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terview] 연극정신 하나로 인생을 걸다
[人terview] 연극정신 하나로 인생을 걸다
▶1962년 전남 해남 출생 1999년~현재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 2001년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문화관광부 장관상) 2006년~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학과 겸임교수 2007년~현재 서울연극협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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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안 굶기며 버텨낸 뚝심 ‘저는 투자를 받지 않습니다. 영화처럼 전체 수익을 6대 4, 7대 3으로 나누든지 해야 하는데, 뮤지컬의 경우엔 아직 이런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제작사에 수익이 남는 환경이 아닙니다. 돈을 벌어도 투자자가 대부분을 가져가기 때문에 제작사가 다음 작품을 만들 여력을 갖지 못합니다. 후진양성도 어렵게 되고요. 현재는 제작사가 자생력을 갖기엔 어려운 환경입니다.” ‘맘마미아’도 처음 시작할 때 투자자의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수익의 많은 부분이 투자자에게 갔지만, 이번 공연부터는 투자자 지분이 많지 않아 수익의 대부분이 신시의 것이 된다. 투자자를 아직 한 번도 먼저 청해 만나 본 적이 없다는 박 대표는 “망하면 망하는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불도저처럼 밀어붙여 성공한 작품들이 ‘맘마미아’ ‘시카고’ ‘아이다’ 등이다. 실패도 물론 있다. “작년에 창작 뮤지컬 ‘댄싱 섀도우’를 올렸는데 망했습니다.” 남의 돈으로 한 사업이 아니기에 타격이 컸지만 그는 “직원들과의 약속은 지켰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래도 세상 많이 좋아진 것이죠. 전 32세가 넘어서야 월급이 100만원이 넘었는데요. 요즘엔 계약서에 도장 찍고 일을 시작하지 않습니까? 어려울 때도, 계약서대로 직원들 굶기지 않으며 오늘까지 버텨왔습니다.” 신시 직원들이 박 대표를 따르는 것은 이러한 신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믿음이 바탕이 된 조직력이 신시의 가장 큰 힘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도 1982년 배우로 연극에 첫 입문해 그 후 고(故) 김상열 선생의 극단 신시에서 연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혀 10여 년간 조연출, 무대감독을 거쳐왔다. 최근 신시에는 뮤지컬 전용극장인 샤롯데에 ‘맘마미아’를 올리는 호재가 있었다. 대형 뮤지컬 공연장을 잡지 못해 발을 구르는 다른 제작사에 비해 운이 좋은 편이다. 장기공연은 관객에겐 좀 더 저렴한 표를, 제작사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다. 규모의 경제와 같은 원리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까지 뮤지컬 전용극장이 2개에 불과하다. “지금은 누구나 극장이 ‘갑’이라고 말하지만, 뮤지컬 극장이 늘어나고 극장이 자기 극장에 맞는 콘텐트를 요구하게 되면 콘텐트를 가진 제작사가 힘을 갖게 되죠.” 잠실 샤롯데씨어터,종로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 이어 2011년까지 서울에 7개의 뮤지컬 전용관이 생길 예정이다. 박 대표는 “잠실 롯데백화점도 40~50대 여성 관객층이 반가울 것”이라고 말했다. 돈도 극장도 없이 시작했지만 그는 불도저처럼 한국 뮤지컬의 역사를 지난 10년간 숨가쁘게 써왔다. 신시의 보유 콘텐트를 올릴 전용관을 세우는 것은 어떨까? “극장 세우는 일이 시골에 초가집 짓는 것입니까?” 그가 고개를 저었다. “세계적인 작품보다도 먼저 아시아에서 사랑 받는 작품부터 만들고 싶습니다. 일단 실패한 ‘댄싱 섀도우’도 2~3년 후에 다시 올리고요. ‘맘마미아’로 번 돈, 우리 창작 뮤지컬 만드는 데 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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