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동차 인테리어 원조”
“우리가 자동차 인테리어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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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세계시장을 공략하자면 FTA는 불가피하고, 경쟁력이 없으면 도산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 얘기는 관세 인하를 자랑하고 있을 게 아니라, 부품전문업체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대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을 먼저 마련하는 일이 급하게 됐다고 그런 걱정부터 해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게 현장에서 부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는 거 아닙니까? 어차피 모든 부품을 완성차 메이커에서 전부 다 할 수는 없는 것이고, 부품 협력업체들과 공생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완성차 메이커에서 부품업체를 지원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 지원은 어떤 형태가 돼야 한다는 겁니까? “지원이라는 게 꼭 물질적인 지원이라기보다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얘깁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에서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나왔다 하면 그것을 1차 협력업체에 줄 때 개발자금은 지원해주지 않더라도 인센티브는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령 어떤 부품을 개발하도록 1차 벤더에 오더를 했을 경우, 그 협력회사가 기술을 제품으로 완성할 수 있을 때까지 같이 팀을 만든다든지, 자금이 열악하고 어려운 업체라면 어음을 단축해준다든지, 현금을 준다든지, 기업구조상 그럴 수 없다면 정부에서 각종 지원 명목이 있으니까 그걸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든지,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요. 무엇보다 개발했을 때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납품이 되도록 보장해줘야 하는 겁니다. 그런 인센티브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죠.” 이 부분에 있어서는 완성차 메이커보다 오히려 1차 벤더들이 2차, 3차 벤더들에게 휘두르는 횡포가 더 심하다는 게 현장의 소리였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전 소장이 지속적인 납품이 가능하도록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한일이화의 계열사면서 역시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사인 N사는 자신들의 협력사인 2차 벤더에게 R부품 개발을 의뢰해 생산까지 해놓고 어느 날 갑자기 명확한 이유도 제시하지 않은 채 개발했던 2차 벤더의 부품을 끊고 SQ인증도 받지 못한 자격미달 협력사의 납품을 받아 물의를 빚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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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와 특허 문제 충돌 “매년 지역별로도 묶고 부품별로도 묶어서 계속 세미나를 하고, 가령 A협력회사가 잘하고 있으면 그걸 수평정리라고 그러는데, 다른 협력회사를 모아 그 라인을 보고 피부로 느끼도록 해서 스스로 품질향상 노력을 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걸 분기별로, 수시로, 필요한 아이템이 있으면 기능별로 한 달에 몇 번 개최할 때도 있어요. 말씀 드렸지만 1차 벤더들에게는 5스타 제도를 도입했고 완성차 업체가 2차 협력업체까지 직접 관리하게 되면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부당 경영간섭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1차 벤더로 하여금 2차 벤더를 관리하도록 엄격한 품질 수준을 정해 SQ제도까지 마련한 겁니다. 그건 우리 연구소와 품질관리본부에서 정해놓은 기준과 수준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SQ인증을 받지 않으면 아예 납품이 불가능하게 되는 거지요. 회장님의 철학이 뭔지 아시잖아요. 우리 차를 타는 고객에게 어떻게 하면 행복감, 편리함을 더해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겠느냐, 거기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계시잖아요. 그래가지고 10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조롱거리가 됐던 품질을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도록 한 것 아닙니까. 이건 의지, 집념, 실천력, 추진력이 없으면 절대 될 수가 없습니다. 해외공장에 출장 가더라도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들, 처음 나가는 업체들을 반드시 방문하는 스케줄을 짜라고 지시하시거든요? 이런 걸 인식하지 못하고 만에 하나 간단히 여길 수 있는 부품이다 해서 허튼 생각을 하거나 무자격업체의 부품을 납품 받는다? 아마 알게 되는 그날로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한일이화는 규모가 제법 크다고 할 수 있는 20여 개의 2차 협력업체를 두고 있지만 철저한 지도와 관리를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전 소장은 부품 전문업체의 성장을 위해서는 특허 문제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조심스런 견해를 밝혔다. “특허를 내면 완성차 업체에서는 공동 특허를 하자고 그럽니다. 우리가 단독 특허를 얻게 되면 어느 메이커든 다 거래할 수 있으니까 완성차 업체는 독점적으로 자기들만 납품 받기를 원하니까 그런 요구를 하지요. 일면 이해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그만큼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되고, 그거 하나 잘하면 새로운 사업이 될 수 있는 거니까 공동 특허를 반대하지요. 그래서 엄청 부딪치고 있는 부분인데, 사실 우리가 단독 특허를 가졌다 해도 가령 현대차와 기아차 외에 납품을 하겠습니까. 현대로 인해 한일이화가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리 회장님(유희춘) 말씀도 똑같습니다. 무조건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고가 돼야 하고 그 다음에 다른 메이커 생각해야 한다고 말이죠. 그런데도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불안하게 생각하니 이게 풀어야 할 과제예요. 우리가 현재 260건 특허가 등록됐고 450건 정도가 추론 중인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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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특허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비와 투자가 있어야 하는데, 특허품이 들어가는 부품으로 현대나 기아차에 납품한 차종이 있습니까? “현대차 신차에는 있지만 기아차는 한 차종도 없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신차를 전부 경쟁입찰시키거든요. 그러면 품질이나 기술력을 보지 않고 가격만 싼 데 주겠다 하니까 우리는 섭섭하더라도 안 되는 겁니다. 우리는 분명히 경쟁회사하고 품질이 다르고 연구 개발하는 시설과 기술력이 다른데 가격만 내세우니까 할 수가 없죠. 그런데 다행히 현대차에는 입찰이 심의입찰과 경쟁입찰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심의입찰은 기술력 몇 점, 품질 몇 점, 원가와 제품가 몇 점, 이런 룰이 있어요. 그리고 경쟁입찰은 무조건 싼 데 주는 거고요. 그래서 저희가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가진 도어트림 같은 경우엔 지금까지 전부 심의입찰이어서 다 따냈어요. 근데 2006년과 2007년 경우에는 해외에서 가격 경쟁이 안 되고 원화가 계속 상승하고 달러가 내려가고 이러니까 일본차들하고 경쟁해야 되는 입장이다 보니 주로 기아 차종은 경쟁입찰을 했습니다. 그러니 뭐 한 대도 못 받았죠. 그 대신 2007년 하반기에 현대차 세 가지 차종은 심의입찰을 해서 3개 차종 모두 먹었습니다.” 그렇다면 기아차 품질은 어떻게 된다는 것인지 물어보지 않았지만 여하튼 한일이화는 도어트림과 인테리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최근 성공한 신개발품은 단연 돋보이는 소재로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었다고 했다. “앞으로는 친환경이 가장 큰 대세입니다. 인테리어 기술 동향을 보면 친환경적인 것, 둘째는 고감성, 그 다음에 친안전이어야 돼요. 안전이라고 하면 사고 났을 때 안전하다는 것부터 가스가 나오지 않는 것까지 다 포함하는 거죠. 그게 친환경 헤드라이닝 소재인데, 어떤 경우에도 일체의 유해가스가 나오지 않습니다. 주로 천장을 인테리어 할 때 들어가죠. 2008년 1월부터 중국에서 생산되는 ‘투산’에 처음 투입됩니다. 한일이화 중국 공장에서 만듭니다. 모든 테스트를 다 통과했어요. 현재 국내에서 차체 천장에 사용하는 소재는 스파이더가 들어갑니다. 스파이더가 유해물질 아닙니까? 사실 인체에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만 저희가 개발한 신소재 특허품은 철저하고 까다로운 테스트를 전부 통과할 정도로 무해하고요, 안전 테스트도 차가 전복했을 때 커튼 에어백이라고 해서 천장에 있다가 사고가 나면 0.05초 내에 쫙 펴져야 되는데 통과됐고, -40도에서 +90도까지 테스트 하는 환경 테스트도 전부 통과했어요. 그러면서 가격은 지금 소재보다 10% 다운되니까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 소재를 왜 국내 생산차에는 적용하지 않습니까? “현대자동차에서는 아주 좋아하고 있습니다. 일단 중국에서 적용해보고 반응을 보자는 건데, 자동차는 어느 메이커나 이상한 고질병 같은 게 있어요. 품질은 일단 뒤로하고 가격이 싼 걸 투입했다고 하면 저가차량으로, 고급차가 아닌 것처럼 인식한단 말입니다. 이게 아주 깊은 고질병인데 뒤늦게 성능이나 안전도가 뛰어나다는 게 입증되면 그때는 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모른 척 넘어가면서 서로 납품해달라고 그러거든요? 자동차가 그런 겁니다. 환장하지요.”
-한일이화라고 하면 도어트림이 독보적이라고 들었는데 내부 인테리어까지 경쟁력을 가지고 있군요? “도어트림 같은 경우엔 현대자동차에 100% 독점 공급을 하고요, 기아자동차도 4개 차종을 저희가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72년에 설립해 인테리어는 원조입니다. 35년 동안 해오고 있으니까요. 공장을 견학하러 온 사람들은 마치 화장품 회사하고 섬유개발회사에 온 것 같다고 그럽니다. 오감의 본질을 파 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서 전 소장은 공개되지 않은 사실 하나를 귀띔했다. 일본에는 내장 인테리어 업체 중에 가사히공업이라는 가장 큰 회사가 있다. 물론 르노닛산, 혼다, 도요타 같은 대메이커에 인테리어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세계적인 회사다. 바로 그러한 가사히가 인도의 르노닛산 공장에서 생산되는 두 개의 신차종 30만 대에 인테리어를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모든 생산과 납품을 한일이화에 발주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2007년 11월에 체결됐고 올해부터 납품이 시작된다는 얘기였다. 한일이화의 국제경쟁력은 이러한 결과가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끝>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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