2O) 청소년사랑품앗이운동본부 회장의 봉사관은 독특하다. ‘뭔가를 준다’는 개념보다는 ‘함께한다’는 개념을 중시한다. 그는 “이 행사를 통해 소년소녀 가장과 장애 청소년이 일반인과 하나가 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1회 어울림 골프대회’ ‘백남준 광시곡 관람’ ‘하나 되는 음악회’ 등의 코너가 진행된 이번 행사는 9회를 맞았다. 홍 회장은 “기존 비슷한 행사들과 지구촌 어울림 한마당은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고 말한다. 참가한 소년소녀 가장과 장애 청소년이 관중으로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참가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직접 일반인과 함께 음악회에 나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골프선수로도 활약한다. 그래서 그는 하나가 될 수 있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가 함께했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한 가지 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도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현재 골프장에는 장애인 출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이들은 골프도 칠 수 없을뿐더러 휠체어 등으로 잔디를 죽인다는 게 출입금지 이유죠.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개최한 어울림 골프대회를 통해 장애 청소년도 친구들처럼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었습니다.” H2O 청소년사랑품앗이운동본부는 1998년 조직된 봉사단체다. 홍 회장을 비롯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유수열 문화방송 제작본부장 등 20여 명이 모여 ‘함께’라는 봉사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어느새 10년째를 맞고 있다. 짧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 운동본부의 취지에 동의해 어울림 한마당을 같이 만들어 가는 이가 어느새 2000여 명을 넘어섰다. 초기 멤버로 참여했던 홍 회장은 올 4월 처음 회장 직을 맡았다. 동시에 미국 부동산 개발회사인 레이니어그룹의 회장도 겸하고 있다. 28년 전 성공을 위해 무작정 미국으로 갔던 그가 이제는 남부럽지 않은 기업의 CEO가 된 것이다. 홍 회장은 “이제는 조국을 위해 몸 바칠 시간이 온 것 같다”며 “여러 가지 상처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을 보듬어주고 싶었다”고 활동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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