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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요청? 불안하면 거절하라!

신용카드 요청? 불안하면 거절하라!


빚을 줄이려는 채무자들이 서울 명동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상담하고 있다.

시험공부와 신용관리의 공통점은? 미루면 미룰수록 손해라는 것.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지고 결국 낮은 점수와 신용 불량이라는 현실을 외면하게 된다는 점이 같다. 그렇다면 차이점은? 신용관리의 세계에는 ‘벼락치기’가 없다는 것이다.

몇 번 채무를 연체했다고 해서 불안한 마음에 무관심으로 대응하면 상황을 되돌리기 점점 어려워진다. ‘난 1등급이겠지’라며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 역시 금물이다. 복잡한 세상에 신경 쓸 일이 하나 더 늘었다고 불평하지 말고 한 번 습관을 들이면 평생 신용거래가 편해진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어떤 일이든 하기 전에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순서다. 신용관리에서는 내 신용등급을 아는 것이 첫 번째다. 보통 채무이행자(1~10등급)와 채무불이행자(10등급 이하)로 나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지난해부터 대부분 업체에서 채무불이행자를 9등급이나 10등급으로 분류한다.

많은 사람이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것만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진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신용평가정보의 크레딧뱅크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 자신이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것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정기적으로 직접 신용정보를 조회하고 관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신용등급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금융회사가 고객의 신용정보를 조회하면 등급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만 단순히 대출을 문의할 목적으로 조회하는 경우에는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제도권에서는 사전에 고객의 동의를 구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현행법상으로 동의 없이 조회할 수 있다.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대출이 어려워 대부업체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시청 홈페이지에서 등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무조건 대출’ ‘신용불량자 대출’ 같은 광고를 내걸고 영업하는 곳은 열이면 열 무허가일 가능성이 크다. 불법 대부업체와 거래하면 상상을 뛰어넘는 금전적인 손실과 정신적인 고통을 당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발걸음을 하지 않도록 한다.

금융회사나 신용평가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6, 7등급을 ‘낀 등급’이라고 부른다. 조금만 노력하면 안정적인 단계(1~5등급)로 올라갈 수 있으면서 반대로 언제 불안정한 단계(8~10등급)로 떨어질지 모르는 등급이라서다. 회사별로 기준이 조금씩 달라 8~10등급에서 대출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거의 어렵다’고 생각하고 관리하는 것이 하나의 요령이다.

더 높고 안정적인 등급으로 올라가는 방법은 뜻밖에 간단하다.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위에서 말했듯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신용카드를 없애고 체크카드를 쓰는 것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하나의 재테크 비법으로 알려졌다.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만 신용카드가 나쁜 것이 아니다.



불법 대부업체와 거래 절대 삼가야


잘못된 사용 습관이 연체를 낳고 신용불량을 키운다. 지인의 부탁에 못 이겨 사용하지 않을 카드를 신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는 처음부터 과감히 거절하거나 신청했다면 잊지 말고 해지한다.

여러 개의 카드로 이른바 ‘돌려막기(카드 대금을 결제하지 못할 때 다른 카드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아 연체를 막는 것)’를 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갚아야 할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돌려막기 용도로 새 카드를 발급받아서는 안 된다. 특히 카드를 3개 넘게 가지고 있으면 카드사끼리 해당 고객의 신용정보를 공유하므로 신용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

필요한 부가서비스를 놓치지 않으면서 신용등급을 해치지 않는 현명한 카드 사용 노하우를 익히자. 전·겸업 카드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현금서비스 이용 실적이 21조원을 넘었다.

카드사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현금서비스 마케팅을 줄이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카드 이용자들은 현금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 카드 한 장으로 바로 돈을 구할 수 있으니 달콤한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금서비스로 받는 돈은 내 돈이 아닌 남의 돈이고 정해진 기간 안에 갚아야 한다. 그것도 비싼 이자를 물고서. 게다가 현금서비스를 자주 받으면 카드사가 결제 능력이 모자란 것으로 인식하므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이용해야 한다. 또 하나 실천할 것은 자동이체다.

대출이자, 각종 세금, 통신비 등 다양한 요금을 일일이 관리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동이체 서비스에 등록하면 결제를 빠뜨리는 등 부주의로 연체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때 유의할 것은 통장에 잔액이 없으면 자신도 모르게 소액 연체자가 될 수 있으므로 자동이체 통장은 항상 잔액을 넉넉하게 두고 수시로 확인한다.

위의 실천사항을 지키지 못해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됐다 해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신용회복위원회(1600-5500)가 운영하는 개인워크아웃제도와 법원(대한법률구조공단 132)이 운영하는 개인회생·개인파산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개인워크아웃제도는 빚을 갚을 능력이 있지만 한 번에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 5억원 이하의 개인을 대상으로 한다. 최대 8년 안에 모든 빚을 갚아야 하고 채무기관은 제도권 금융기관에 한한다.



자동이체 통장 잔액은 넉넉하게

빚을 어떻게 갚을지 채무조정안을 확정하고 2년이 지나면 신용회복지원대상자라는 기록이 지워진다. 또 확정 후 1년 이상 계획대로 빚을 갚으면 무담보로 소액금융지원자금을 받을 수 있고, 빚을 다 갚으면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이와 다르게 법원의 개인회생제도는 불법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개인도 구제받을 수 있다.

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 15억원 이하 채무자를 대상으로 하고 빚을 다 갚거나 5년 동안 계획대로 갚으면 채무 기록이 삭제된다. 도저히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채무자가 막다른 길에 몰려 찾는 것이 개인파산제도다.

파산법에 따라 채무자의 재산을 채권자에게 배당하고 남은 채무를 면책해 주는데 7년이 지나면 파산 기록이 사라진다. 정남근 신용컨설턴트는 “구제책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기고 미리 신용등급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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