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scope - InternationaList

scope - InternationaList


영국과 미국, 국가부채 ‘빨간불’


FORGIVE US OUR DEBTS


finance -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이 위태로운 경제를 부양하려다 보니 공공부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난다. 눈덩이 부채로 인해 가장 큰 위험에 처한 나라는 어디일까?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빌린 돈을 갚아야 할 나라들이 추가로 돈을 빌리려면 더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할 뿐 아니라 의료·교육 등 모든 부문의 지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채무는 규모도 중요하지만 유일한 요소가 아니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더더욱 아니다. 일례로 일본은 오랫동안 다른 주요 선진국들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이 가장 높았다(IMF의 2009년 추정치는 무려 217%에 이른다). 그러나 일본의 부채 중 상당 부분은 연금 부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내부적인 문제다.

따라서 대규모 경제위기보다는 완만한 경기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탈리아(109%), 독일(76%), 프랑스(72%) 등 유럽연합(EU) 국가들도 부채 부담이 크지만 이미 상당 기간 그런 상태를 유지해 왔다. 이들 국가에 높은 부채는 현상유지에 해당한다. 물론 장기적 경기전망에선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정치적으로나 제도적으로는 대처가 가능하다.

문제가 심각한 나라는 오히려 미국과 영국이다. 두 나라는 비교적 낮았던 국가채무 부담이 금융위기로 급속히 늘어난다. 미국의 부채는 현재 GDP의 81%, 영국은 61%다. 그러나 영국의 부채는 다른 어떤 대국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다. 2006~2010년 영국의 총 부채는 거의 59% 증가하리라 예상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유럽경제 담당 선임연구원인 홀거 슈미딩은 “영국은 금융위기 이전에도 재정상태가 좋지 못했다”며 “특히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새로운 부채의 수준에 적응하고 이자를 상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스탠더드&푸어스사는 이미 영국의 국가채무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도 위험에 처하긴 마찬가지지만 젊은 노동인력이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다. “채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성장”이라고 프랑스의 세계적 보험회사인 AX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에릭 셰이니가 말했다. 다시 말해 미국은 유럽보다 더 젊은 노동인구 덕분에 계속 더 높은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얘기다.

이 나라들은 신용등급 하락이나 국가부도 사태를 막으려면 결국 부채를 줄여나가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기에 필요한 정치적 토대를 마련한 나라는 독일뿐이다. 최근 독일 의회는 2016년까지 균형예산 실현을 명문화한 법을 통과시켰다. 그 목표가 실현되려면 전혀 새로운 경제 모델이 필요할지 모른다. 다른 나라들은 유념해야 할 게 있다. 중앙은행이 지금 찍어내는 돈이 내일은 비싼 대가를 요구하는 부메랑이 돼서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RANA FOROOHAR


저무는 파워 커플 시대


THE TWILIGHT OF
A POWER COUPLE’S ERA


argentina -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와 크리스티나 부부는 6년간 중남미의 가장 매력적인 ‘파워 커플’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국민이 그들에게서 등을 돌린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크리스티나 현 대통령의 집권 여당은 6월 28일 총선에서 의회 내 다수당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그녀의 남편이자 전직 대통령으로 인기가 높은 네스토르가 하원의원 후보로 나서 가두유세를 펼치는데도 말이다.

이 전·현직 대통령 부부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미국과 월스트리트를 가장 신랄하게 비난해 왔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국내 정치에서 그들의 전횡에 염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가령 두 사람은 힘없는 의회를 압박해 연금제도, 국영 항공사, 국영 전기·수도회사, 언론 등에 대한 통제권을 양보하도록 했다.

지난해 크리스티나는 수출세를 둘러싸고 농민과 벌인 정면대결에서 패하면서 인기가 급락했다. 그녀의 대결적인 전술로 성장이 지체되고, 범죄와 실업이 늘었다는 비난도 거세다. 크리스티나가 합의에 의해 통치하기보다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리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아르헨티나의 대통령들은 좀처럼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한다. 역사가 척도가 된다면 키르치네르 시대도 2011년 이전에 종말을 고할 듯하다.

BRIAN BYRNES


찰스 왕세자의 ‘건축 정치’


A CLASSICAL CASE OF MEDDLING


royals - 찰스 왕세자는 지난해 영국 에섹스 대학의 새로 지은 강당을 ‘쓰레기통’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현대식 건축물엔 질색이다. 가장 최근엔 왕실 근위대의 병영이었던 첼시 배럭 부지에 들어설 50억 달러 상당의 철제·유리 복합구조물이 도마에 올랐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경이 설계한 이 건축물의 디자인은 이번 주 웨스트민스터 시의회로부터 승인을 받을 참이었다.

하지만 이 디자인을 탐탁지 않게 여긴 찰스가 건축주인 카타르 왕실에 그런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카타르 왕실은 그 디자인을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많은 사람에게 이는 영국 헌법 대부분을 구성하는 관습법에 저촉되는 행위로 비친다. 영국 왕실은 민주주의적인 절차 즉,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찰스만은 예외여서 주민이 선출한 시의원들의 결정에 어깃장을 놓았다. 그가 이렇게 참견한 게 이번만은 아니다. 1984년 건물을 신축하려던 영국국립미술관은 “(고색창연한 미술관에 들어설 새 건물이) 오랜 친구 얼굴에 돋은 흉한 종기 같다”는 찰스의 혹평 한마디에 당초 계획을 철회했다.

그 이전에도 리처드 로저스 경이 설계한 프로젝트 두 건이 찰스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로저스와 건축계 인사들이 발끈할 만하다. 하지만 모더니즘 건축양식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찰스가 군주제만큼이나 오래된 고전주의 전통의 수호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의 의견도 존중 받아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WILLIAM UNDERHILL


파키스탄, 탈레반 수뇌부 못 잡나? 안 잡나?


HOW not TO CATCH A THIEF


기습 작전은 방심한 적의 허를 찔러 체포하는 공인된 전술이다. 하지만 공공의 적 1호인 탈레반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를 추적하는 파키스탄 정부에는 이게 통하지 않는 듯하다. 메수드는 2007년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 암살과 6월에 발생한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 호텔 폭탄 테러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된다.

파키스탄 정부는 비밀 작전을 펼쳐 무방비 상태의 메수드를 사로잡기보다는 공격 목표를 공공연히 떠들어댔다. 결과적으로 줄행랑을 놓기에 충분한 기회를 준 셈이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지난 5월의 한 인터뷰에서 정부군이 남부 와지리스탄 내 메수드의 주요 거점에 대한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공표했다.

정부군은 6월 들어 역내 주요 도로를 봉쇄해 메수드의 도주로와 보급로를 차단하고, 지상군 투입에 앞서 메수드의 거점에 공습을 단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메수드와 탈레반 전사들이 이미 가축 이동로를 따라 와자리스탄 지역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소규모 공격조를 남겨 도로 매복, 자살 공격, 급조 폭파물 등으로 뒤쫓는 정부군을 괴롭혔다.

정부군은 스와트 계곡의 탈레반 지도자 마우라나 파즈룰라, 바자우르 지역의 마우라나 파퀴르 모하메드 같은 탈레반 지도부 검거 작전에서도 비슷한 실책을 저질렀다. 이와 관련해 군사 전문가들은 정부군에 ‘과욕’은 금물이라고 경고한다. 임무를 매듭짓지 않은 채 위험하게 또 다른 전투를 벌이지 말라는 말이다. 메수드, 파즈룰라, 모하메드가 부족 지역의 어느 야산에 은거하면서 복수와 반격을 도모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닌 게 이런 이유에서다.

RON MOREAU


BY THE NUMBERS
경제마저 감염시키는 신종 플루
PRICEY PANDEMIC


신종 플루 공포가 한풀 꺾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종 플루가 올 가을 다시 기승을 부리면 경기 회복 속도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신종 플루 재발 시 잠재적인 파급력을 살펴봤다.


3.5%포인트
이 전염병이 6개월간 지속돼 전 세계에서 세 명 중 한 명이 감염될 경우의 세계 국내총생산(GDP) 감소 추정치.


5%포인트
미국 GDP 감소 추정치. 신종 플루 재발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로 선진국 중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1.5%포인트
2010년 관광과 여행 수요 감소로 인한 세계 물가상승률의 기준선(중장기 인플레 동향) 이하 하락률 추정치.


0%
2010년 중국 물가상승률 하락 추정치.


의문투성이 이란 대통령 선거


WHY GURUS SMELL A RAT IN IRAN


이란의 시위 군중이 별다른 기대 없이 재검표 결과를 기다릴 동안 외부인들이 조작의 증거를 분석했다. “확실한 증거가 있느냐고? 없다.” 정치조사 전문회사인 폴스터의 마크 블루멘털의 말이다. “하지만 냄새가 풍긴다. 의문을 가져야 한다.” 선거조작은 흔적을 남기는 법이다. 전문가들은 무엇을 찾고 있나.

jesse ellison


.


경제위기의 범인은 베이비 부머?


BOOMER BEARS


신용 확대와 경색의 속죄양은 차고도 넘친다. 복잡한 파생상품들, 고액 연봉을 받은 경영자들, 그리고 베이비 부머. 그렇다. 미국 사회에 히피부터 여피까지, 그리고 최근엔 나이가 들어도 페이스북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로 그 세대도 이 경제위기의 범인이다. 7900만 명의 베이비 부머가 나이를 먹어갈 때마다 미국 경제는 그들의 생활습관을 그대로 반영해 왔다.

닷컴거품이 일어나고 2000년대 초반 신용이 확대되던 무렵 베이비 부머들은 중년 나이에 접어들었다. 원래 소비자들은 46세 전후로 소비 성향이 가장 높아진다. 그런데 이제 부머들이 지갑을 닫고 은퇴를 준비한다(부머 세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들은 2008년부터 사회보장연금 수혜자격을 얻었다). 다시 말해 예전처럼 경제를 부양하지 못하고 대신 끌어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베이비 부머들은 이미 정점에 달했다”고 투자운용가 해리 덴트는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이 같은 인구통계학적 위기를 경고해 왔다. “그들은 앞으로 12~14년 동안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다.” 일본도 그랬다. 엄청난 양의 자산거품이 터졌던 1990년대 일본 인구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연령대가 바로 중년이었다.

일본 경제는 지금까지 회복되지 못했다. 현재 닛케이 지수는 최고였던 1989년의 75%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까? 그럴지도 모른다는 근거가 하나 있다. 현재 미국인의 중간 연령은 37세다. 20년 전 일본과 거의 비슷하다. 어쨌건 한 가지 결론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베이비 부머들에게 자기반성의 시간이 다시 돌아왔다는 점이다.

BARRETT SHERIDAN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업무효율 저하 부담에…대기업 10곳 중 3곳만 60세 이상 고용

2尹대통령 내외 사리반환 기념식 참석…"한미관계 가까워져 해결 실마리"

3 대통령실, 의료계에 "전제조건 없이 대화 위한 만남 제안한다"

4이복현 금감원장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할 계획"

5정부 "80개 품목 해외직구 전면차단 아니다…혼선 빚어 죄송"

6 정부 'KC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 사흘 만에 사실상 철회

7"전세금 못 돌려줘" 전세보증사고 올해만 2조원 육박

8한강 경치 품는다...서울 한강대교에 세계 첫 '교량 호텔' 탄생

9서울 뺑소니 연평균 800건, 강남 일대서 자주 발생한다

실시간 뉴스

1업무효율 저하 부담에…대기업 10곳 중 3곳만 60세 이상 고용

2尹대통령 내외 사리반환 기념식 참석…"한미관계 가까워져 해결 실마리"

3 대통령실, 의료계에 "전제조건 없이 대화 위한 만남 제안한다"

4이복현 금감원장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할 계획"

5정부 "80개 품목 해외직구 전면차단 아니다…혼선 빚어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