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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향후 5년간 걸림돌 없다”

“현대차 향후 5년간 걸림돌 없다”

뉴스위크 한국판은 국내 자동차업종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향후 5년까지 현대·기아차가 세계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갈 수 있는지”를 물었다. 5년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기보다는 그 정도 기간이면 중단기적 트렌드를 짚어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현대·기아차의 성장잠재력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전체 10명의 애널리스트 가운데 9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고유가 시대 현대·기아차 중소형차의 경쟁력을 높이 산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중소형차의 경쟁력 외에도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우선 많은 애널리스트가 현대·기아차의 성장 잠재성을 주목했다. NH투자증권의 안상준 애널리스트는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장속도보다 현대·기아차의 성장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는 점을 들어 “당분간 점유율이 올라간다”고 내다봤다. 현대·기아차의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점유율도 이점이다. 현대증권 조수홍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는 시장 점유율이 큰 회사도 아니고, 품질도 개선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비전을 갖는다”고 평가했다. 차의 성능과 효용에 비해 소비자의 인식이 낮은 점도 성장의 플러스 요인이라는 뜻이다. 현대차가 과거 국내시장에서 보여준 생명력도 한몫했다. 한화증권 용대인 애널리스트는 “사실 자국 통화가 강세일 때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사례는 희박한데 도요타와 혼다가 그랬고, 한국의 현대·기아차가 그랬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기술개발이 빠를 뿐만 아니라 신차 개발 기간도 40개월에서 24개월로 줄인 점을 높이 샀다. 그는 “지금도 양과 질에서 성장이 같이 간다. 대단하다”고 말했다. 향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수요 양극화뿐 아니라 공급 양극화 추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수요 양극화란 고유가시대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줄고, 소형차가 늘어나는 걸 말한다. 공급 양극화란 업체별 경쟁력 격차가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GM, 포드, 크라이슬러와 같이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려온 자동차 업체들은 투자 여력이 없어 새로운 모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렵다. 반면 현대·기아차나 도요타 같은 흑자 메이커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차 모델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잘나가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 성장동력 격차는 점점 벌어진다는 게 삼성증권 한금희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미국의 빅3가 부도를 안 내고 버틴다 해도 시장 경쟁력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받게 돼 이들이 가진 해외시장이 최소 5년간 현대·기아차 등에 넘어오게 될 것이다.” 현대·기아차에 5년 후는 글로벌 생산기지 건설이 마무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2011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완공되고, 입지가 거의 확정된 브라질 생산기지에서도 완성차가 쏟아져 나온다. 선진시장, 신흥시장 안 가리고 전방위 공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SK증권 김용수 애널리스트는 “해외공장 가동률이 80% 이상은 돼야 수지를 맞출 수 있다”며 “4, 5년 뒤 공장 가동률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4위 도약 여부가 결정된다”고 내다봤다. 유화증권 박무현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 백인 직장인 사이에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는 점을 높이 샀다. 또 시장 출시 5년 정도 되는 시점에서 평가 받는 내구성에서도 그동안 차량 성능이 꾸준히 개선된 현대·기아차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호평을 얻게 된다는 게 박 애널리스트의 예측이다. 도요타 학습효과도 고려됐다. 도요타는 1960∼70년대 소형차로 성장하고, 80년대 오일쇼크로 급성장한 뒤 렉서스 등으로 고급차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현대차는 올 초 프리미엄 차량인 제네시스를 선보이면서 고급차 시장의 문을 두드렸고, 고유가라는 지렛대를 갖게 됐다고 하나대투증권의 이상현 애널리스트가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이명훈 애널리스트도 제네시스의 성공여부가 미래 성장의 시금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가 도요타와 유사할 길을 걷고자 노력할 텐데 제네시스의 초기 품질이나 디자인은 무난하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의 오혁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시장점유율 증가는 예상할 수 있지만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는 속단하기 어렵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장해 갈 것인지, 경쟁력이 검증된 중소형차 위주로 갈 것인지 브랜드 전략 수립이 중요한데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그가 말했다. 그는 또 “GM이 당장 소형차 공급을 늘리지 못하지만 2, 3년 후엔 소형차를 쏟아낼 것으로 보여 시장 경쟁이 한층 더 심화되는 것도 하나의 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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