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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순의 CEO와 디자인] “맛과 디자인 코드를 맞춰봐”

[이경순의 CEO와 디자인] “맛과 디자인 코드를 맞춰봐”

“자인은 외식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입니다.” 박동호(52) CJ푸드빌 사장의 경영철학에는 ‘디자인’이 중심에 있다. 외식산업과 디자인. 뭔가 엇박자일 듯싶다. 물론 인테리어가 중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먹는 장사는 누가 뭐래도 ‘맛’ 아닐까? 그럼에도 박 사장은 외식산업의 핵심을 ‘디자인’으로 재해석한다. “디자인이 겉모양만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며 “신제품의 이노베이션과 창의적 아이디어, 감성을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것이 곧 디자인”이라고 해석한다. 디자인과 관련된 ‘내공’이 만만치 않다. “감성이란 오감으로 파악되지 않습니다. 디자인은 소비자를 관찰해 나온 이 감성을 오감이 감지할 수 있도록 형상화하는 작업입니다. 이 분야에서 색채, 형태, 소리, 맛 등은 ‘도구’가 되지요. 특히 푸드 비즈니스는 오감 경영으로, 고객지향의 아이디어를 철저히 실현하는 창조와 실천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국내 외식산업의 시작은 1980년대 중반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1985년 맥도널드나 피자헛, 코코스 등 대형 외식산업이 대거 들어왔다. 외식 전문가들은 90년대 전반을 패밀리 레스토랑 도입기, 후반을 전성기로 본다. 그리고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를 맞은 2000년대 이후를 ‘다양화 시대’로 구분한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시푸드 뷔페가 각광을 받고 있다. CJ푸드빌이 ‘제일제당 외식사업부’라는 이름으로 외식산업에 뛰어든 것은 1994년. 미국형 퓨전 레스토랑 스카이락이 시작이었다. 이후 CJ푸드빌은 국내 외식산업의 ‘교과서’가 됐다. 97년에는 독자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와 베이커리 뚜레쥬르를 개점해 성공신화를 일궜고, 2002년에는 커피 베이커리 하우스 투썸플레이스를 런칭해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냈다. 2005년 이후 외식산업은 더욱 박차를 가해 수십 개의 브랜드를 연속적으로 출시했다. 시젠, 애프터더레인, 한쿡, 카페소반, 엔그릴, 스위트리, 방콕9, 씨푸드오션, 콜드스톤크리머리, 차이나팩토리, 피셔스마켓, 더플레이스 등 CJ푸드빌이 보유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수십 개나 된다. 이 중 CJ푸드빌이 특히 내세우는 브랜드는 두 개. 명실공히 토종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성공해 전국 80개 매장에 연 고객 100만 명을 돌파한 빕스와 전국 800여 개 점포가 운영 중인 뚜레쥬르가 그들이다. 향후 힘을 쏟을 브랜드로 박 사장은 투썸플레이스를 꼽는다.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냈다는 것 자체가 자랑거리다. 투썸플레이스는 ‘카페’라는 컨셉트로 편안함을 준다. 박 사장은 “소비자의 복합적인 니즈를 제공하는 투썸플레이스는 편안하고 안락한 장소로, 고객은 스타벅스에 목매는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세계 진출을 꾀하고 있는 투썸플레이스는 2050년이면 뉴욕이나 도쿄, 파리,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에 1000개 체인이 운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고객감동’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그의 말에서 국내 외식산업의 미래를 볼 수 있다. “오랫동안 서비스 사업을 하면서 한 50년 된 일본 식당의 노 창업자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그분은 ‘고객 입장에서 어떤 것이 고객을 기쁘게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하며, 마음으로 제공하는 음식과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감동받을 얘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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