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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이슈메이커



국내 1위 찍고 해외진출 꿈 부푼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
“피자 장사는 품질로
고객 앞에 알몸으로 서는 것”


“국내에서 다국적기업과 겨뤄 1등 했으니 이젠 세계로 나가 로열티를 받아 오겠습니다.” 정우현(61) 미스터피자 회장은 요즘 세계시장 진출의 꿈에 부풀어 있다. 피자 사업 20년 만에 우리 맛과 브랜드로 세계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낸 것. 반도체, TV, 휴대전화, 선박-.

세계시장에 도전해 1위를 차지한 우리 공산품들이 적지는 않다. 하지만 외식산업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입맛’이란 특수성 때문이다. 또 세계적 브랜드를 앞세운 다국적기업들의 위세가 워낙 거센 것도 이유다. 그렇지만 미스터피자는 국내시장에서 ‘도미노피자’에 이어 세계 1위이자 국내 최강자였던 ‘피자헛’을 제치고 국내 피자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둘 다 미국 브랜드의 세계 굴지 업체를 상대한 결과였다. 세계 3대 시장으로 꼽힐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한국 피자시장(연 1조3000억원 상당)에서 거둔 값진 승전보였다.

그동안 국내에서 다국적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1위로 올라선 예는 더러 있다. 이마트가 월마트를, 롯데 칠성사이다가 코카콜라 킨사이다를, 동서식품 맥심이 네슬레의 테이스터스초이스를 각각 앞질렀다. 이번에 미스터피자가 피자헛을 제친 것이다.



■ “로열티 수입이 곧 국내매출 능가할 것” = 국내 1위 달성을 계기로 미스터피자는 세계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나섰다. 중국·미국·베트남 진출은 이미 진도가 나갔다. 이어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태국·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다.

다국적기업들과 겨뤄 국내에서 1위를 찍은 만큼 이젠 글로벌 브랜드로도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다. 그 같은 맥락에서 8월 28일 코스닥에 주식을 우회 상장했다. 대외적으로 회사 이미지와 신뢰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피자전문 외식업체로선 최초로 주식 상장까지 한 것이다.

미스터피자가 점포 수에서 피자헛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은 올해 초다. 회사 측은 현재 전국 가맹점 수가 362개로 피자헛 320여 개보다 앞선다고 밝힌다. 올 상반기 매출은 2300억원. 경제위기 속에서도 작년 상반기보다 20% 이상 성장했다. 금년 예상 매출은 작년보다 약 25% 늘어난 4900억원 상당. 올해 매출에서도 피자헛을 앞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회장은 가끔 “피자 장사는 품질로 고객 앞에 알몸으로 서는 것”이라고 말한다. 처절할 정도로 ‘품질과 고객’을 앞세우는 그의 사업관을 읽게 해 주는 대목이다. 그동안 후발주자로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을 앞서기 위해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 게 주효했다. 초기엔 ‘기름 뺀 수타 피자(손으로 직접 만든 피자)’ 전략이 그런대로 먹혀들었다.

시장 반응이 점차 약해지자 2004년부터 브랜드 슬로건을 ‘Made for Women’으로 바꾸었다. 남자(Mr.)가 여자를 위해 피자를 만들어 준다는 뜻. 이때부터 ‘여성’에 모든 초점을 맞춘 타깃 마케팅에 승부를 걸었다. 피자를 즐기는 고객의 80% 상당이 여성이란 점을 고려해 여성을 집중 공략하는 소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폈다.

신제품 개발 시 여성들이 직접 시식해 본 결과를 제안 받아 메뉴 개발에 반영했다. 2005년 선보인 ‘시크릿 가든’이 그 대표적 제품.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기다. 샐러드를 토핑으로 얹어 오로지(?) 여성 입맛에 맞춘 결과다. 매장 인테리어도 세련되고 현대적인 분위기로 개조했다.

매달 7일을 ‘우먼스 데이’로 정해 여성 고객이 주문하면 프리미엄 피자를 20% 할인해 주었다. 2007년부터는 ‘Love for Women’이란 슬로건을 내걸어 ‘여자를 위한 피자’라는 점을 더욱 부각시켰다. 웰빙식(살이 덜 찌는 건강식) 선호 트렌드와 로열티(통상 3~8%) 부담이 없는 만큼 경쟁사보다 좋은 식자재로 맛을 높인 점도 원군이 돼 주었다.

지난달 18일 미스터피자 서울 청계점 기자간담회에서 정 회장은 “중국과 동남아 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기대돼 곧 해외 로열티가 국내 매출을 능가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 LA에 2개, 중국 베이징에 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0월에 베트남 하노이 매장을 열기 위해 인테리어 작업 중에 있다. 조만간 싱가포르 현지법인이 설립되면 이를 거점으로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 일본 브랜드 들여와 토종브랜드化 = 미스터피자는 원래 일본 브랜드였다. 정 회장은 1989년 우여곡절 끝에 재일교포와 한국 판권 계약을 맺었다. 그 후 일본 미스터피자는 사업이 지지부진한 반면 한국 미스터피자는 승승장구했다. 창업 6년 만에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의 판권을 넘겨받았다.

현재 일본 미스터피자는 상호등록만 돼 있지 매장은 하나도 없다. 미스터피자가 한국 피자를 대표하는 토종 브랜드로 탈바꿈한 셈이다. 정 회장은 1974년 동대문시장에서 섬유도매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특유의 배포와 성실성으로 그는 1년 만에 전국 양말도매상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외식사업에 눈을 돌린 그는 부업으로 커피점과 레스토랑을 하며 시장을 살폈다. 일본 미스터피자의 한국 진출 정보를 입수하고 공을 들인 끝에 1990년 1호점(서울 이대 앞)을 냈다. 6년간 로열티를 보냈지만 그 후로는 주지 않았고, 이젠 로열티를 벌어들이게 됐다. “양말이든 피자든 고객을 정말 정성으로 대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가 앞으로 글로벌 고객들의 입맛을 어떻게 공략할지 궁금하다.



인&아웃




■ 정의선씨 현대차 부회장 승진, 기획·영업부문 맡아
정의선(39) 기아자동차 사장이 지난달 22일 현대자동차 기획·영업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이 새로 맡은 자리는 현대·기아차그룹 내 핵심보직으로 지난 1월 최재국 부회장 퇴임 이래 공석 상태였다. 그는 정몽구(71)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외아들이어서 이번 인사가 주목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디자인 경영’을 앞세워 기아차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을 들었다. 2005년부터 기아차 사장을 맡아 포르테·쏘울 등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신차 발표를 주도했다. 또 재작년까지 2년 연속 적자였던 기아차를 작년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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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덕수 STX 회장, ‘올해의 최우량 기업가상’ 받아
강덕수(59) STX 회장이 지난달 19일 용평에서 열린 제11회 경영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한국경영학회에 의해 ‘올해의 최우량 기업가상’을 받았다. 2001년 자산규모 4391억원에 불과했던 STX를 8년 만에 매출 30조원, 자산 35조원(해외자산 포함)의 대그룹으로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 받았다. 그는 평사원으로 출발해 재계 12위 그룹 오너로 변신한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쌍용중공업 사장 때 회사를 인수해 엔진제조-선박건조-해상운송-에너지 등으로 사업영역을 차례로 확장시켰다.



■ 수베이 에쓰오일 대표, 순직 소방관 자녀에 3억원 장학금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48) 에쓰오일 대표는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소방서에서 근무 중 순직하거나 장애를 입은 소방관들의 자녀 100명에게 300만원씩 총 3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수베이 대표는 작년 12월 서울 서대문소방서에서 열린 ‘2008년 소방영웅 시상식’을 통해 소방관 8명에게 상금 300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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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금 웅진 회장, 자서전(긍정이 걸작을 만든다) 출간
윤석금(64) 웅진그룹 회장이 자서전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를 출간했다. 그는 한국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세일즈맨으로 사회에 나선 후 1980년 직원 7명으로 출판사업(웅진씽크빅)을 시작해 14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34위(자산 기준) 웅진그룹을 키워냈다. 자서전을 통해 그는 자신의 경영철학과 그룹 성장의 뒷얘기를 담았다. 책에서 그는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게 긍정의 힘”이라고 말했다.



뉴페이스




■ 장정우 솔로몬저축은행장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임 행장으로 장정우(56) 부산솔로몬저축은행장을 선임했다. 신임 장 행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를 나와 조흥은행 부행장, 경기솔로몬저축은행장 등을 지냈다. 임기 만료된 한병락 현 은행장은 부회장에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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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내정자
9월 말 출범 예정인 지식경제부 산하 IT통합 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초대 원장에 정경원(52) 전 우정사업본부장이 최근 내정됐다. 그는 제주 출생으로 한양대 법학과를 나와 행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983년 제주우체국 지도과장으로 시작해 정보통신부 정보정책과장, 정보기반심의관 등에 이어 우정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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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암 티맥스소프트 대표
티맥스소프트는 지난달 24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박종암(58) 전 삼성SDS IT인프라본부 전무를 선임했다. 신임 박 대표는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Global ERP T/F장, 삼성SDS에서 IT인프라 본부장 등을 지냈다. 30여 년간 삼성의 IT인프라 부문을 총괄해온 IT전문가. 티맥스소프트는 박 대표 선임을 계기로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의 입지 강화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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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길순 한국전기공사협회장
최길순(61) 에이치케이건설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한국전기공사협회 임시총회에서 제2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날 참석 대의원 282명에 의해 뽑힌 최 회장은 금오전력 대표이사, 한국전기신문 사장, 재성이엔씨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한국전기공사협회는 전국 1만2000여 전기공사업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조직의 野性 기르는 데는 등산이 최고”
‘등산 경영’으로 화제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직원들과 설악산 종주를 마치고 하산하는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오른쪽).
재보험회사인 코리안리 박종원(65) 사장의 ‘등산 경영’이 화제다. 그는 1998년 7월 취임 이래 4연임을 하며 11년째 사장을 맡아온 장수 CEO다. 그동안 조직문화에 등산을 접목시킨 결과 회사가 반석 위에 올랐고, 자신도 금융계에서 가장 성공한 관료(옛 재무부) 출신 CEO로 꼽히게 만들었다.

지난달 19일에도 박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 64명이 2박3일간의 설악산 34㎞ 종주에 나섰다. 하지만 험하기로 유명한 공룡능선 앞에서 멈춰 섰다. 산장지기가 무리라며 쉬운 우회로를 권했기 때문. 망설이는 사이 “한번 해봅시다”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결국 몸 상태가 좋지 않은 4명을 제외한 60명은 공룡능선 5.1㎞를 5시간 만에 주파했다. 박 사장은 “한계에 도전하는 정신, 한번 부딪쳐 보자는 야성을 기르는 데 등산만 한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그가 취임할 당시 회사는 3000억원대의 적자가 날 지경이었다. 위험이 큰 회사채 지급보증에 대해 재보험을 문 탓이다. 인원을 30% 줄이고, 채권을 팔아 공적자금은 받지 않고 겨우 회사를 정상화시켰다. 문제는 기업문화였다. 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공기업 체질은 여전했다.

외환위기 직후라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이란 의식이 팽배했다. 극기캠프를 갈 수도 있었지만 그는 산을 택했다. 새로운 도전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곳은 산이 제격이라 생각했기 때문. 전 직원이 조를 짜서 매년 한 번씩 등산을 했다. 결코 반나절 북한산 등산 같은 가벼운 산행이 아니었다.

2박3일간 능선을 타야 하는 강행군이었다. 처음엔 “회사가 군대냐”는 얘기마저 나왔다. 박 사장은 “진단서가 있어야 열외를 할 수 있다”며 배수진을 쳤다. 2003년부터는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 등을 올랐다. 그리고 지난달 19~21일 설악산 종주를 끝으로 백두대간 670㎞(북한 제외) 중 평균 높이 1000m 이상 구간은 사실상 다 훑었다.

거리만 300㎞에 육박한다. 힘들여 이룩한 성취는 조직의 기억이 됐고, 기업문화가 됐다. 박 사장은 “이게 코리안리의 ‘성공 DNA(유전자)’”라고 규정한다. 1998년 1인당 생산성 37억원(매출 기준)이 지난해 161억원으로 불어났다. 보험료 규모에선 아시아 1위다. 하지만 2020년까지 세계 5대 재보험사가 되는 어려운 코스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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