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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CEO&CEO



올해 3월 서울 계동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 때 모습.


건설宗家 부활 주인공 현대건설 김중겸 사장
“‘글로벌 톱’ 되려면 건설업 패러다임 바꿔야”


“글로벌 톱 리더로 가는 길은 2차로 도로를 4차로 도로로 확장하는 차원이 아니다. 전혀 없었던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이다.” 김중겸(59) 현대건설 사장은 회사가 나아갈 바를 이렇게 압축해 표현한다.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쉼 없이 이런 생각을 하며 회사 경영에 임하고 있다. 이달로 취임 6개월을 맞은 김 사장. 지난 반 년 동안 그는 회사 임직원들은 물론 고객이나 주주, 시장에 부단히 새로운 경영 메시지를 던져 왔다.

‘글로벌 톱 리더’ ‘글로벌 현장 경영’ ‘변화와 혁신’ ‘건설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감성 경영’ ‘소통 경영’ ‘리바이벌 현대’…. 이 같은 코드에 자신의 경영 메시지를 담아 전달하고 부단히 실천했다. 34년 현대건설 맨(2년간 현대엔지니어링 근무 포함)인 그는 이제 CEO로서 ‘한국의 현대건설’을 뛰어넘어 ‘글로벌 톱 리더 현대건설’을 창조하려 애쓰고 있다.



■ 상반기 최대 실적+6년 만의 1위 복귀 = 이런 김 사장에게 최근 두 가지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상반기 최대 실적 달성과 시공능력평가 1위 복귀다. 우선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9% 증가한 4조6402억원의 매출(영업이익 2312억원) 실적을 올렸다. 반기 매출로는 사상 최대다.

또 상반기 사업 수주 실적도 7조3577억원(국내 4조7088억원, 해외 2조6489억원)을 기록해 회사가 약 5년 치 이상의 일감(수주 잔고 45조3541억원·6월 말 현재)을 확보하게 만들었다. 해외 대형 공사 수주가 잇따랐고, 특히 국내 공공사업에서 작년 상반기보다 81.5% 증가한 1조9518억원을 달성한 데 힘입었다.

김 사장은 “올해 매출 8조263억원, 영업이익 4626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희소식은 시공능력평가 1위 복귀다. 평가액 9조2088억원으로 6년 만에 업계 1위에 올라 옛 명성을 되찾은 것. 현대건설은 2001년께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위상이 많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42년간 지켜왔던 건설업계 1위 자리에서 물러나 2006년 3위, 2007년 4위까지 밀렸다. 숨은 노력 끝에 지난해부터 부활의 신호탄이 올랐다. 지난해 건설업계 최초로 매출 7조원 시대를 열고, 수주실적도 사상최대인 16조원대를 기록했다. 이어 올 상반기엔 1위 탈환까지 해낸 것.

시공능력평가란 국토해양부가 전국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해 매년 7월 말께 발표한다. 평가에서 업계 서열이 드러나 늘 주목을 받는다.



■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 김 사장은 취임 후 “이젠 건설업에 대한 생각을 바꿀 때”라고 늘 강조해 왔다. 저임금에 의존하는 시공(施工) 중심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로 탈바꿈해야 살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사업 자체를 기획하고 발주처에 제안해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구매와 시공을 모두 책임지는 형태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건설업에서도 고정관념을 벗어난 영역파괴와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변해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사업 영역에 대한 관심도 녹색성장 시대에 대비한 원전산업, 담수산업, 풍력·조력·태양광·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교통·도시공학 분야 등으로 바꿀 때라고 강조한다.

기후변화나 노령화·저출산 등 시대변화에 맞는 새로운 주거형태에 대한 고민도 할 시기라고 말한다. 이런 생각 때문인지 그는 취임 이래 유독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 왔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외부 환경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그 일환으로 감성경영과 소통경영을 추구해 왔다. 임직원들과 회사 옥상에서 점심을 함께 하는 CEO 런치 이벤트, 매주 수요일 직원들과 돌아가며 조찬을 함께 하는 일도 그런 이유에서 출발했다. 신입사원들과 함께 문화공연을 관람하고, 직원들에게 책을 선물하기도 한다. CEO 홈페이지를 만들어 자신의 가정과 자녀 얘기,

성장 과정, 경영관 등을 적어 둔 것도 임직원들과 가까이서 소통하고자 하는 뜻에서 한 일이다. 특히 ‘Mail to CEO’ 코너에 올라온 제언들은 비공개로 자신이 직접 챙기고 답변하려 애쓴다. 임직원들의 생각을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바꾸려면 종전 ‘불도저 현대건설’이란 이미지에서 하루바삐 벗어나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글로벌 현장경영’도 그가 강조하는 대목이다. 그래서 취임 후 6개월 동안 네 번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근무 일수로도 거의 4분의 1을 해외에서 보냈다. 이뿐만 아니다. ‘불굴의 도전’과 ‘창조적 지혜’를 표방해 온 현대의 기업정신을 현대건설이 앞장서서 되살려야 한다고 유독 강조한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아직 산업은행·외환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다. 이들 대주주가 언젠가 회사를 매각하는 데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김 사장이 더욱 회사 실적 향상과 이미지 관리에 애쓰는지도 모른다. 현대그룹(현정은 회장)과 범현대가(家) 오너들이 현대의 모태기업인 현대건설 인수에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 만큼 그의 경영 행보는 계속 주목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인&아웃




■ 박영태 쌍용차 관리인, 노조의 민노총 탈퇴 추진
박영태(48) 쌍용차 관리인(사측)이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8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협력업체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런 뜻을 밝히고 “그동안 노사관계에서 없었던 일이라 쉽진 않겠지만 마무리를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77일간의 노조 불법 점거 파업으로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쌍용차의 미래를 위해선 사측에서 그 일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동차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는 전례가 없어 진통이 예상된다.



■ 김기춘 전 법무, 한국에너지재단 이사장 취임
김기춘(70) 전 법무부 장관이 17일 한국에너지재단 제2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신임 김 이사장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3선 의원(15~17대)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역임했다. 김 이사장은 이세중 초대 이사장에 이어 앞으로 3년간 재단을 이끌게 된다. 에너지재단은 에너지복지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06년 12월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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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수원에 명품 아파트 짓겠다”
정몽규(47)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8일 수원에 명품 대단지 아파트(수원 아이파크시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곡반정동 일대에 들어설 이 단지는 아파트·단독주택 등 총 6594가구와 테마쇼핑몰 등을 갖추는 ‘미니신도시’ 규모다. 현대산업개발은 총 3조원 정도가 들어가는 이 프로젝트의 기획에서 시공까지를 모두 맡는다. 정 회장은 “‘수원 아이파크’는 수원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의욕을 내비쳤다. 다음달 초 1차 분양에 이어 2~3년 사이에 순차적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 현정은 현대 회장, 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 후 귀환
현정은(54)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7박8일 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북측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5개항에 합의한 후 17일 오후 귀환했다.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김 위원장과 16일 묘향산에서 오찬을 겸해 4시간 동안 면담하고 당면 현안에 대해 폭넓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측과 다음 5개항에 합의했다.
▶금강산 관광 조속 재개. 비로봉 관광 개시. 북한 관광에 대한 편의 및 안전 보장 ▶육로통행과 체류제한 해제 ▶개성관광 재개 및 개성공업지구 사업 활성화 ▶백두산 관광 개시 ▶추석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이다.



뉴페이스




■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초대 사장 내정자
한국토지주택공사 초대 사장으로 이지송(69) 경복대 총장(전 현대건설 사장)이 내정됐다. 충남 보령 출신으로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나왔다. 건설부·한국수자원공사를 거쳐 1976년부터 현대건설에서 근무했다. 경복대 교수를 거쳐 2003년부터 3년간 현대건설 사장을 지냈다. 당시 청계천 복원사업을 진두지휘한 이력도 있다. 공모 과정에서 대형 건설사 사장을 지내며 보여준 추진력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공과 토공을 합해 10월 출범 예정인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자산 105조원으로 개별 기업 중 국내 최대 규모다.



■ 주용식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
상호저축은행중앙회는 20일 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에 주용식(57)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을 선출했다. 신임 주 회장은 육사 출신으로 대위로 예편한 후 1982년부터 재무부 사무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재정경제원 대외경제국 외국인력과장, 재정경제부 기획예산담당관 등을 역임했다. 주 회장은 24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에 들어갔다.



■ 유기준 GM대우 기술연구소 사장
GM대우는 최근 유기준(55) 생산부문 수석 부사장을 다음달 1일자로 기술연구소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 금속공학 석사학위, 미국 MIT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6년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에 입사했으며 2002년 10월부터 2005년 5월까지 GM대우 기술연구소 부사장으로 일했다. 2005년 6월부터 디트로이트 GM 글로벌 기술 부문에서 일하다 작년 1월 GM대우로 복귀했다.



■ 최양희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
최양희(54)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최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장에 취임했다. 신임 최 원장은 미국 IBM 왓슨연구소, 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지냈다. 한국정보과학회장을 맡고 있다.
성기영 경제산업 전문 저널리스트
“김정일 위원장이 ‘어서 결혼하라’고 덕담해”
현정은 회장 방북 밀착수행 정지이 현대 U&I 전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7박8일간의 방북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숙제를 풀고 17일 돌아와 커다란 이슈가 됐다. 뚝심을 발휘해 큰 성과를 얻어낸 현 회장의 방북 내내 그를 밀착 수행했던 정지이(32) 현대 U&I 전무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전무는 고 정몽헌 회장과 현 회장의 장녀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 전무가 어머니 현 회장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며 후계 수업을 받고 있다는 해석까지 한다.

최근 그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후담을 국내 한 언론에 털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정 전무는 지난 16일 어머니 현 회장과 함께 김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김 위원장이 우려와는 달리 무척 건강해 보였다”면서 “김 위원장 말에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힘이 있었고 기억력도 정확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이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어서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정 전무는 “김 위원장이 면담 4시간 동안 아버지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셨다”면서 “특히 과거 정주영 명예회장, 정몽헌 회장과 주고받은 이야기를 잘 기억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은 포크와 나이프 등 주방집기 5세트 정도를 선물로 받은 사실도 밝혔다. 정 전무가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 2005년 7월 16일 원산에서 백두산과 개성 시범관광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2007년에도 현 회장과 함께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나와 연세대 사회과학대학원 신문방송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4년 1월 현대상선 재정부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3년 만인 2007년 1월 현대 U&I 전무로 고속 승진했다.

올해 초 현대상선 사장실장 겸직 발령을 받자 본격적인 후계수업으로 보는 이들이 많아졌다. 현대상선이 현대그룹 주력사인 데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 인수 등 그룹의 숙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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