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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펀드 농사’ 사후관리에 달렸다

올 ‘펀드 농사’ 사후관리에 달렸다

하나대투증권은 금융권 최초로 펀드클리닉을 도입했다.

지난해 9월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부터 온통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소식뿐이다. 한국경제는 불투명한 경제성장과 함께 취업난, 소비심리 위축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어디를 봐도 모두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다. 대개 불황일수록 투자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난해 주식과 펀드의 추락으로 아픔을 겪은 터라 ‘투자 후 관리’에 대한 불안함이 모든 개미 투자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시장의 업종 간 칸막이를 허무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지난 4일 시행됐다.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금융 업종들의 겸업이 허용되고 취급 상품에도 제한이 없어졌다. 투자자들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펀드 가입 후 사후 관리에 대한 막연한 불안심리로 선뜻 투자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펀드 투자, 관리가 더 중요하다

자본시장법 시대가 열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지금 달라진 펀드 투자법에 따라 올 한 해 ‘펀드 농사’를 책임질 제대로 된 사후관리법을 하나은행을 통해 알아봤다. 2005년 적립식 펀드투자가 유행하면서 투자자들은 은행 창구에서 상담을 거치지 않고 바로 펀드에 가입할 수 있었다.

반면 가입한 후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알아내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판매사들이 펀드 판매에만 열중했고, 사후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상품인 펀드는 은행 예·적금과 달리 운용결과가 그대로 수익으로 연결되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므로 중간중간 운용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투자자 보호가 중요시되는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사후관리도 법적으로 강화됐다. 투자자는 분기마다 펀드의 운용현황, 투자규모, 수익률 등을 알 수 있는 자산운용보고서, 자산보관보고서 등을 받는다. 특히 주기적으로 펀드 잔액 통보를 받기 때문에 가입한 펀드의 성과에 대해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

원칙적으로는 펀드의 위험등급이 변경될 경우 고객에게 공지해 위험관리를 적극적으로 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투자자가 투자와 관련해 궁금증이 있으면 펀드 판매인, 상담센터 등에서 반드시 이에 대한 답변을 주도록 하고 있다.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후관리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보다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자산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시스템으로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자본시장법 시행에 한발 앞서 2007년부터 펀드 투자자가 정한 상·하한 수익률 및 월말 수익률을 문자메시지(SMS)로 제공해 왔다. 또한 2008년 이후 e-메일을 통해 펀드 잔액, 수익률 및 시장동향에 대한 보고서를 월 1회 발송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전략위의 가이드라인이 핵심”
인터뷰 서보완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팀장

하나대투증권 서보완 웰스케어센터 팀장은 19일 “금융권 최초로 펀드클리닉을 만들어 애착이 크다”며 “자부심을 갖는 펀드클리닉이지만 그래도 투자자의 명확한 투자철학이 있어야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펀드클리닉이 문을 연 지 2년이 돼 가는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작년 9월 시장이 많이 내려앉았다. 당연히 펀드클리닉 이용도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직원들이 많이 활용하는 툴이 온라인으로 행해지는 펀드클리닉이기 때문이다. 추천 종목이나 포트폴리오 구성을 온라인상에 띄워 놓고 있지만 추세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기 때문에 이용 빈도가 준 것은 사실이다.”



>> 펀드 가입 후 사후관리 프로그램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자본시장법 시행 이전부터 하고 있던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수익률 등 변경된 정보를 SMS로 발송하고 있다. 펀드 마스터제도로 직원들 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자산관리 가이드’라는 정기간행물이 기본 교재 역할을 하고 있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매월 변경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매월 포트폴리오 전략위원회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이를 싣는다. 예를 들어, 해외펀드 같은 경우 지역별로 별 5개 만점으로 점수화해 내보내고 있다. 지역별, 펀드 유형별로 증감률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타사에서 가입한 펀드들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



>> 펀드클리닉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하나.
“먼저 펀드 리서치 자료가 제대로 구축되어야 한다. 펀드 리서치가 가장 핵심이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전부터 자산관리 가이드에서 고객을 공격투자형, 적극투자형, 위험중립형 등 5개 유형으로 나누어 놓고 있다. 구체적인 주식 종목을 기재한다. 비중을 유지·확대·축소하라는 가이드라인이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핵심이라고 보면 된다.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영업점 직원들이 응용해 고객 취향에 최대한 맞추게 된다. 온라인 펀드클리닉은 이러한 사항들이 자동으로 업데이트 된다.”



>> 고객 입장에서 펀드클리닉을 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고객들은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오지만 높은 수익률을 좇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들은 모두 과거의 것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갖고 능동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위험이 많은 만큼 수익률이 높게 나오기 때문에 투자 목표를 명확하게 갖는 게 필요하다.”



가입 시부터 사후관리 고려해야

하나은행은 현재 전체 영업점을 대상으로 펀드판매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다. 펀드판매 모니터링이란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미스터리 쇼퍼(Mys- tery Shopper)’ 제도와 동일하다. 외부조사기관 인력이 고객으로 가장해 펀드 판매 과정을 모니터링 한다. 하나은행은 이미 지난해 9월 금융권 최초로 외부 전문업체를 통해 펀드 불완전판매 예방 차원에서 펀드판매창구 모니터링을 실시해 왔다.

올 2월에는 664개 전체 영업점을 대상으로 매월 1회 지속적으로 펀드판매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부진한 부문에 대해서는 직원교육을 통해 불완전판매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게 은행의 설명이다. 프라이빗뱅커(PB)가 배치되지 않은 영업점에서는 완전판매 역할을 담당하는 ‘펀드 리더제’를 도입해 PB고객이 아닌 일반고객도 고위험 상품에 대한 체계적인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펀드 리더제’는 각 영업점에서 펀드 판매 리더를 1명씩 지정해 펀드 신상품, 시장동향, 투자전략, 주요 제도 등의 전파교육을 수행토록 하는 것. 이들은 펀드와 관련해 본·지점 간 커뮤니케이션의 가교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무엇보다 하나은행이 자신 있게 내세우는 것은 펀드클리닉 시스템을 통한 자산관리서비스다.

펀드클리닉은 펀드관리 시스템으로서 투자자가 보유한 펀드에 대해 진단하고 운용성과가 부진할 경우 대안펀드를 권고하며, 철저한 분석을 통해 고객 투자 성향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로 관리한다. 그리고 하나금융그룹 내 포트폴리오 위원회의 자사배분(맞춤형) 전략을 기초로 유형 및 지역별 전망을 제시한다.

즉 일대일 맞춤 설계가 가능하며, 보유 포트폴리오에 대한 지속적인 진단과 처방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하나은행은 최근 유로머니가 뽑은 ‘2009년 대한민국 최우수 프라이빗 뱅크’에 선정됐다. 유로머니는 수상 이유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 프라이빗 뱅킹 영역에도 큰 시련을 주었으며, HNW(High Net Worth) 고객의 자산가치 보호를 위한 노력 정도에 따라 은행 간 명암이 엇갈렸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고객별 맞춤형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 등 고객의 자산분배 역량을 높게 평가한 것. 금융투자상품인 펀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시장 상황 및 운용결과에 따라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다시 도래한 저금리 시대, 펀드는 효과적인 재테크를 위한 중요 요소다. 펀드 가입 시 반드시 사후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적극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더 나은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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