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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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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반기 풀려도 ‘U자형’


경제위기 국면은 언제나 끝이 날까? 경영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기업인은 물론 자영업자나 일반 직장인, 투자자 등 오늘을 사는 대다수 사람의 큰 관심거리다. 대한민국 싱크탱크를 대표하는 삼성경제연구소가 가만 있을 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을 총망라해 이 두 가지 질문에 동시에 답을 줬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불황기 경영전략』이라는 두 권의 책을 통해서다. 경제위기는 언제까지 갈까? 증시와 부동산 일부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인다 해서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올해 예상되는 세계 경제성장률은 0.5%. 196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성장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행인 것은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완화되고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보일 것”이란다. 국내 경제에 대한 예상도 비슷하다. 상반기에 저점을 기록했다가 하반기에 그나마 좋아질 것이란다. 하지만 그렇게 좋아할 것은 못 된다. 하반기 회복도 매우 느린 속도의 ‘U자형’ 회복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소비는 상반기 -4.2%, 하반기에는 -1.7% 줄어들 것으로 본다. 하반기에 나아진다 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실업률도 썩 좋지 않다. 상반기 4.1%에서 하반기 3.8%로 다소 줄겠지만 구직 단념자의 확대 등으로 체감실업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영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연구소 측은 ‘불황극복’과 ‘미래 성장을 위한 바닥 다지기’를 2009년 글로벌 기업경영의 키워드로 꼽는다. 결국 불황임을 받아들이고, 극복방안을 찾아내 생존할 것, 그리고 움츠리지만 말고 미래의 성장을 위한 준비기로 생각할 것을 조언한다.

구체적인 제안에서도 주목되는 게 있다. 우선 각국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산업·기업의 구조조정을 독려할 테니 기업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생존’을 위해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필수다. 글로벌 기업의 판도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

품질과 시장지배력 차원에서 ‘명가’로 인정받던 많은 기업이 이번 불황을 견뎌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변화에 기회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불황은 기회일 수 있는 것이다.


이재광 경제전문기자·지역연구센터 소장·imi@joongang.co.kr



서양은 동양을 흠모했다?


중국의 시대? 오랫동안 동양은 열등하다 여겼던 서양인들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다. 그런데 사실, 동양에 대한 서양인들의 우월감이 생성된 것은 그다지 오래전 일이 아니다.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서양인들은 중국을 흠모했었다.

저자는 중국에 대한 흠모가 멸시로 바뀐 것은 19세기 제국주의 시작 이후의 일이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그 이전인 대항해 시대(1500~1800)에는 중국과 유럽이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고, 상호 소통하던 시기였다는 것이다.

볼테르 등 계몽주의자들은 중국이 유럽의 어느 나라들보다 고결하다고 칭송했다. 대항해 시대는 동서양 사이에 ‘지성의 첫 만남’이 이뤄진 시기이기도 하다. 이는 서로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출발점이었다.

저자는 이후 동서양은 각자의 세계를 수용하고 거부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을 갖게 됐다고 본다. 저자의 목적은 동서양 소통의 역사를 복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과 유럽의 종교, 예술, 철학의 교류 과정을 꼼꼼하게 재현했다.

천정원 지역연구센터 연구원·indigo0811@naver.com
중국문화 창출자 ‘거지론’
이 책을 말한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으로 빈부격차를 꼽는다. 1만 명 중 억만장자는 6명인 반면, 도시 실업자는 2300만 명에 이른다. 바닥 중 바닥에 거지가 있다. 동냥을 해 먹고사는 사람들. 세계 각지에 없는 곳이 없겠지만 중국의 거지는 특이한 측면이 많다.

최근 예쁘게 차려입은 중국 거지가 인터넷에 떠 세계적 화제가 된 적도 있다. 그래서 중국 거지를 모르면 중국을 안다고 말하지 말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도대체 중국거지는 뭐가 다른 것일까?

미국 조지아공대 역사학 교수가 작심하고 중국 거지의 역사를 정리했다. 거지는 도시라는 시스템이 배설한 ‘생계의 종말처리장’이다. 한차오 루 교수는 시궁창 냄새 폴폴 나는 ‘하구류(下九流)’의 세계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치밀하게 훑는다. 왜 그랬을까?

한차오 교수의 글을 읽노라면, 거지가 포장과 과장 단계를 거치고, 육화와 미화 과정을 넘어서, 어느덧 유장해지고 심지어 심오해지는 희한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중국의 거지들은 석가모니와 공자를 자기들 직업의 조상신으로 삼고, 진(晉)의 문공과 명(明)의 주원장, 복수의 화신 오자서와 한(漢)의 명장 한신 등을 선조로 모신다.

남송시대에 유행했던 도가의 ‘여덟 신선’은 옷차림부터 영락없는 ‘개방파’다. 요리 도구가 부족했던 거지들이 거꾸로 절세의 진미 요리를 개발하기도 한다. 대나무 안에 쌀을 넣고 찌는 ‘주퉁판(竹筒飯)’이며, 나중에 황제의 수라상에까지 오르게 된 물고기찜 ‘칭퉁위(靑筒魚)’가 대표적인 사례다. ‘담을 뛰어넘은 부처(佛跳牆)’라는 엉뚱한 이름의 푸젠요리도 거지가 아니었으면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래저래 거지 등에 업혀서 돌아보는 ‘엉뚱한 문화사’의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송준 북칼럼니스트·bullwalk@naver.com



좋은 펀드 고르는 법 남에게 돈 맡기며 꼭 알아야 할 것들

개미들이 펀드를 버리고 직접투자로 돌아선 것을 두고 누군가는 ‘앵그리 머니’라는 표현을 썼다. 이 책은 펀드매니저나 판매사에만 의존해서는 투자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들을 위해 썼다는 것이 저자의 얘기다. 펀드의 구조와 특성, 투자의 원리를 알고 선택해야 하락장에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핵심이다. 소중한 돈을 남에게 맡기면서 최소한 알아야 하는 기본을 꼼꼼하게 담아냈다.

■ 심영철 지음
■ 모네타 02-2167-2600 / 1만6000원



프린스턴 이코노믹스 고교생이 쓴 경제학 강의

미국 대학 학점을 미리 따는 AP(Advanced Placement) 시험을 위한 경제학 책이다. 저자는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이다. 대학교 1학년 수준의 거시·미시 경제학 개념이 잘 정리됐다. 저자는 “중·고생 눈높이에 맞췄다”고 했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경제 용어나 개념을 풀이하는 수준은 훨씬 넘는 책이다. 기존 경제학 입문서나 시험서와 확실히 차별되는 책인 것은 분명하다. 저자에게 특히 소중한 자산이 될 것 같다.

■ 김태리 지음
■ 사람인 02-338-3555 / 1만5000원



마케팅 빅뱅 브랜드로 이기려면 시장을 축소하라

미국의 창업전문 사이트 안트러프러너닷컴에 따르면 매년 세상에 선보이는 신제품과 브랜드만 2만6000개다. 바야흐로 브랜드 전쟁 시대다. 이 책은 기존 마케팅 법칙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전략으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브랜드를 찾아 그 성공 요인을 분석한다. 리바이스에 도전하는 투루릴리전, P&G를 위협하는 메소드 등 아직은 미미하지만 성공할 가능성이 큰 브랜드 마케팅 사례를 소개한다.

■ 이장욱·황석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02-704-3861 / 1만3000원



오다 노부나가 읽는 CEO 창조적 파괴로 역사를 바꾼다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 인물 오나 노부나가. 일본의 중세를 근대로 바꾼 인물이라는 평을 받는 그는 창조적 파괴가 역사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보여준다. 저자는 “오다 노부나가는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부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평했다. 새로운 시작을 하기 전에 자신 주변부터 개혁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비범했던 생을 읽는 맛도 쏠쏠하다.

■ 아키야마 지음, 박화 옮김
■ 21세기북스 031-955-2121 / 1만5000원



와인 그리고 쉼 내가 즐긴 와인은 굽이 낮았다

사람들이 와인에 빠져가는 모습은 신기하다. 소주 애호가야 ‘꼴값들 떤다’고 할지 모르지만, 와인에는 알 수 없는 매력이 있음이 분명하다. 이 책은 ‘쉼을 위한 와인,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에 대한 책이다. 저자에게 와인은 고급 와인바에서 클래식을 들으며 먹는 느끼한 술이 아니다. 배낭에 넣고, 조깅화를 신고 다니며 맛보는 일상의 즐거움이자 위안이다. 저자가 말했다. ‘내가 즐긴 와인은 굽이 낮았다’.

■ 손현주 지음
■ 포북 02-753-2700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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