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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추경 효과는 긍정” 지배적

“대규모 추경 효과는 긍정” 지배적


■ 국내경기 회복은… 2010년 4분기 초(평균) ■ 올 GDP 성장률은… -2.3%(평균) ■ MB정부 국정운영 점수는… 100점 만점에 56.4점(평균)

경제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가 회복되기까지 평균 1년7개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4분기에 진입하는 시점이다. 올해 GDP 성장률은 -2.3%(평균)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전문가 134명을 대상으로 3월 중순 이코노미스트가 실시한 서베이 결과다.

CEO 52명, 경력 10년 이상 시니어 애널리스트 52명, 데스크급 이상 일간지·통신사·주간경제지·인터넷매체 소속 시니어 경제 기자 30명이 이 조사에 응했다. 경기 회복에 걸리는 기간에 대해서는 90.4%가 1~2년이라고 답했다. 가장 길게 잡은 3년이라는 응답은 6.7%였다. 올 GDP 성장률은 41.8%가 -2~-3%로 내다봤다.

28.4%는 이보다 더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직업별로 보면 CEO들이 GDP 성장률을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했다(CEO -2.0%, 시니어 애널리스트 -2.4%, 시니어 경제기자 -2.9%). 경제위기 극복에 효과적인 정책은 무엇인가? 우리는 금산분리 완화, 대규모 추경예산 편성, 법인세 등 인하, 4대 강 정비, 일자리 나누기, 출총제 폐지, 한·미 FTA 출범 등을 제시하고 이 가운데서 복수로 골라 달라고 했다.

가장 많이 지목한 것은 응답자의 약 3분의 2가 지목한 대규모 추경(67.9%)이었다. 때마침 정부는 28조9000억원 규모의 ‘수퍼 추경’을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법인세 등 감세도 과반수인 58.2%가 경제위기 극복에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일자리 나누기(47.0%)와 한·미 FTA 출범(44.8%)은 각각 40%대가 골랐다.

출총제 폐지(25.4%)와 금산분리 완화(20.9%)가 효과적이라는 평가는 각각 20%대에 그쳤다. 4대 강 정비는 18.7%만이 이번 위기 극복에 약발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2012년까지 14조원을 들여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 강 유역을 정비하기로 했다. 위기 극복 대책에 대한 평가는 응답자의 직업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CEO들은 감세(CEO 75.0%, 시니어 애널리스트 51.9%, 시니어 경제기자 40.0%), 한·미 FTA 출범(CEO 59.6%, 시니어 애널리스트 30.8%, 시니어 경제기자 43.3%), 금산분리 완화(CEO 25.0%, 시니어 애널리스트 21.2%, 시니어 경제기자 13.3%), 4대 강 정비 등에 대한 기대가 컸다.

시니어 경제기자들은 대규모 추경(CEO 63.5%, 시니어 애널리스트 67.3%, 시니어 경제기자 76.7%), 일자리 나누기(CEO 38.5%, 시니어 애널리스트 46.2%, 시니어 경제기자 63.3%), 4대 강 정비(CEO 23.1%, 시니어 애널리스트 7.7%, 시니어 경제기자 30.0%) 등이 위기 대처에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시니어 애널리스트들은 금산분리 완화에 비교적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출범한 지 2년여 된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평균 56.4점의 낙제점을 줬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높이 외쳤지만 지난 1년 동안 기업 하는 환경이 좋아졌다는 응답자는 12.7%에 불과하다.

응답자의 3분의 2가 넘는 67.9%는 기업 하는 환경이 좋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히 CEO들의 평가가 부정적이었다. 기업 하는 환경이 좋아졌다는 CEO는 3.8%에 지나지 않았다(시니어 애널리스트 13.5%, 시니어 경제기자 26.7%). 또 절대 다수인 77.6%는 지난 1년 동안 정책 혼선이 자주 빚어졌다는 인식을 보였다.

시니어 애널리스트들이 특히 정책 혼선에 대해 비판적이었다(CEO 73.1%, 시니어 애널리스트 82.7%, 시니어 경제기자 76.7%).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CEO들이 비교적 높게, 시니어 애널리스트들이 상대적으로 낮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CEO 63.5점, 시니어 애널리스트 50.6점, 시니어 경제기자 54.4점).

단 지금의 경제위기 원인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 실패보다 불리한 대외 경제 여건 탓이 크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약 절반의 응답자(50.7%)가 이렇게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7.9%는 정부의 정책 운용 탓이 더 크다고 응답했다. 30.6%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직업별로 보면 CEO들은 대외 경제 여건에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시니어 경제기자와 시니어 애널리스트들은 정책 실패에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간 균형 발전의 진척에 대한 평가도 회의적이다.

응답자의 과반수(59.0%)가 1년 전보다 지역 균형 발전의 정도가 높아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시니어 경제기자와 시니어 애널리스트들은 절대다수가 지역 간 균형 발전이 진척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사회적인 갈등이 심했지만 이 정부 출범 후에도 사회 통합의 정도가 높아지지 않았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인식이다.

3분의 2가 넘는 응답자들(67.2%)이 이렇게 답했다. 사회 통합의 진행에 대해서도 시니어 경제기자와 시니어 애널리스트들은 절대 다수가 회의적이었다. 이른바 역샌드위치론에 대해서는 그러나 3분의 2가 수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7.2%가 “최근의 원화 약세를 활용하면 일본 등 선진국 제품엔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 등 개도국 제품엔 품질 경쟁력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역샌드위치론에 대해서는 CEO가 가장 많이 수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EO 71.2%, 시니어 애널리스트 67.3%, 시니어 경제기자 60.0%). 이명박 정부는 어떤 정책을 고쳐야 하나? 자유응답 식으로 물었다. 28.4%가 대운하 정책을 지적했다. 한 CEO 응답자는 “4대 강 정비가 건설 경기 부양, 일자리 창출 등 기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 여론이 높은 만큼 국민이 호응하고 경기 부양 효과도 있는 정책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응답자들은 이어서 7.5%가 금산분리 완화를 꼽았다. 3.0%는 인위적인 환율 개입이라고 적었다. 남윤호 중앙일보 금융·증권 데스크는 “가신, 측근, 선거 때 도운 사람들을 공기업에 충원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 CEO는 “기업을 향해 ‘투자하라’ ‘신입사원 월급을 조정하라’고 직접적인 요청을 하기보다 기업이 그런 방향으로 동기 부여가 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써 달라”고 말했다.

홍종순 에리트베이직 사장은 “대북 정책도 전 정부가 한 것을 전부 부정할 게 아니라 경제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공장 안에 기숙사를 짓듯이 개성공단에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인근에 기숙사를 건립하는 것은 퍼주기가 아닙니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책임이 어느 쪽에 있든 우리도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추가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남북 긴장 해소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도권보다 지방을 겨냥한 부동산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의 무차별적인 부동산 규제완화는 빈익빈 부익부, 수도권 인구집중을 심화시키고 경기가 회복됐을 때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있을뿐더러 지방 미분양 해소에도 부정적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혁신도 외면 말아야”
서베이 응답자들의 말·말·말
우리는 응답자들에게 정부에 바라는 것을 직접 적어 달라고 했다. 11.9%가 정책의 일관성을 요구했다. 6.0%는 서민을 끌어안는 정책을 주문했다. 이어서 각각 5.2%가 국민과의 소통, 원칙에 입각한 장기 대책이 아쉽다고 답했다. 환율에 대한 개입 중단, 내수 활성화 대책, 기업의 투자를 유인하는 정책(이상 각각 3.7%) 등도 여럿이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자홍 동양투신운용 부회장은 “건설업, 조선업, 해운업 등의 구조조정은 금감원 등 정부가 책임지고 하지 않으면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정부는 죽어야 할 기업이 국민의 세금으로 연명하지 않도록 욕을 먹더라도 이른 시일 안에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견 뷰스앤뉴스 편집국장은 “기업에 대한 투자 강요와 감원 제지, 부실기업 퇴출 회피 등은 반시장적인 미봉책으로 불황이 장기화할 경우 후폭풍을 부를 가능성이 짙다”고 지적했다.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은 “경제 부처의 세부적인 정책 방향을 기업이 예측할 수 있다면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며 “정부가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CEO 응답자는 “시장의 자율 조정 기능을 더 신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해 달라”고 주문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성장에 대응하고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려면 산학협동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른 한 CEO 응답자는 “경제난의 해결보다 국민과의 소통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강 정비를 둘러싼 국민의 불신이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이 일이 정말 그렇게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면 국민의 마음을 사기 위해 적극적으로 국민과 소통해야 합니다.”

이충노 정림건축 대표는 “참여정부가 시스템, 프로세스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의 혁신에 치중했다면 이를 의식해서인지, 대통령이 기업인 출신이기 때문인지 눈에 보이는 혁신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병준 매일경제 경제부장은 “주거비·교육비 절감책, 일자리 대책, 노후 불안 해소책 등 중산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를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화수 잡코리아 사장은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특정 산업 중심의 단기적 일자리 확충을 경계했다. “10년 후의 산업구조와 일자리를 내다보고 청년층을 훈련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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