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브랜드 팔아 1088억 번다
나비 브랜드 팔아 1088억 번다
5만5000 대 6만700. 나비축제와 엑스포가 한창인 전남 함평군을 찾았을 때 군 관계자들이 자랑스럽게 내놓은 수치다. 5월 5일 어린이날 엑스포장 방문객이 6만700명으로 국내 최고 테마 파크 에버랜드 방문객 5만5000명을 눌렀다는 것이다. 함평군에 이 수치는 상징성이 크다. 나비축제 10년. 이제 함평은 더 이상 전라남도 한 귀퉁이에 있는 이름 모를 농촌이 아닌 ‘국내 최고’의 테마 파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석형 군수는 “함평의 미래는 누구도 의심할 수 없게 됐다”며 10년 나비축제를 평가했다. 지난 10년 동안 함평 나비축제가 일군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1999년 1회 축제 때 축제장은 비닐하우스로 만든 나비부화장 660㎡를 포함해 16만㎡ 규모였다. 이번 10회 축제 및 엑스포장 규모는 무려 109만㎡. 7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번 축제·엑스포에 투입된 자금은 1회 때 2억5000만원의 150배에 달하는 350억원에 이른다. 행사 기간도 대폭 늘었다. 짧게는 5일, 길어야 10일이었던 게 이번에는 4월 17일부터 6월 1일로 한 달 반 동안 진행되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한 성과도 놀랍다. 4만3000명 남짓한 인구, 그것도 22%가 65세 이상인 함평군에 지난 9년 동안 찾아온 관광객이 무려 1120만 명에 이른다. 나비축제는 함평을 위한 그야말로 ‘대박’ 상품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첫해부터 그 조짐이 보였다. 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5일 동안 60만 명의 관광객이 온 것이다. “군내 주유소의 휘발유가 다 떨어졌다”는 얘기는 1회 축제의 전설이 됐다. 10회 축제의 현장은 함평군의 10년 경험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가 첫째다. 매회 프로그램 평가를 통해 인기 있는 것은 유지하고 인기가 없는 것은 뺀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 결과 미꾸라지 잡기나 전통놀이 등 체험 프로그램은 10년째 이어져 왔고 이번 행사에 새로 추가된 잠사학술대회는 축제에 ‘학술’의 영역을 보탰다는 의미를 갖는다. 물론 이번 축제는 단순히 축제에서 끝나지 않고 세계엑스포를 함께 연다는 것이 가장 큰 특색이다. 세계엑스포는 말 그대로 세계적인 차원에서 축제를 이끈다는 취지다. ‘축제의 세계화’를 강조하는 조직위원회 측은 두 가지 행사를 상징으로 제시한다. 첫째가 세계곤충학술대회로 세계 8개국에서 12명의 석학이 대한민국의 외진 지역 함평을 찾았다. 지구환경을 주제로 한 에코디자인 전시회 역시 15개국에서 75명의 예술가가 참여했다.
인터뷰 이석형 군수 | ||
“함평을 곤충산업 클러스터로 만들 것”
-이번 엑스포의 의의를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9년 동안 나비축제는 체험학습장을 운영하거나 애완 곤충을 키우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엑스포는 나비와 곤충의 산업화와 세계화를 이룬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함평이 이 블루오션을 선점한 만큼 나비·곤충 연구의 메카가 되는 것이지요.” -나비·곤충의 산업화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나비와 곤충을 연구해 유용한 물질을 뽑아내 산업화하는 것입니다. 이미 전국의 젊은 석학들이 우리 클러스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남대나 원광대 연구진들이 만든 1차 보고서가 있는데요, 나비인공 사료가 개발됐고요, 염색체 지도가 나오는 등 진도가 상당히 나가 있습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세계 석학들의 관심도 커졌지요.” -그동안 함평을 세계적인 도시로 키웠습니다. 비결을 말씀해 주시지요. “특별한 게 뭐 있겠습니까만, 주식회사 함평의 CEO로 생각했다는 것이 중요했지요. 주식회사 함평의 CEO는 모든 사람을 고객으로 생각합니다. 군민도 고객이요, 관광객도 고객이지요. 그들에게 어떻게 감동을 줄까 고민했습니다. 그 생각이 함평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봅니다.” -향후 축제와 엑스포는 어떻게 운영하실 계획입니까? “군민의 자긍심인 만큼 더 진화·발전돼야겠지요.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창조도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함평만이 갖는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매력적입니다. 이 브랜드를 활용해 친환경 농업을 발전시키고 농외소득 창출의 원동력이 돼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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