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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줄이고 근육 키워야

지방 줄이고 근육 키워야


왜 운동을 하는가? 날씬한 몸매를 위해서란 대답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운동할 때마다 몸무게를 재는 것은 금물이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겨 체중이 늘 수 있기 때문이다. 몸무게보단 허리 둘레를 재자. 이밖에 운동할 때 유의해야 할 10가지를 알아봤다.
‘운동을 하지 않는 것도 병?’ 요즘 의학계는 ‘운동부족증’이 암보다 더 무서운 질병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육체 노동량은 줄어들고 고열량겙嚼?罐?식사로 인한 비만환자가 증가해서다.

운동부족증은 단지 비만에 의한 성인병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노년을 위협하는 치매, 우울증은 물론 골다공증, 퇴행성관절염 심지어 암 발생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더 중요한 점은 운동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다. 잘못된 운동은 약의 오겞꼬諛?같다. 운동을 할 때 꼭 알아야 할 10가지 지식을 초급자용과 중급자용으로 나눠 소개한다.



운동 부족은 암보다 무섭다

1. 체중계를 치우자

헬스클럽이나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체중계다. 다이어트나 운동을 하는 사람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도 체중이다.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운동을 하면 체중이 잘 빠지지 않는다. 대신 지방이 줄면서 근육이 생긴다.

특히 근력 운동을 하면 체중이 더 증가하기도 한다. 근육(단백질)의 무게가 지방질의 두 배나 되기 때문이다. 운동의 목적은 지방을 몰아내고 근육을 만드는 데 있다. 근육의 양과 밀도가 높아지면서 기초대사량이 늘어나고 숨어 있던 젊은 시절의 몸매가 살아난다.

체중계보다는 차라리 줄자를 구입해 허리 둘레를 재는 것이 운동 효과를 측정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또한 웬만한 헬스클럽에 구비돼 있는 체성분 분석기를 활용하자. 몸의 지방은 물론 근육과 체수분, 무기질 등 구성 성분을 보여준다.

여기서 관심을 가져야 할 수치가 지방의 비율이다. 남자의 정상 체지방률은 12~18%고, 여자는 18~23%다. 만일 몸무게가 정상이라도 지방의 비중이 높다면 조만간 성인병의 그림자가 당신을 위협할 수 있다.

2. 운동도 편식은 금물

운동을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면 효율성과 운동 불균형에 의한 신체 손상이 우려된다. 자동차가 잘 달리려면 엔진뿐 아니라 차체가 좋아야 한다. 기계의 가동성을 높이도록 기름도 듬뿍 발라야 한다. 이 같은 세 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운동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여기서 차의 엔진은 사람에 비유하면 심폐기능이다. 유산소 운동은 심폐기능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 빠르게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다. 차체는 근육과 골관절을 말한다. 뼈와 근육은 자세를 바로잡고 칼로리를 대량으로 소모해 비만을 막아주며 생활의 활력을 더해준다.

차체를 건강하게 잡아주는 운동은 아령이나 역기 등 중량, 즉 근력 운동이다. 처음엔 8회 정도 반복할 수 있는 무게로 시작한다. 15회 이상이 가능하면 무게를 늘리는 식으로 근육을 강화시킨다.

마지막으로 유연성은 골절, 타박상 등의 스포츠 손상을 막는다. 인체 가동 범위를 넓혀 같은 시간 운동을 해도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토록 돕는다. 유산소 운동은 주 3~5회, 근력 운동은 2~3회 실시한다. 유연성을 위한 스트레칭은 운동 전후에 한다.

3. 자세와 균형부터 잡아야

몸의 균형이 깨진 채로 운동을 하면 장기적으로 퇴행성관절염이 빨리 오고 나이 들어서는 균형 감각이 떨어져 낙상의 원인이 된다. 먼저 한쪽 다리로 균형을 잡고 몇 초간 버티는지 측정하자. 만일 40대 남성이 7∼15초를 버티면 중간 정도의 균형 감각이라고 본다.

50대는 4∼9초, 60대는 3∼5초 정도다. 이번에는 거울을 보고 양쪽 어깨의 위치와 젖꼭지가 수평이 되는지 살핀다. 또 옆에서 봤을 때 목은 C자형인지, 허리는 S라인인지, 그리고 가슴을 활짝 폈을 때 귀가 어깨선으로 떨어지는지를 측정한다.

테니스나 골프, 야구와 같은 편측 운동은 신체의 불균형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근력을 좌우 균형 있게 키우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운동 수칙이다. 무게와 자세에 따라 근육량과 세기가 달라 균형이 깨진다.

걷기는 훌륭한 균형 운동이다. 금을 그어 놓고 금을 밟고 걷는 보행을 해보자. 역기 운동이나 철봉, 평행봉, 팔굽혀 펴기 등 양손을 고루 사용하는 근력 운동도 도움이 된다. 편측 운동을 한 뒤에는 반드시 반대 방향으로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추가한다.

4. 운동 전 운동처방은 필수

운동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의욕만 앞세워 운동을 할 경우 심장에 부하가 걸려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따라서 심장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요통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은 물론 50세 이상, 비만, 흡연,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반드시 운동을 하기 전에 운동처방을 받도록 한다.

운동처방의 이점은 맞춤식 설계를 통해 운동 효과를 더 높이는 데 있다. 운동처방은 개인의 질병 유무, 체성분, 근력, 유연성 등을 분석해 운동 목적에 따른 강도와 빈도, 재활 방법 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환자들은 2주 단위로 다시 처방을 받으며 늦어도 3개월 정도 지나면 운동 효과가 나타난다.

5. 단백질은 충분하게 섭취

많은 사람이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도 기초가 되는 영양의 중요성은 간과한다. 운동을 시작했다면 식사 내용이나 방식도 함께 바꿔야 한다. 기초가 되는 것은 단백질이다. 근육뿐 아니라 체내 혈액, 효소, 호르몬 등 신진대사의 주역이 모두 단백질을 필요로 한다. 권장량은 체중을 g으로 바꾼 수치의 1.5~2배다. 예컨대 75kg인 사람은 110~150g은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은 콩과 같은 식물성에도 있지만 육류가 품질이 좋다. 고기에는 단백질 외에 비타민 A, B1, B2, 미네랄,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크레아틴이 들어 있다.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단백질이 더 필요하다. 식사만으로 공급이 부족하다면 단백질 보충제를 먹어도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은 주로 우유에서 분리한 유청 단백질이다. 흥미로운 것은 공급 시기다.

유청은 소화, 흡수가 빠르고 섭취 후 15분이면 아미노산 농도를 높여 근육 합성이 이뤄진다. 그래서 운동 중이나 직후에 먹기를 권한다. 2시간 이후엔 같은 양의 보충제를 복용해도 별 효과가 없다.



알아두면 운동이 즐겁다

1. 지근과 속근을 고루 발달시킨다

눈꺼풀을 움직이는 것부터 100kg의 역기를 번쩍 들어올리는 것까지 근육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뼈의 무게가 체중의 12%인 데 비해 근육이 45%나 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체 근육은 모두 650개다. 뼈를 움직이는 골격근과 심장을 뛰게 하는 심근, 소화기관을 작동하는 민무늬근 등의 기능은 각기 다르지만 근육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 중 운동과 관련된 근육이 골격근이다. 2억5000만 개의 근섬유로 이뤄진 골격근은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는 미세한 작업부터 늦은 밤 성생활에 동원되기까지 쉴 새 없이 일한다. 골격근에는 두 종류가 있다. 지구력을 보여주는 지근과 순간적인 힘을 내는 속근이다.

마라토너의 근육이 주로 지근으로 이뤄졌다면 역도 선수의 근육은 속근이 발달한 것이다. 이 두 근육이 고루 발달해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속근은 무산소 운동, 즉 역기와 같은 중량 운동을 해야 강화된다. 반면 지근은 가볍게 오랜 시간 근육을 사용해야 발달된다. 예컨대 단거리를 매우 빠르게 달리면 속근이, 걷거나 가볍게 뛰면 지근이 활용된다.

2. 파워 존을 강화하라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파워 존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파워 존은 복부에서 무릎 위에 이르는 부위로 굵고 긴 근육들이 모여 있다. 복근(복사겫뮐貪?등), 엉덩이곀尸泰?근육(대퇴 사두겴絹慣? 등은 강력한 힘을 분출한다. 던지고, 메치고, 들어올리는 파워가 모두 여기에서 나온다.

이렇게 큰 근육을 발달시키면 몇 가지 이점이 있다. 우선 에너지 소모가 많아져 체지방 감소가 쉬워진다. 혈액순환도 좋아진다. 혈관의 탄력성이 좋아져 혈액이 잘 도는 것이다. 호르몬 분비도 왕성해진다.

최대 근력의 85% 이상 중량 운동을 반복하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의미 있게 증가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몸에서 단백질을 합성해 근육을 만들고, 근육량이 많아지면 남성호르몬 분비가 좋아진다.

파워 존을 강화하기 위해선 역기를 어깨에 걸치고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서는 스쿼트 같은 중량 운동을 해야 한다. 역기나 아령을 이용해 대퇴근, 둔근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윗몸일으키기나 누워서 발을 뻗어 들어올리는 레그 레이즈로는 복근을 강화한다.

3. 등 자세 바로 잡아야

등은 별다른 기능 없이 피부가 단순하게 덮여 있는 듯 보이지만, 우리 몸 650여 개의 근육과 인대 중 400여 개가 모여 있는 ‘에너지와 파워의 원천’이다. 등 근육은 자세를 바로잡는 지지대 역할을 한다.

척추 뼈를 감싸고 있는 기립근, 어깨를 반듯하게 펴주는 견갑근, 무거운 중량을 잡아당기는 데 기여하는 광배근 등 크고 굵은 근육들이 포진해 있다. 뒤에서 봤을 때 삼각형의 몸매는 아름다운 체형을 넘어 바른 자세를 지켜주는 버팀목인 것이다.

이렇게 근육이 몰려 있다 보니 에너지를 소모하는 열량도 높다. 어깨를 편 자세로 앉아 있을 때 하루 열량 소모는 1800kcal이지만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있을 때는 불과 1390kcal 정도의 열량만 소모된다.

등 근육을 단련하려면 엎드린 자세에서 노를 젓듯 바를 잡아당겼다 내렸다 하는 ‘바벨 벤트 오버로’를 권한다.

4. 식사요법을 함께 하자

운동을 할 때는 반드시 식사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운동으로 열량을 빼는 것보다 조금 덜 먹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문제는 식사량과 내용을 바꾸기가 좀처럼 어렵다는 것이다.
운동 프로그램을 2주 단위로 짜보자. 1~2주는 식욕 억제가 가장 어려운 시기다. 식사량이 많은 사람은 배고픔을 견디기 어렵다. 적게 먹으면서 식사 횟수를 늘려야 한다.

허기지는 것도 줄이고 신진대사 증가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을 늘리는 이중 효과를 볼 수 있다.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하는 식품인 저열량 드레싱을 얹은 야채 샐러드, 곤약, 미역국, 쌈 등을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다. 단백질은 열량이 탄수화물의 절반에 불과하므로 매끼 육류를 섭취한다.

3~4주째가 되면 체중이 잘 줄지 않는다. 근육이 생기기 시작해서다. 이때도 체지방은 계속 줄기 때문에 실망해선 안 된다. 5~6주엔 운동이 견딜 만하다. 숨도 덜 차고, 땀도 적게 나며, 물 섭취량도 줄어든다. 체력이 좋아져 운동량을 늘리고, 강도를 높일 수 있다.

5. 일 년 이상 계속하자

체중 감량 뒤에는 반드시 요요 현상이 따라온다. 인체는 원래의 몸 상태로 돌아가려는 항상성의 원리대로 움직인다. 뇌가 기억하고 있는 체형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으려면 한동안 같은 체중과 체형을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세팅 포인트다. 방심하지 말고 적어도 일 년 이상 운동과 다이어트를 계속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산후 비만이다. 아이를 낳고 난 뒤 빠른 시기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산후 체형이 그대로 평생 간다. 남성들도 마찬가지다. 출장을 다녀온 뒤 늘어난 배 둘레를 내버려두면 그대로 고착돼 더욱 빼기 힘들어진다.

운동은 역시 힘들고 지루하다. 단순 반복 동작에 싫증이 나는 시기가 반드시 찾아온다. 이때에는 운동 종류에 변화를 준다. 늘 걷기만 하는 사람은 수영이나 조깅으로 바꿔 본다. 산책을 하던 사람이라면 산책하는 길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지루함을 피할 수 있다. 지루함은 운동의 적이다.

(도움말 주신 분 : 일산백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양윤준 교수, 을지대병원 정형외과 이경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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