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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알래스카 주지사직 사퇴를 발표한 페일린.



퇴임 연설이야, 출마 선언이야?


THE 2012 CAMPAIGN BEGINS


u.s. politics -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섰다가 ‘튀는’ 행동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그런 그녀가 미국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둔 7월 3일 주지사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그녀의 사임 연설을 지켜본 느낌은 2012년 대선 출마 선언의 초고를 보는 듯하다.

그 연설은 논객들의 앞선 지적보다 더 잘 준비돼 있었다. 일부 ‘마이너 리그’ 정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작성됐음이 틀림없다. 진부한 표현들이 총망라됐다. “메인주 해안에서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주로” “하느님이여, 우리 군대를 축복하소서” “기존 정치는 이제 그만” “알래스카주 밖에서 좋은 변화를 만들어간다” 등.

페일린이 강조한 자신의 주지사 경력은 공화당 당원과 일부 무당파로선 매우 솔깃하다. 민간 부문에서 이뤄진 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개발사업인 가스라인 건설 프로젝트를 두고 “이게 바로 에너지 독립”이라고 말한 대목이나, “초당적 윤리 개혁” “교육에 대한 전례 없는 지지” “정부의 성장을 둔화시켰다” “로비스트 친구를 둔 적이 없다”는 표현이 좋은 예다.

이 모두를 4년 만에 이루려 했지만 “우리는 2년 만에 해냈다”는 표현은 2011년 아이오와주 예비선거에서나 나올 법한 말이다. 페일린은 현 시대의 닉슨처럼 보인다.

저돌적이면서도 감성적인 그녀의 연설은 1952년 아이젠하워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닉슨의 연설을 연상케 한다(당시 닉슨은 지지자들로부터 1만8000달러의 불법 선거자금과 애완견을 선물로 받았지만 나중에 돌려주라는 요구가 거세지자 연설을 통해 선거자금은 이미 다 써버렸고 애완견은 아이들이 좋아하니 어떻게 돌려주겠느냐며 유권자들의 동정심에 호소했다).

당시 언론계의 그 누구도 닉슨에게 애완견을 포기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지금의 언론도 페일린의 재출마 야심에 제동을 걸 뜻이 없는 듯하다. 그녀는 해외파병 미군들은 “인생은 짧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얼마나 놀라운 배짱인가? 닉슨조차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합리화하는 데 해외주둔 미군을 끌어들이진 않았다.

닉슨은 “(사임하기 전) 나는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반면 페일린은 “잘못된 길을 계속 가는 사람은 결국 중도에 포기하는 자와 똑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중도 포기자들을 공격하면서 자신의 주지사직을 포기했다. 물론 이젠 주지사직 수행에 따르는 부담에서 벗어나 모든 주에서 골고루 보수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사실 그녀가 포기한 거라곤 진보파를 공격하길 망설였던 그간의 태도뿐이다. 페일린이 정치무대에서 사라질 뜻이 없다는 결정적 증거는 맥아더 장군의 말을 인용한 점이다.

맥아더는 50여 년 전 상하 양원 합동연설에서 단지 사라지는 척했을 뿐이다. “맥아더는 ‘우리는 후퇴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전진한다’고 말했다”고 페일린은 연설을 마무리했다. 그건 페일린도 마찬가지다. 단지 알래스카주에서 남쪽과 동쪽으로, 그리고 와실라 호수에서 포토맥강으로 무대만 옮길 뿐이니까.


뉴델리의 한 농민이 시장에서 밀을 팔려고 기다리고 있다.



곡물 값 주춤… 안심하긴 일러!


Food Prices: Good and Bad News


commodities - 작년 이맘때는 식량가격 폭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빵 폭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는 곡물 수확량의 증가와 경제위기로 인한 수요 감소라는 두 가지 요인으로 식량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한다.

FAO의 식량가격 지표는 최고치를 기록한 2008년 6월보다 3분의 1이나 떨어져 올해는 세계적으로 식량 수입에 지난해보다 2260억 달러가 덜 소요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 호재일 뿐이다.

FAO 보고서는 곡물 값이 향후 10년 동안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경기침체가 완화되면 소비자의 구매력은 커진다. 여기에다 바이오 연료 또한 농산물 값을 높인다. 식품 가격은 석유나 기타 에너지 자원과 연동된다. 따라서 식량 가격 안정세는 올해가 마지막이 될 공산이 크다.

KATIE BAKER



한숨 짓는 항공업계


The High Cost of Not Flying


airlines -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동차산업이 붕괴하면서 [미국] 정부는 자동차 회사들을 떠받치느라 허둥댄다. 하지만 똑같이 파산위기에 처한 항공업계엔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 회복에 미치는 영향력으로 치자면 항공이 자동차보다 훨씬 크다고 시장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새 연구보고서가 분석했다.

최근 항공산업은 세계 전체에서 550만 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하고, 연간 4250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낸다. 관광이나 유통 같은 연관 산업까지 감안하면 일자리는 3300만 개, 세계 총생산은 1.5조 달러에 이른다. G20 국가 상당수가 세계 경제에 기여하는 몫보다 오히려 크다.

연간 경제 효과를 따져봐도 자동차업계보다 30%나 높다. 2026년이 되면 항공업계가 일자리 5000만 개, 세계 총생산에서 3.6조 달러를 거들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에서 화물과 승객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항공업계가 결딴나게 되면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훨씬 크다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적했다.

항공업계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1%만 밑돌아도 아시아에선 일자리가 약 200만 개, 유럽과 북미에서 각각 150만 개 사라진다. 세계 총생산에 기여하는 규모도 4400억 달러나 줄어든다.

그러면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먼 거리로 상품과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옮기는 데 항공사에 의존하는 다국적 기업들도 큰 피해를 본다. GM을 지원하면 경기침체에 대한 미국인의 공포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항공업계를 지원하는 게 훨씬 현명한 선택인 듯하다.

KATIE BAKER



오바마 백악관의 연봉서열


WHO GETS PAID WHAT IN THE OBAMA WHITE HOUSE?



오바마의 오른팔 이마뉴엘 비서실장.
white house - 오바마의 수석 스피치라이터인 존 파브로가 대통령 연설문을 써주고 받는 돈을 얼마나 될까? 지난주 백악관이 공개한 연봉 리스트를 보면 그는 웨스트윙[백악관 직원 집무실]에서 가장 높은 17만2200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부시 전 대통령의 수석 스피치라이터의 2008년 연봉과 같다. 19명의 다른 고위 참모도 같은 연봉이다. 예컨대 람 이마뉴엘 백악관 비서실장, 데이비드 액설로드와 밸러리 재릿 같은 선임고문, 로버트 깁스 대변인, 짐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래리 서머스 경제보좌관 등이다.

매년 백악관이 의회에 보고하는 이 리스트에는 퍼스트레이디실과 국내정책위원회를 포함한 행정실의 직원도 포함된다. 가령 데지레 로저스 사회담당 비서(11만3000달러), 소냐 소토마요르 연방 항소법원 판사의 대법관 인준 과정을 주도한 스테파니 커터(15만3200달러), 톰 도닐런 국가안보 부보좌관(17만2200달러), 오바마의 경호원 레지 러브(10만2000달러) 등이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들 중 누구도 연봉인상을 기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올해 초 오바마는 연봉 10만 달러가 넘는 백악관 직원들의 봉급을 동결했다(토미 비터 부대변인은 아직 기회가 있다!). 참고로 오바마의 연봉은 40만 달러다.

HOLLY BAILEY



육체노동의 재발견


Reconsidering Manual Labor


수년간 미국의 교육학자들은 ‘지식 경제’의 등장에 대해 떠들어댔다.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후기산업사회로의 전환을 대비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이제 사무직도 제조업처럼 사양길을 걷는 듯하다. 기업들이 무선 인터넷으로 가능한 일이라면 뭐든지 아웃소싱을 하려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때마침 터진 금융위기 때문에 상황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이제 한번쯤 노동의 미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짚어볼 때다. 미국의 상류층은 블루칼라 노동직에 대해 애증의 감정을 보였다. 보통 블루칼라라고 하면 한물간 직업으로 뚜렷한 기술이 없거나 이민 노동자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런 육체노동(건설, 수리, 유지보수 등)이 사실은 세계적인 아웃소싱 추세로부터 자유로운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다. 철학자이자 오토바이 수리공인 매튜 크로퍼드는 손을 써서 하는 일이 단순 사무직보다 보수도 많고 더 큰 지적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스로 싱크탱크를 떠나 수리점을 개업한 크로퍼드는 독립적 사고, 자립심과 수작업이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지혜’를 뜻하는 ‘sophia’(소피아)와 기술을 뜻하는 ‘techne’(테크네)는 둘 다 손재주가 좋다는 뜻도 함축했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라고 정의했다. 프린스턴대학의 앨런 블라인더 경제학 교수는 인간의 노동이 곧 대면 접촉이 필요한 ‘대인 서비스’ 직종(외과의 등)과 ‘비(非)대인 서비스’ 직종으로 나뉘게 되리라고 예상했다.

예를 들어 비대인 서비스에 해당하는 방사선기능사의 경우 환자의 엑스레이 화면을 분석해 결과를 보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해외에 아웃소싱을 해도 큰 문제가 없다. 블라인더는 과학자와 편집자, 사무원, 속기사 등 비대인 서비스 직종이 3000만~4000만 개에 이르며 이들 화이트칼라 근로자에게 곧 경제적 지각변동이 닥치게 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육체 근로자들은 임금과 수요가 오르게 된다고 분석했다. 자녀가 사무직에 몸담길 바라는 부모들도 생각을 바꿔야 할지 모른다. 물론 중상류층이 육체노동을 포용하려면 커다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요즘 대학생들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융통성 있는 팔방미인’이 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기술을 배우라”는 어른들의 옛 말씀도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KATIE BAKER



conventional wisdom
think again
당연시되던 통념이 무너진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중립 성향의 무사비 전 이란 총리는 반정부 시위대의 정신적 지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현 정권의 탄압은 점점 거세진다.

바이든 미국 부통령
월스트리트저널이 공적자금 남용 사례를 찾으려 혈안이 됐지만 바이든은 이미 가망이 없는 기업을 제거한 뒤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침내 팔레스타인의 국가 창설에 조건부로 동의했다. 팔레스타인에 직접 가서 해묵은 감정을 풀려면 지금이 적기일지도.

이란
이번 대선이 공정선거라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산타클로스다. 탱크로 무장한 율법학자들을 조심해라.

트위터
이란 시민들의 ‘트위터 혁명’이 이란의 무자비한 지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소리 들리니? 자유야 자유!”

숀 펜
오스카상까지 받은 명배우가 결혼 생활을 지키려고 잠시 할리우드를 등졌다. 연예계에선 쉽지 않은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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