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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강한 CEO 25 그들은 누구인가?

불황에 강한 CEO 25 그들은 누구인가?

세계적인 동반 불황이다. 불황 탈출의 견인차는 CEO다. 불황에 강한 CEO는 누군가? 이코노미스트가 창간 25돌을 맞아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서베이를 통해 불황에 강한 CEO 25인을 선정했다. 불황 극복에 효과적인 수단, 경기 회복 전망도 물었다. 출범 2년차를 맞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 점수도 매겼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불황에 강한 ‘최강 CEO’로 선정됐다. 이코노미스트가 창간 25돌을 맞아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3월 중순에 실시한 서베이 결과다. 134명의 경제 전문가 중 63.4%가 불황에 강한 CEO로 정 회장을 지목했다. 우리는 증권거래소 상장사 CEO 64명과 코스닥 등록사 CEO 41명의 명단을 경제 전문가들에게 제시하고, 이 가운데서 불황에 강하다고 생각하는 CEO를 두 시장에서 각각 10명과 5명씩 골라 달라고 했다.

이들 후보 CEO는 취임한 지 1년 이상 된 사람들로, 경영을 맡은 회사가 장기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거래소 기업 CEO의 경우 대표이사를 맡은 회사가 지난 25년 이상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코스닥 기업 CEO는 경영하는 회사가 시장 개장 원년인 1996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속 흑자를 냈다.


불황극복에 효과적인 수단(복수응답)
우리는 불황에 강하다는 것, 즉 불황에 대한 내성(耐性)을 어떤 기업 환경에서도 흑자를 내는 힘으로 규정했다. 기업을 하나의 유기체라고 가정할 때 유효수요가 감소하는 등 기업 하는 환경이 나빠지더라도 흑자를 내는 힘이 있으면 생존할 수 있다.

서베이에 참여한 경제 전문가는 CEO, 경력 10년 이상의 시니어 애널리스트, 데스크급 이상 시니어 경제기자들이다. 응답자 명단을 상자 기사에 따로 실었다.

정 회장에 이어 구본무 LG 회장(61.9%),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61.2%),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56.7%), 최태원 SK 회장(54.5%) 등 모두 5명이 각각 응답자의 과반수로부터 불황에 강한 CEO로 낙점 받았다. 이윤우 부회장은 전문 경영인으로는 유일하게 빅5에 끼었다.

정몽구 회장은 시니어 애널리스트들(CEO 59.6%, 애널리스트 71.2%, 기자 56.7%)이 많이 뽑았다. 정 회장은 세계적인 불황으로 경영 환경이 불투명하지만 친환경차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투자를 가속화하고 친환경차 개발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고환율 덕에 역대 최대 규모인 32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내수 판매는 감소했지만 수출은 2% 늘었다. 구본무 회장은 시니어 경제기자들(CEO 53.8%, 애널리스트 63.5%, 기자 73.3%)이 많이 지목했다. LG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LG의 이 같은 선전엔 어려울 때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기보다 핵심 역량을 키운 구 회장의 리더십이 바탕이 됐다. 세계적인 불황이 덮쳤지만 구 회장은 “위기라고 해서 사람 자르지 말라”고 주문한다.




이윤우 부회장, 전문 경영인으로 유일하게 빅5 랭크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CEO 65.4%, 애널리스트 59.6%, 기자 50.0%)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CEO 67.3%, 애널리스트 50.0%, 기자 50.0%)은 CEO들이 비교적 많이 골랐다. 이윤우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퇴진 후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사장단 세대 교체, 대대적인 조직개편 등을 단행해 불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 실적을 올렸지만 4분기엔 실적 공시를 시작한 이래 최악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영업이익을 4%나 늘렸다. 서 사장은 20일 열린 주총에서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이 중국, 프랑스, 미국 등에서 견실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시니어 경제기자들(CEO 51.9%, 애널리스트 48.1%, 기자 70.0%)이 압도적으로 많이 낙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최근의 경제 상황에 대해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에게 “생존조차 담보하기 어려워 SK 불사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계하고 있다.



불황 극복엔 원가절감이 가장 효과적

6위인 구자홍 LS 회장은 시니어 애널리스트(CEO 36.5%, 애널리스트 44.2%, 기자 30.0%)가, 16위인 김승연 한화 회장은 시니어 경제기자들(CEO 21.2%, 애널리스트 9.6%, 기자 30.0%)이 많이 고른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는 응답률 순으로 불황에 강한 CEO 25명을 뽑았다. 시장의 규모 등을 감안해 거래소 기업 CEO 중 19명, 코스닥 기업 CEO 가운데서 6명을 뽑았다.

거래소 기업 대표 중 6~18위에 랭크된 ‘불황에 강한 CEO’는 이렇다. 이상대 삼성물산 부회장(35.1%), 박건호 남양유업 대표(31.3%), 김상후 롯데제과 대표(30.6%),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28.4%), 정몽익 KCC 사장(27.6%), 김윤 삼양사 회장(26.1%), 정황 롯데칠성음료 대표(23.1%), 구본준 LG상사 부회장(20.1%), 임종욱 대한전선 부회장(20.1%), 김승연 한화 회장(18.7%), 허명수 GS건설 사장(16.4%),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서승화 한국타이어 사장(이상 각각 14.9%).

코스닥 기업 대표 중 불황기 최강의 CEO는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35.8%)이 그를 불황에 강한 CEO로 지적했다. 나머지 빅6는 이렇다. 김종식 진로발효 사장(32.8%), 윤성덕 태광 사장(30.6%), 김동진 카스 사장(27.6%), 류덕희 경동제약 대표(25.4%), 김수진 한글과컴퓨터 사장(24.6%).

이들은 모두 응답자의 약 4분의 1 이상에게서 불황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황 극복에 효과적인 전략적 수단은 무엇일까? 경제 전문가들은 원가 절감을 첫손에 꼽았다(복수 응답). 응답자의 70.1%가 원가 절감이 불황 극복에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품질 개선과 연구개발을 각각 47.8%와 45.5%가 지적했다.

인력 구조조정은 불과 15.7%만이 불황 극복에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저가 마케팅이 효과적이라는 응답 역시 9.7%에 그쳤다.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불황 극복 수단으로 원가 절감(CEO 67.3%, 애널리스트 73.1%, 기자 70.0%)과 저가 마케팅(CEO 7.7%, 애널리스트 13.5%, 기자 6.7%)을 상대적으로 많이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니어 경제기자들은 연구개발(CEO 44.2%, 애널리스트 42.3%, 기자 53.3%)과 인력 구조조정(CEO 15.4%, 애널리스트 13.5%, 기자 20.0%)을 CEO와 애널리스트들에 비해 불황 극복 수단으로 많이 지목했다.

경제 전문가 134명에게 물었다
이코노미스트가 이번에 실시한 경제 전문가 서베이는 3월 11일부터 19일까지 9일간 e-메일 조사로 실시됐다. 일부 설문지 발송과 회수는 팩시밀리를 통해 이뤄졌다. 조사 대상자인 경제 전문가 집단은 기업체 CEO, 시니어 애널리스트, 시니어 경제기자로 구성했다. 표본 수는 134명으로, CEO와 시니어 애널리스트가 각각 52명, 시니어 경제기자가 30명이었다.

CEO 표본은 조인스 인물정보 등을 활용해 뽑았다.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각 증권사에서 10년 이상 기업 분석 업무에 종사한 사람들을 소개 받았다. 시니어 경제기자는 일간지·통신사·인터넷 매체의 경제·산업 데스크급 이상 간부와 경제전문지 편집장 중에서 골랐다. 실사는 윤진 이코노미스트 인턴기자가 맡았다. 자료처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최지연 연구원이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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