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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PEOPLE] “한국 수입차 시장 1위 목표”

[PEOPLE & PEOPLE] “한국 수입차 시장 1위 목표”

▶이마즈 히데토시 닛산 부사장

닛산(日産) 자동차가 올해 9월 한국에 진출한다. 닛산은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목표로 정했다. 생산·품질 및 유럽을 총괄하는 이마즈 히데토시(今津英敏·59) 부사장을 도쿄 긴자(銀座)의 닛산 본사에서 만나 한국 공략 전략 등을 들었다.
일본 2위이자 세계 7위인 닛산자동차가 올해 9월 한국에 진출한다. 닛산은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목표로 정했다. 2,000만~5,000만원대 대중차로 중저가 수입차와 중대형 국산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입 차종은 현대차 투싼과 비슷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로그, 미국에서 쏘나타와 경쟁하는 알티마, 베라크루즈급 고급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무라노 세 차종이다. 로그, 무라노는 일본 규슈(九州) 공장에서, 알티마는 미국 캔턴 공장에서 생산한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2005년 상반기 한국에 진출해 지난해에만 3,004대(점유율 5.6%)를 판매해 전년 대비 75% 신장했다. 올해는 3,500대를 팔아 수입차 시장 5위가 목표다. 닛산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361만 대를 팔아 현대·기아차(396만 대)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0조6,000억엔(약 90조원), 영업이익은 7,100억엔(약 6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닛산의 한국 진출을 앞두고 생산·품질 및 유럽을 총괄하는 이마즈 히데토시 부사장을 도쿄 긴자의 닛산 본사에서 만났다(인터뷰에는 요코하마 국립대의 조두섭 교수가 패널로 참가했다). 그는 규슈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72년 닛산에 입사했다. 줄곧 규슈 공장에서 생산을 담당하다 99년 영국 공장 임원을 지냈다. 지난해에 생산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한 생산 전문가다. 현재 르노·닛산 공동 회장인 카를로스 곤 다음으로 ‘넘버 2’다. 그는 한국 진출 목표에 대해 “당분간 몇 대를 파는 것보다는 고객 만족과 서비스에 중점을 두겠다. 궁극적으로 2015년 수입차 시장의 10%가 목표”라고 했다. 스포티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국산 중대형차가 타깃이다.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 5만 대(5만3,390대)를 처음 돌파했고 2015년에는 1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7% 이상 점유율을 목표로 하는 인피니티 브랜드를 합칠 경우 점유율 17%로 사실상 수입차 시장 1위가 목표인 셈이다. 지난해에는 BMW가 14.3%를 점유해 1위를 했다. 닛산은 도요타 못지않게 현장과 생산기술이 강한 회사로 유명하다. 현장에서의 가이젠(改善)도 뛰어나다. “90년대 닛산이 어려웠을 때도 현장과 생산 기술은 일본에서 최고였다. 특히 작업자와 엔지니어들의 의사 소통이 원활해 문제점을 수정한 뒤 이를 현장에 전파하는 속도가 일본 자동차업체가 가운데 가장 빠르다. 이런 점에서 도요타의 가이젠과는 다르다.” 그는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철판 작업을 하는 프레스 작업용 장갑은 하루만 사용해도 금방 구멍이 나 못 쓰게 된다. 어떤 부분이 빨리 닳아 없어지는지 조사했고 엄지와 검지를 연결하는 부위가 문제인 것을 찾아내 이 부분을 견고하게 해 수억 원을 절감했다. 도장 공정은 먼지와의 싸움이다. 공정을 세분화해 먼지가 어느 라인에서 발생하는지 찾아낸 뒤 먼지를 줄이는 개선 작업으로 도장 균일화뿐 아니라 생산성을 대폭 개선했다.” 90년대 일본 자동차 시장에선 ‘기술의 닛산, 판매의 도요타’란 말이 유명했다. 닛산차가 도요타보다 기술력은 좋았지만 판매가 영 신통치 않았던 것을 빗댄 얘기다. 90년대 후반 적자를 낼 때 닛산 경영진에선 “소비자가 닛산차의 성능을 몰라준다. 이런 (무식한) 소비자를 교육하자”라는 주장도 나왔다.
“과거 생산과 판매의 의사 소통이 시원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영업 전 부문의 종사자들이 관할 공장을 견학하고 고객의 요구사항이나 경쟁차의 장점 등을 듣고 개선하고 있다. 이때 판매 부문도 생산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고객에게 닛산의 기술을 이해시키는 데 전력한다. 톱-다운 의사결정 위주에서 수평 의사소통(크로스 함수)이 활발해진 결과다. 지난달에는 성인이 된 딸에게 스카이라인 쿠페(인피니티 G37)를 선물하는 아버지를 공장에 초대해 딸에게 전하는 ‘아버지의 당부’를 새기도록 했다. 이런 것들이 고객 중심주의로 개선된 점이다.” 2002년 생산 시스템도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동기(同期) 생산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차량 모델이 급증하는 데 따른 고객 요구를 바로 반영하고 비용을 줄이자는 시스템이다. “고객의 주문과 동시에 차량이 생산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예전에 판매를 예상하고 생산을 했던 ‘푸시 방식’과 다르다. 주문 정보가 입력되면 부품회사가 공장에 납품을 하고 조립 라인에는 고객의 이름을 새긴 차량이 타게 된다. 한국의 ‘홍길동’ 고객이 주문한 차량 역시 그 순간부터 규슈 공장에서 생산된다. 납품까지 10~20일이 걸린다. 동기 생산방식은 무재고뿐 아니라 부품 물류를 총괄하는 시스템으로 생산성이 20% 이상 향상됐다.” 동기 생산방식은 이론적으로는 완벽하다. 문제는 적용이다. 부품회사가 적기에 공급을 해야 하고 조립 라인 작업자는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다품종 생산에 숙련돼야 한다. “인피니티 같은 고급차는 100% 동기 생산으로, 마치·티다(현대차의 베르나급) 같은 소형차는 60% 정도 동기 생산을 한다. 일본 공장 작업자들은 여러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혼류(混流) 생산에 숙련돼 있다. 현재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공장에 접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르노도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는 르노와 제휴(2000년)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생산 기술은 닛산이 월등히 앞서 있어 르노에 배울 것이 별로 없다고 평가한다. “품질이나 조립 수준은 닛산이 앞서 있지만 르노는 작업자가 부상 없이 조립할 수 있게 하는 인체 공학(Ergonomics)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일 년간 르노의 전문가가 닛산 공장에 와서 집중 지도했다. 예를 들면 야구의 스트라이크 존처럼 작업자의 행동 반경을 설정한 것이다. 근육이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작업 환경을 만들어 부상을 방지했다. 현재 닛산의 전 공장에 작업자 스트라이크 존을 만들어 생산성이 10% 이상 증가했다. 근골격증 부상도 현저히 줄었다. 일본 업체들은 르노에 비하면 작업 환경 개선에는 소극적이었다고 본다. 생산하기 쉽도록 설계한다는 점에서도 르노의 기술은 뛰어나다. 전체적으로 일본 업체는 90년대에 소비자가 이용하지 않는 기능까지 집어 넣는 과잉 설계를 해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닛산의 기술이 원천인 르노삼성차는 한국의 품질조사에서 줄곧 수위를 달리고 있다. 2005년부터는 르노삼성 부산 공장에서 제작한 SM3에 닛산 마크를 달아 러시아에 수출한다. 품질이 좋아 매년 200% 이상 생산이 급신장하고 있다. “삼성차는 95년 전 작업자를 규슈 공장에 보내 한 달 이상 생산·품질 교육을 받게 했다. 기본적으로 닛산의 생산공정과 흡사하다. 한국 작업자의 개선 의식도 뛰어나다. 여기에 르노의 생산기술이 접목돼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내고 있다.” 닛산은 최근 글로벌화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인도 20만 대, 러시아 10만 대 등 신흥시장의 생산 기지를 발표했다. 문제는 해외 공장의 생산기술 관리다. 일본과 같은 품질과 생산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그는 두 가지 요소를 꼽았다. “신차 품질은 2005년 도쿄 부근 가나가와(神奈川) 현에 지은 GPEC이 핵심이다. 신차 조립과 똑같은 시제작(파일럿) 라인을 만들어 해외 엔지니어와 근로자를 교육했더니 신차 품질이 현격히 좋아졌다. 중국 공장은 닛산의 전체 해외 공장 가운데 가장 품질과 생산성이 좋다. 일본의 동기 생산방식 전파를 위해서는 지난해 요코하마 부근에 완공한 GTC에서 해외 근로자를 집중적으로 훈련시킨다. 인피니티 등 고급차를 생산하는 도치기 공장은 품질에 최우선을, 저렴한 소형차를 생산하는 오파마 공장은 비용 절감에 목표를 두는 등 공장의 특성에 맞게 글로벌 톱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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