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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산업은 선택이 아닌 당연사업”

“그린산업은 선택이 아닌 당연사업”


신성이엔지와 신성FA 두 회사의 지주사인 신성홀딩스는 최근 신재생에너지 태양전지 분야의 국내 선두업체로 국내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클린룸 공장 설비를 납품해온 협력사로 성장해온 신성은 최근 클린룸 분야의 신성이엔지와 공장 물류 자동화 분야의 신성FA로 분리해 전문화를 하고 있다.

그룹 재정, 마케팅 등 지주사로서의 역할은 홀딩스가 맡고 있다. 이완근 회장은 젊은 시절, 교사가 되기를 원하는 조부의 뜻에 따라 성균관대 교육학과에 입학했다.

교직을 이상으로 생각하고 졸업을 하자마자 군에 입대, 월남전까지 참전하고 취업하려는데 당시의 혼란한 상황에 교직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열정 가득한 젊은 그는 주어진 무슨 일이든지 그 분야에서 돌파구를 만들어 최고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이 회장은 1970년 초, 모 중견기업에서 에어컨 세일즈맨이 됐다. 이후 독립을 결심하고 직장생활 3년 만에 나와 동업으로 서울 종로2가에 조그만 가게를 얻어 본격적인 자기만의 사업을 시작했다.

1977년에 신성기업사(현 신성홀딩스)를 설립했다. 요구르트와 식품 저장 냉장고, 제약회사의 냉동설비를 생산해 공급했다. 항온항습기 분야 기술자들과 제품을 개발해 판매했다. 외형이 확장되면서 제품도 냉장고에서 항온항습기, 제습기 등으로 확대됐다. 그러다 70년대 오일 쇼크가 닥쳤다.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적 충격이었다. 국내 경기가 형편없이 나빠졌고 일이 없으니 업계에선 덤핑이 판을 쳤다. 결국, 70여 명 되던 직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성이 살아남은 이유는 부채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은행에서 지원이나 융자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우량기업 조건을 유지하고 있었던 셈이었다. 1982년, 신성에 또 한번의 변혁기가 찾아왔다. 삼성이 반도체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항온항습기와 제습기, 공조기를 생산해온 신성에 클린룸 사업 제의가 온 것.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치밀한 공조 계산과 처리 능력을 갖춘 클린룸이 필요했다.

이 회장은 바로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클린룸 관련 정보와 서적 등을 손 닿는 대로 구입하고 배웠다. 제습기 사업을 하던 시절과는 규모가 또 달랐다. 반도체는 라인 하나가 200억원 이상이었다. 그러나 제습기 사업을 하면서 회사 체질이 단단한 신성은 삼성의 요구에 따라 클린룸 투자를 실행했다.

1984년, 반월공단에 1500평 규모의 공장을 건설했다. 삼성에 이어 현대·LG가 반도체 사업을 했다. 그러나 반복하는 반도체 사이클 때문에 위험요소가 가중됐다. 이 회장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고 그것이 공장 물류 자동화 장비분야였다. 미국 PRI와 파트너십을 맺고 시작했다.

올해 이미 매출 안정기조를 보여 이 분야 매출이 1000억원에 이르게 됐다. 이후 1996년, 상장까지 성공했다.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 했던가? 외환위기가 덮치면서 어려운 시기를 또다시 맞았다. 이 회장은 해법을 해외시장에서 찾았다. 해외시장 개척이 쉽지는 않았지만 최근 새롭게 사업에 뛰어든 태양전지 사업에서 연이어 대형 수주계약 성과를 가져온 것도 일찍부터 해외에 눈을 돌려 터를 다졌기 때문이다.

이완근 회장은 신조가 하나 있다. “어떤 경우에라도 남는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제 값을 못 받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신념이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기술개발을 통해 품질 수준을 높이고 고객을 만족시켜 왔다. 고객사도 철저히 가리며 신의를 지켰다. 삼성·현대·LG 등 우량 기업과만 거래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신성홀딩스 사옥.

이 회장은 “기업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생각의 차이가 신성 발전의 비결인 듯했다. “사업은 한 발이라도 앞서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가, 기술, 디자인, 고객 서비스 등 어느 분야이든 한 발이라도 앞서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한 걸음이 기업의 운명을 가릅니다.”

이 회장은 이처럼 사업에 있어서 ‘한 발 앞서려는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태양전지의 국내 선도 역을 하고 있는 신성은 최근 태양전지 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다. 이미 기술과 제품력에서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최근 태양전지 수출 계약이 전 세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제는 보다 더 크고 의미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환경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이 그것이다. 신재생에너지로 사업영역을 넓힌 신성의 목표는 이제 수익의 극대화가 아니다. ‘지구를 살리자’는 거대한 비전, 환경기업으로, 소명을 가진 책임 있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이완근 회장의 미래 비전이다.

전 세계 ‘그린 산업 붐’에 따라 국내에서도 정부차원에서 신재생 태양에너지에 대한 사업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관련 정부의 산업지원 정책이 따르고는 있으나 본원적인 고비용구조의 산업 형태가 지속 투자에 걸림돌이 돼 왔다. 그러나 이 회장의 의견은 달랐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태양광 산업 등은 ‘할 수도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여건에 맞춰 하는 규모의 경제원칙’을 셈해 적용할 산업 분야가 아닙니다. 이 분야의 산업은 우리의 운명을 좌우하는 당위성을 가진 ‘당연사업’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많은 지식인, 정책 입안 실행자들도 이런 당위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 분야 일개 기업의 이기적 차원의 요구나 호소가 아닙니다.

우리가 모두 공유하고 있는 이 땅과 바다· 하늘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우린 잠시 사용하고 있을 뿐 우리의 후손이 살아갈 공간입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지금의 셈법으로 시기를 놓쳐 망쳐 버린다면 미래역사에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 됩니다.” 이 회장의 호소는 단호하고 강렬했다.

탄소배출량이 세계 10위권인 한국은 그러나 1인당 탄소배출량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위험 수준이다. “이제는 사회적 인식이 바뀔 때입니다.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도 본격적이고도 실제적인 그린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겨야 할 때입니다. 국민의 생활 속에서 실감돼야 합니다.” 이 회장은 국민 모두 어우러진 환경운동이 이제는 일상 속에 스며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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