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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들으면 최고급 컨설팅 받는 느낌!”

“강의 들으면 최고급 컨설팅 받는 느낌!”

와튼 출신들에게 ‘와튼을 졸업해서 가장 좋은 점’을 물으면 반드시 나오는 대답이 있다. 뉴욕, 런던, 홍콩, 프랑크푸르트 등 세계 경제 중심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와튼 동문들 간의 네트워크다. 졸업 후에도 다양한 동문회와 행사를 통해 서로 연락해 최신 경영 정보를 공유하며 와튼의 힘을 키워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대학원평가에서 항상 1, 2위를 달리는 이유도 동문의 힘에서 나온다. 경영 최전선에서 최고경영자로 일하는 동문들이 학교를 찾아가 함께 연구하며 답을 찾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와튼은 경영대학원으로서는 최대 규모인 250명의 교수진, 200개 이상의 과목, 18개의 전공을 운영할 수 있다. 이런 와튼스쿨이 한국능률협회(KMA)와 손잡고 국내에서 최고 수준의 강의를 하고 있다. 와튼 최고경영자 과정을 한국에 유치해 온 박내회 숙명여대 호스피탈리티 경영전문대학장은 “와튼-KMA 과정을 통해 최신 경영 정보와 이론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최고로 알려져 있는 와튼 네트워크에 들어갈 수 있다”며 프로그램을 추천했다.
“오늘 강의의 주제는 소비자 행동, 시장 세분화, 그리고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입니다.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7월 17 일 오후 2시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의 데이비드 벨 마케팅학과 교수가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날 강의에는 김용선 신동아건설 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송필호 중앙일보 대표, 이강호 한국그런포스펌프 대표, 조영호 군인공제회 이사장, 천세전 세중나모여행 부사장 등 50명이 참석했다. 국내에서 접할 기회가 드문 미국 명문대 교수의 강연은 ‘와튼-KMA 최고경영자 과정’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이뤄졌다. 와튼-KMA 최고경영자 과정은 KMA가 와튼스쿨과 함께 3년 전부터 시작했다. 아시아로 영향력을 확대하기를 원한 와튼스쿨과, 한국의 경영자들에게 최신 경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KMA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4개월 동안 10번의 강의와 5번의 오찬으로 이뤄진다. 한번의 강의는 장장 7시간 동안 진행된다. 주로 평일 오후 2시부터 저녁 9시까지다. 이날 강의는 제5기 과정의 마지막 수업이었다. 벨 교수는 제너럴 모터스(GM)의 자동차 브랜드 올스모빌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이유, 청소기 제조 업체 후버의 영국 시장 진출 전략, 평범한 감자칩 제조업체 P&G가 마케팅 전략을 잘 구사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과정 등을 사례로 들며 강의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갔다. ‘수강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꼼꼼하게 필기를 하며 강의에 집중했다. 벨 교수가 영어로 강의하는 동안 이화여대 동시통역 대학원의 이연향·배유정 교수의 매끄러운 통역이 동시에 진행됐다. 강의가 끝나자 조영호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와튼 교수들의 수준이 높다 보니 강의를 한번 들으면 마치 최고급 컨설팅을 한 번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흡족해 했다. 와튼-KMA 최고경영자 과정은 인적 자원 관리, CEO의 전략적 시각, CEO 리더십과 변화 관리, 주주가치 경영, 기업 지배구조 등 모두 12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수업은 강의, 토론과 사례 연구, 컴퓨터 시뮬레이션, 그룹 프로젝트 추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요 기업의 최고 경영진,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광역자치단체장 등을 대상으로 와튼스쿨 교수진이 한국을 방문해 강의한다. 4개월간의 교육 과정을 마치면 미국 펜실베이니아 현지에서 수료식이 개최된다. 이번 5회 수료 예정자들은 8월 19일부터 24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수료자들에겐 수료증과 함께 와튼스쿨 최고경영자 과정 동문 활동 자격과 와튼 동창회 포럼 참가 자격 등이 주어진다. 지금까지 이 과정을 수료한 사람은 모두 220여 명이다. 신영철 한국능률협회 회장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최신 경영 이론은 물론 글로벌 기업의 실제 컨설팅 사례를 접할 수 있어 기업의 성장과 혁신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와튼-KMA 최고경영자 과정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KMA 경영자교육본부의 선유철 본부장(02-3786-0140)에게 하면 된다.


인터뷰 벨 교수가 한국 기업에 주는 조언


‘기술과 디자인’에 승부 걸어라
데이비드 벨 와튼스쿨 교수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의 마케팅 실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10년 전만 해도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던 업체들이 지금은 제품 이미지와 특징에 중점을 두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란다. “삼성과 LG는 휴대전화와 TV, DVD 등 가전제품 분야에서 기술을 선도한다는 인상을 줍니다. 마케팅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보면 정말 대단한 성과입니다. 20년 전에는 삼성이 어떤 회사인 줄도 몰랐지만 지금 저희 집에 삼성 TV가 있을 정도니까요.” 벨 교수는 미국 시장에 자리 잡은 한국 기업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디자인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정보기술(IT), 특히 유·무선 인터넷 활용 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여기에 디자인도 뛰어납니다. 이런 장점은 앞으로도 반드시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벨 교수는 이미 가지고 있는 장점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제가 태어난 뉴질랜드에서라면 식품과 관련된 상품을 만들겠습니다. 뉴질랜드는 청정한 자연과 농업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삼성 TV를 보고 있지만 벨 교수가 가장 인정하는 브랜드는 삼성이 아니라 애플이다. 애플이 마케팅 전략도 뛰어나지만 고객과 상품 사이에 감정적인 연결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때문이다. “애플 i포드의 기능이 경쟁 제품과 비슷해도 이 제품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i포드를 사용하는 게 더 기분이 좋아서죠. 애플은 이렇게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중요한 뭔가를 만들어 냅니다. 색, 디자인, 브랜드의 성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지요. 한국 기업들이 최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신버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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