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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Guru의 대화 8

CEO와 Guru의 대화 8

대학 3학년 때 벤처 기업 1호를 창업한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이 지난 2월 사장학 책을 출간한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과 만났다. 27년 경력의 현장 CEO와 수많은 CEO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사장학을 선보인 지식 사업가가 이 시대 사장의 조건을 논했다.
▎조현정 회장과 공병호 소장이 8월 6일 오후 비트컴퓨터 사옥인 서울 서초동 비트빌 2층 와인나라 아카데미에서 만났다. 대담을 마친 후 조 회장은 공 소장에게 와인을 한 병 선물했다.

▎조현정 회장과 공병호 소장이 8월 6일 오후 비트컴퓨터 사옥인 서울 서초동 비트빌 2층 와인나라 아카데미에서 만났다. 대담을 마친 후 조 회장은 공 소장에게 와인을 한 병 선물했다.



조현정 회장 사장은 구성원을 포함하는 이해관계자와 주주 사이에서 이익의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사장이 자신의 이익에 치중하고 전횡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의사결정권을 행사해야겠지만 사장에게 그런 의도가 없다면 사장의 의사결정 권한을 폭넓게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비트컴퓨터는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임원을 세 명만 두고 있습니다. 사장의 업무 성과는 어떻게 측정하는 게 타당합니까.



공병호 소장 사장이 상식에 따른 의사결정을 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 신문에 실렸을 때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군요. 사장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사실 직원들이 잘 압니다. 사장의 성과야 매출액, 시장점유율, 이윤 등의 핵심성과지표(KPI)를 기준으로 평가해야겠죠. CEO라면 기대 이상의 KPI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비즈니스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겁니다. 아무리 사업을 잘해도 이번 같은 금융위기를 맞으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요. 사업 영역의 30%가량이 타격을 입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지죠. 이것이 업종 전문화가 안고 있는 위험의 요체입니다. 사업을 영위하려면 수입원이 적어도 3~5개는 돼야 합니다. 이들 간에 균형이 유지될 때 비로소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죠. 한때 문어발식 확장 내지는 다각화에 대한 비판이 무성했지만 저는 이를 사업 포트폴리오로 해석합니다. 사실 사업가는 거의 본능적으로 다각화를 하게 마련인데, 그래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죠.



조현정 비트컴퓨터의 경우 지난해 9월 말에 문을 연 비트플렉스(서울 왕십리민자역사)가 그런 구실을 합니다. 본래 (주)청구가 사업권을 따냈는데 부도가 나는 바람에 우리가 전체 지분의 47%를 인수했죠. 금융위기가 터지고 난 직후 영업을 시작해 걱정이 많았었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생성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벅시> 에 보면 라스트 신이 사막에 카지노와 호텔을 지어 놓고 사람들을 기다리는 겁니다. 과연 사람들이 몰려올까? 그런데 새벽녘이 되자 쇄도하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미명을 뚫고 어둠을 훤히 밝히죠. 비트플렉스가 꼭 그렇습니다. 한식 패밀리레스토랑 불고기브라더스의 경우 주말이면 10회전을 합니다. 연건평의 3분의 1이 이마트인데 곧 24시간 영업을 합니다. 우리는 이마트 매출액에서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받고 있죠. 비트플렉스에서 받는 배당액을 저는 전액 비트컴퓨터의 연구·개발(R&D)에 쓰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영업이익의 일부를 R&D에 투입했고 이 투자를 과도하게 하면 적자가 났는데 앞으로 그 돈을 배당을 하거나 후생복지·환경 개선에 쓰려고요. 재벌들의 경우 공장 부지 등 보유 중인 부동산의 가격이 뛰는 바람에 담보 여력이 생겨 신규 사업을 벌인 예가 많습니다.



공병호 자산가치의 상승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죠. 본사업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안겨준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사실 사업소득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데 비트플렉스처럼 캐시플로가 일어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하나 갖고 있으면 유리할 수밖에 없죠. 조 회장님은 27년째 CEO이신데, 사장의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장이 뭘 잘해야 합니까.



조현정 경영 키워드는 초심과 솔선수범


조현정 초심 지키기와 솔선수범입니다. 초심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좋은 제품으로 고객 만족시키기, 내부 고객이기도 한 직원들에게 잘하기, 마지막으로 사회공헌입니다. 고객만족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테고, 사장은 직원들을 사업의 파트너로 바라봐야 합니다. 특히 비트컴퓨터 같은 소프트웨어 회사의 경우 직원은 생산설비이기도 하죠. 종업원이란 말엔 직원들을 하수인으로 보는 시각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시각만 바꿔도 직원들과의 유대가 훨씬 돈독해집니다. 솔선수범은 자세를 낮추고 말 그대로 직원들에게 자기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이런 행동이 백 마디 말보다 효과적입니다.



공병호 조직은 혼자가 아니라 다수가 참여해 성과를 만들어 내는 곳인데 그러자면 수장이 기본적으로 리더십이 있어야 합니다. 조 회장님은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하시는군요. 조직이나 국가, 어떤 의미에서는 개인도 물질적인 것을 넘어서는 원대한 이상이랄까 가치를 추구하지 않으면 쇠퇴하고, 몰락하기도 합니다. 교세라의 창업주인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명예회장은 레종 데르트(존재의 이유)라는 말로 설명하더군요. 물질을 넘어서는 존재의 이유가 있어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엄청나게 열악한 환경에서 비트컴퓨터가 27년 동안 존속했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배후에 조 회장님의 그런 메시지가 존재했군요.



조현정 스물여섯의 대학 3학년생이 창업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복제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대기업들과 경쟁하면서 살아남은 건 기적 같은 일입니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시장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일부 대기업들이 성공한 시장에 뛰어드는 바람에 특화된 중견기업들이 고사하기 일쑤죠. 좋은 경영자가 되려면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바른생활> 대로 하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말도 그런 뜻이죠. <바른생활> 에 보면 국가관, 도덕관, 사회성, 국민의 4대 의무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2001년 KBS 일요스페셜 취재에 응할 때까지 제가 구형 그랜저를 모는 오너 드라이버였는데 그 시절 저의 주식 평가액이 1000억 원이었던 적도 있어요. 마음이 변하지 않으려고 차도 안 바꿨죠. 그 방송을 타는 바람에 주주들에게 “당신 몸값이 얼마인데 기사도 없이 그러고 다니느냐”고 야단을 맞고서 기사를 고용하고 차도 에쿠스로 바꿨습니다.

조 회장은 어릴 때 다쳐 왼쪽 귀가 들리지 않는다. 이번 대담을 할 때 사진의 구도를 감안해 그의 왼쪽에 공병호 소장을 앉게 했더니 오른쪽 귀가 공 소장을 향하도록 앉은 각도를 틀었다. 여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읜 조 회장은 집안이 어려워 중학교 1학년을 다니다 말았다.

훗날 검정고시를 거쳐 또래보다 한 해 늦게 고등학교에 진학하지만 첫 해에 대학 입시에 실패한다. 어느 날 신체검사 통지서가 나왔다. 고졸에 한 쪽 귀가 들리지 않으면 징집 면제였다.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신검을 받는데 이비인후과 검사 단계에서 “이상이 있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할 것인가? 순간 고민을 했지만 손은 들지 않았다. 그렇게 면제 대상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3년 복무를 마쳤다. 그런 그의 큰아들이 8월 5일 군에서 제대했다. 중3 때 미국 유학을 떠나 카네기멜런대 컴퓨터과학과에 재학 중인 아들은 미국 영주권자라 군대를 안 가도 된다.

아들 역시 같은 고민을 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군에 입대했다. 조 회장은 초등학교 시절의 생각을 행동에 옮긴 것일 뿐 군 복무에 대해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공병호 초심을 잃지 않는 건 자기 업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초심을 잃지 않는 힘은 사장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사업 규모가 커지면 엉뚱한 데 마음을 빼앗기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중요한 기회를 놓치고, 몰락하기도 하죠. 전문가의 길보다 더 힘들기는 하지만 사장이나 전문가나 입신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은 같습니다. 그런데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이 지속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까.



조현정 중학교를 중퇴했지만 제가 태어난 집의 대지가 6600㎡(2000평)였습니다. 차도 안 다니는 산골에 살았는데 유지였던 아버지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던 시절 초등학교를 지어 기증했습니다. 나중에 선출직 면장도 지내셨는데 그땐 제가 좀 나쁜 짓을 해도 조 면장 아들이라고 사람들이 감싸줬죠. 다 아버지 덕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잘되면 조상 덕, 못되면 제 탓으로 우리 속담을 바꿨으면 합니다. 제가 한 해에 장학재단에 들이는 사재만 1억7000만 원이 넘습니다. 그 돈은 주주나 직원들 돈이 아니라 제 돈입니다. 기업 돈을 이런 일에 쓰는 건 사실 주주·직원은 물론 고객들도 안 좋아해요. 그러느니 제품 값을 내리라고 할 겁니다.

동문 네 명과 모교인 대학에 건물을 한 동 지어주고 모교 고등학교 모든 건물에 에어컨을 달아준 적도 있습니다. 대학은 물론 고등학교도 등록금만으로는 교육 원가를 충당하지 못합니다. 그 차액을 누군가 채워 넣어야 돼요. 이런 일은 개인적으로 벌였고, 회사 차원에서는 창의적인 고급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교육 인프라로 비트교육센터를 만들었습니다. 거의 모두 코볼(COBOL)이라는 언어를 쓰고 있을 때 C 언어라는 획기적인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를 확산시키기 위해 만들었는데 여기 출신은 평생 취업률 100%입니다. 평소에는 뽑기도 힘들죠. 업계에서는 조현정 사단이라고 부르는데 8000명가량 됩니다. IMF 당시 이 바닥에서 유일하게 취업하는 창구가 여기였죠. 그때 4100명이 취업을 했습니다. 20년 됐는데 지금도 뽑을 때 직접 면접을 봅니다. 이렇게 배출한 프로그래머 중 우리가 쓰는 사람은 1~2%이고, 경쟁사에도 들어갑니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나만 잘한다고 크지 않습니다. 이 분야의 파이를 키우고 우군을 늘려나가야 합니다. 이 분야의 수용 능력이 커져야 나에게 돌아오는 몫도 많아지죠. 경제 위기에 요구되는 CEO 리더십은 어떤 것입니까.



공병호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경기 사이클을 타게 마련입니다.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CEO에게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상황에 대한 판단력, 낙관적인 믿음 그리고 의사결정 능력이죠. 글로벌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복잡하고 리스크가 훨씬 크다는 거예요. 앞으로도 구조적인 위기가 반복적으로 올 텐데 그 자체가 부를 만드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번에 닥친 위기는 기본적으로 돈 문제예요. 돈으로 해결했으니 또 거품이 올 겁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전체적으로는 평균적인 의미에서 위기 상황이지만 개별적으로 위기를 관리하면서 기회를 만들어 가야죠.



조현정 우리 회사는 IMF 때도 흑자를 냈습니다. 매출이 줄었지만 교육센터가 돈을 벌었기 때문이죠. 착한 일을 한 10년 했더니 여기서 돈을 벌어다 주더라고요. 적자를 각오하고 하는 일이지만, 당시 그래서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저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을 믿습니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다들 알고 있는 경구죠. 그런 데도 기업가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자사 제품과 고객 관리에만 치중합니다. 이렇게 재주와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3할에 불과해요. 7할은 운이 결정하는데, 저는 그 운을 부르는 게 덕이라고 봅니다. 위기는 항상 오는 것이고, 또 올 겁니다. 다음엔 어떤 가면을 쓰고 올지 모르죠. 지구 환경이라는 차원에서 태풍이라는 위기는 인류에게 재앙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큰 틀을 바꿔 놓기 때문에 오히려 굉장히 필요한 존재라고도 할 수 있죠. 그런데 평소 치수를 잘하면 태풍이 와도 장대비 한 번 온 정도에 그치지만 치수에 실패하면 태풍의 영향권이 초토화됩니다. 경제 위기가 공교롭게 10년 주기로 왔는데 위기가 닥쳤을 때 마치 치수하듯이 체제를 정비하면 오히려 성장의 기틀을 다질 수 있습니다.



공병호 멸치 어장을 하신 저의 아버지도 덕숭업강(德崇業强), 덕을 숭상하면 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하셨죠. 눈에 보이는 규모의 사람을 움직이는 사업은 뛰어난 기술이나 지식을 잘 구사하면 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규모를 확장하는 것은 덕장(德將)이라야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경영경제 사상가 찰스 헨디는 자본주의는 왜라는 물음에 답을 주지 않는다고 저서에 썼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죠. 왜 사업을 열심히 해야 하는가 하는 화두에 자본주의 체제는 답하지 않습니다. 결국 사업가가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어요.



조현정 사업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직원이 30명 정도 될 때까지는 제가 직접 개발하고 영업까지 해서 버는 게 30명의 실적보다 많았어요. 당시의 사업 규모가 하나의 점이었다면 그 후 규모가 면으로 커졌죠. 면과 면을 조합하는 건 내부 역량만으로는 안 됩니다. 고객과의 관계, 다른 회사와의 기술 협력이 중요하고 그래서 사회성을 키워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능력도 CEO의 자질에 속합니다. 이런 스트레스는 어떻게 극복해야 합니까.



회사를 키우려면 덕장이 돼라


공병호 먼저 완벽주의자이거나 의외의 변수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타입은 사업 세계에 입문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물론 교육과 훈련을 통해 이런 성향을 완화할 수도 있죠. 위기가 닥쳤을 때의 대처법도 학습할 수 있습니다. 가령 문제가 발생하면 왜(why) 모드에 들어가기보다 어떻게(how) 모드로 전환하는 겁니다. 또 연륜이 쌓이면서 문제를 매끄럽게 해결하는 능력이 커지는 것을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군요. 스트레스에 대한 정의를 바꾸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흔히 문제가 없는 상황을 정상이라고 보지만 관점을 바꾸면 문제가 발생한 현실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조현정 난이도가 높은 문제일수록 해결했을 때의 성취감이 크죠. 그런 점에서 문제에 봉착하는 것도 하나의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20대에 창업을 했습니다만 지금 20, 30대는 의학의 발전으로 백수(白壽) 이상 누릴 겁니다. 저는 저의 수명을 100세로 보고 계획적으로 삽니다. 그런데 100세를 넘겨 살게 되면 정년이 연장되더라도 30, 40년은 연금 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러느니 창업을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우리 사회의 인프라와 환경이 사업하기 좋은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젊은 세대에게 창업가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갖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판·검사, 의사 등 지금 안정적인 직업도 100년의 삶을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공병호 대학 시절 친구에게서 그의 아버지가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머릿속에 각인이 됐습니다. “봉급생활 하는 것도 괜찮은데 은퇴할 때가 되면 허망하다.” 본인이 사업을 하든 승진해 그 자리에 앉든 CEO는 추구할 만한 목표입니다. 그런데 이 목표를 이루는 방법은 아주 단순합니다. 어디에 속해 있든 성장 단계마다 신화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사람들이 “그 친구 참 대단했어. 그 친구 과장 때 말이야…”라고 할 만큼 회자되는 일화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거예요. 그러자면 사장이 되기 전부터 사장처럼 생각하고, 결정하고, 사장처럼 밀어붙일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은퇴 후 30년이란 세월은 긴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값지게 보내려면 젊을 때 좀 더 리스크를 감수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합니다.



조현정 경영권 승계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상장된 회사는 가업이 아니고 오너라고 해도 지분 상속을 받았다면 지배주주일 뿐인데요. 창업주라고 해도 능력이 안 되는 자식에게 경영을 맡겨 기업의 수명을 단축하는 오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공병호 GE의 경우 잭 웰치 전 회장이 10년, 이멜트 현 회장이 8년을 준비했습니다. 무엇보다 사업을 지속시킬 수 있는 후계자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죠. 혈연자본주의가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경영을 맡길 만큼 자식이 똑똑한 것이 최선입니다. 단 지금 세대는 반드시 자식이 맡아야 한다는 생각의 강도가 전 세대만큼 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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