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사 등 400여 명 몰려
CEO·의사 등 400여 명 몰려
지난 19일 오전에 열린 기업인 대상 남호주 투자 설명회에 국내 100여 명의 CEO가 참가해 성황리에 개최됐다. |
6월 19일 오후 1시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오후 2시에 열릴 ‘남호주 사업이민 세미나’에 참가 등록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미리 전화와 e-메일을 통해 참석자를 선착순으로 접수했지만 무작정 행사장을 찾은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는 당초 예상 인원인 150명을 훌쩍 넘어 2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을 제한한 탓에 대기자만 40명이 넘었다. 토요일이었던 다음날 오후 세미나 역시 대기자만 100여 명에 달했다. 참석자 중엔 중소기업 CEO와 대기업 중견 간부를 비롯해 의사와 같은 전문직이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참석자 중 한 명은 “현재 신경정신과 의사지만 좀 더 여유 있는 삶을 찾기 위해 세미나에 들렀다”며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아 남호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세미나는 주한호주대사관의 찰스 강 선임 투자 매니저가 호주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찰스 강 매니저는 “전 세계 경기침체에도 호주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0.4%로 선진국 중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세미나를 위해 남호주에서 직접 방한한 스캇 오스터 남호주 무역경제발전과 국장은 남호주의 라이프 스타일과 함께 사업 이민 비자의 다양한 옵션을 설명했다.
오스터 국장은 “남호주에선 현재 이민자들에게 비자 제한 요소들이 점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호주는 국내 이민 희망자 사이에서 경기 침체를 맞고 있는 북미 지역을 대체할 수 있는 영어권 나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호주 사업 이민을 위해 필요한 ‘163비자’의 경우 자격요건은 ‘55세 이하, 자산 25만 호주달러 이상, 최근 3년간 과장급 이상 직장인으로 지냈거나 30만 호주달러 이상의 사업체 오너’가 전부다. 한국에서 2억5000만원 상당의 집 한 채가 있는 과장급 이상의 샐러리맨이라면 대부분 해당된다.
영어시험도 면제다. 비자를 취득하면 4년 동안 18세 이하 자녀를 호주 공립학교에 보낼 수 있다. 부인과 자녀들만 호주에 입국시키는 ‘기러기 가장’도 환영한다. 40대 가장이라면 한국에서 사업이나 직장을 유지하면서 자녀 유학과 영주권 취득을 모두 노릴 수 있다.
세미나가 끝나고 비자 발급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이 쏟아졌다. 세미나의 한 참석자는 “나를 비롯해 참석자 중 상당수가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현지에서 자영업을 할 때 주정부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냐”고 물었다.
면적 한국 10배, 인구는 160만
오스터 국장은 “남호주를 미리 방문할 경우 담당 공무원들이 공항 마중 서비스는 물론 남호주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체들을 일일이 소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비자를 발급받은 후 처음 2년 동안은 비즈니스를 하지 않고 적응과 탐색 기간을 거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남호주는 호주 6개주 중 하나로 호주 남부에 위치해 있다. 면적은 한국의 10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160만 명에 불과하다. 오스터 국장은 “남호주는 시드니를 비롯한 호주 동부 지역에 비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자랑한다”며 “교육과 복지 환경은 뛰어나지만 정착비와 부동산 가격은 싸다”고 강조했다.
오스터 국장에 따르면 호주 주요 도시 주택 가격 중 남호주 수도인 애들레이드가 가장 낮다. 주택 한 채 평균 가격이 시드니는 53만6000달러, 멜버른이 42만6000달러인 데 비해 애들레이드는 36만 달러다. 남호주의 주도 애들레이드엔 해외 유학생만 2만3000명에 달한다. 이 중 한국은 중국과 인도, 말레이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애들레이드에서 컴퓨터 업체를 운영하는 안성균 사장은 “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장을 만났는데 영어는 자신이 책임을 질 테니 가정에선 한국어만 사용하라고 조언하더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호주 교육이 글로벌 인재 양성을 중시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사업이민 세미나에 앞서 열린 ‘기업인 대상 남호주 투자 설명회’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19일 오전 7시30분부터 시작된 조찬설명회엔 국내 기업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성그룹의 김정주 사장은 “현재 호주에 마카다미아 농장을 가지고 있고, 앞으르도 호주 농산물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주한호주대사관의 샘 개러비츠 대사는 환영 인사를 통해 “남호주에선 광산 개발을 비롯해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어 한국 기업들로선 투자 기회가 많다”며 “향후 한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다면 교류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호주는 풍부한 농수산물로 명성이 높다. 참치를 비롯해 바닷가재, 전복, 굴 등 돈 되는 해산물은 대부분 양식되고 있다. 양식 수산물은 청정해역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으며 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팔려 나간다. 남호주 수산물 수출업자 위원회의 마크 코디 회장은 “남호주의 수산물은 호주산 쇠고기 못지않게 일본과 태국 등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스캇 오스터 국장은 “한국으로 수출되는 호주 수산물은 일본과 홍콩 등 제3국을 경유해 팔리는 편”이라며 “한국 업체들이 직접 수입한다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정부 “한국 투자 다양하게 지원”
한국인들에게 남호주는 수산물보다 와인 산지로 더 친숙하다. 펜폴즈, 피터르만, 투핸즈, 얄룸바, 제이콥스 크릭 등 국내 인기 있는 호주 와인 대부분이 남호주에서 생산된다. 애들레이드에서 차를 타고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바로사 밸리의 경우 호주 최대 와인 산지. 남호주에선 호주 와인의 절반이 생산되지만 상당수가 국내엔 들어오지 않고 있다.
김수한 LG트윈와인 사장은 이날 조찬 세미나에 참석해 “남호주 와인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뛰어나 수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호주는 광물 자원도 풍부하다.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지로 구리와 금이 많아 현대판 골드 러시가 벌어질 정도다. 남호주에선 이런 자원개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아울러 자동차 부품을 비롯해 재생에너지·수산업·농업·정보기술(IT)·항공·조선업·방위산업 등이 크게 발달했다. 특히 풍력을 비롯해 땅의 열을 활용하는 지력, 파도를 활용한 파력 등 재생에너지 활용 비율이 호주 내에서 가장 높다. 남호주는 이를 통해 호주 내에서도 해외 투자가 가장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 CEO나 임원에겐 현지에서 자녀를 공교육시킬 수 있는 비자까지 제공한다. 디지털대성의 최진영 사장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남호주의 한국인 유학생과 이민자가 늘고 있어 현지 학원 설립에 관심이 많다”며 “투자하는 회사의 CEO에게도 혜택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세미나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주한호주대사관(02-398-2800)에 직접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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