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 따뜻하게, 운동은 실외가 좋아”
“아침식사 따뜻하게, 운동은 실외가 좋아”
지구상 모든 동물은 성장기의 5배를 살도록 설계돼 있다고 한다. 2~3년이면 성장이 멈추는 개는 10~15년, 3~4년이면 다 자라는 호랑이는 15~20년을 사는 식이다. 인간은 어떠한가? 이르면 20살, 늦어도 25살이면 성장기가 끝난다고 하면, 100~125살까지는 살아야 설계도에 부합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20년 이상의 수명이 어딘가로 새고 있다는 얘기다. 한의사인 허담 옴니허브 대표와 의사 겸 한의사 이정주 네이처 해독치유센터 대표원장이 숨겨진 20년의 수명을 찾아내는 방법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사회자 얼마 전 영국 BBC방송에서 “인간이 1000살까지 사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측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다소 황당무계한 얘기로 들리는데요, 두 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허담 이미 100세 시대가 코앞이니 꼭 불가능한 얘기는 아닐지도 모르죠. 특히 인간이 사망원인들을 극복해 나가는 속도를 보면 적어도 죽음을 막거나 늦추는 것은 의지대로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정주 가능 여부를 떠나 조금 섬뜩하네요. 그렇게까지 오래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한지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사회자 일단은 현실적으로 100세 시대를 맞을 방법에 관해 논의했으면 합니다. 100살까지 살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겠습니다만, 통상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은 보양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불로장생을 위한 보양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정주 사실 무엇을 먹느냐보다는 먹는 습관과 시간이 중요합니다. 적게 먹고 많이 씹고, 제때 편하게 먹는 식사가 장수 비결이죠. 100세 이상 사는 분들은 대부분 적게 먹고 슬로푸드를 선호합니다.
허담 아시다시피 한방에는 체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체질에 따라 몸에 맞는 음식도 달리해야 100수를 누릴 수 있어요. 단순히 태양인이니 소음인이니 하는 구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설사가 잦고 몸이 찬 사람은 차가운 음식을 피해야 하고 소화력이 강한 사람은 섬유질을 먹어야 장수할 수 있습니다.
사회자 마음껏 먹으면서도 100세를 누리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도 있을 테고, 참아야 할 것도 있을 듯합니다. 체질이나 나이 등에 관계없이 장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이 있다면?
허담 저는 해초와 해조류를 많이 드시라고 말하고 싶네요. 특히 겨울에 해초와 해조류를 많이 먹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에 생산된 해초와 해조류가 영양성분이 가장 뛰어나거든요. 그리고 녹색채소 중에서는 상추류를 권장합니다. 상추류는 머리와 몸을 맑게 하고 대변량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반면 젓갈류와 튀김류, 특히 만든 지 하루 이상 지난 튀김은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정주 저는 특정 식품보다는 제철음식과 유기농으로 재배된 음식을 권합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 만큼, 아무래도 자연 방식으로 만든 제철 음식이 우리 생체리듬과도 가장 잘 어울리거든요. 그리고 열을 가하지 않은 음식, 예를 들어 들깨나 호두 같은 자연식도 좋습니다.
사회자 아침식사 얘기가 나온 김에 사과 얘기도 해볼까 합니다. 흔히 ‘아침 사과는 금이요, 밤 사과는 독’이라 해서 아침에 먹는 사과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들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정주 아마 잘못된 건강상식 중에서도 가장 잘못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변비 때문에 고생하는 분이 아니라면 아침에는 사과를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은 아직 우리 몸이 제대로 가동되기 전이기 때문에 따뜻한 음식을 드셔야 기운을 돋우고 몸속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굳이 아침에 사과를 먹어야겠다면 식사를 마친 뒤 후식으로 좋습니다.
허담 장수하는 사람이 많고 역사가 오래된 나라의 아침식사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본은 된장국을 곁들인 생선을 먹고, 중국은 죽, 유럽은 수프를 먹습니다. 모두 따뜻하고 걸쭉한 것들이죠. 장수하려면 기본적으로 차가운 음식을 피해야 하는데, 특히 아침에 찬 음식을 먹는 것은 수명을 줄이는 행위입니다. 냉수건 주스건 녹즙이건 차가운 음식은 다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자 먹는 얘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운동 얘기를 여쭤보겠습니다. 건강하고 오래 살려면 운동은 필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어떤 운동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인데요, 장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방법을 소개해 주시죠.
이정주 운동에 대한 강박관념부터 버려야 합니다. 과도한 운동은 몸에 독소를 만들고 생명에너지를 갉아 먹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평균 수명이 보통사람보다 짧다는 통계도 있어요. 몸을 혹사하면서 운동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고, 피로하지 않고 마음이 즐거울 정도만 하면 됩니다. 피트니스센터 같은 실내를 피하고 햇빛과 자연이 있는 곳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허담 다들 운동 노이로제에 걸려 있어요. 칼로리를 얼마나 소모했나, 몇 ㎞를 걸었나 따져봅니다. 목표치에 미달하면 죄책감을 느끼죠. 현대인들에게 운동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되어야 합니다.
사회자 우리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에 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나이가 들면 자는 시간 자체도 줄고, 특히 밤잠이 없어진다고들 합니다. 어떻게 자는 것이 100살까지 건강하게 사는 방법일까요?
허담 우리나라는 최근 밤문화가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오랜 수면리듬이 깨졌습니다. 이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몸에 이상이 생긴 분이 많습니다. 우리 몸에 이롭게 하려면 밤 11시~새벽 3시는 반드시 자야 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 시기가 아님에도 신경이 날카롭다면 수면리듬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어요. 이런 분들은 자율신경이 제자리를 찾도록 늦게 자지 않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잠은 몇 시간 자느냐보다 꼭 자야 하는 타이밍을 지켜 자는 규칙적인 수면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정주 조명이 발달하면서 밤이 낮처럼 변하고, 이 때문에 호르몬이 교란된 상태입니다. 현대의학에서는 만성피로의 종착역을 불면증이라고 보는데요, 불면증이 오면 간과 담낭이 손상됩니다. 두 장기는 우리 몸이 정리정돈을 하는 데 작용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처럼 사회 시스템이 밤에 맞춰지는 것은 장수문화와는 역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낮잠을 좀 자면 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야 할 시간에 자는 것이 가장 좋겠죠.
사회자 ‘좋은 음식 먹고, 잘 자고, 적당히 운동하라’,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세부적인 것들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100살까지 살기 위해 명심해야 할 얘기들이 있다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허담 한방적인 측면에서 볼 때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처방은 나이에 따라 다릅니다. 젊은이들에게 좋은 방법과 노인에게 좋은 방편은 당연히 다르겠죠. 나이가 들어 대사기능이 떨어지면 이를 보완해 주어야 신체 기능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의 육체는 알고 보면 기계와 비슷한 측면이 강하거든요. 좋은 기계는 100년을 써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우리 몸도 잘 갈고닦으면 100살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정주 인간의 신체는 의식의 지배를 받습니다. 고장 난 냉동창고에 갇혀 얼어 죽은 사람 얘기를 아실 겁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세포는 의식이 늙으라고 명령하면 퇴화하지만, 늙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노화를 멈춥니다. 실제로 60살이면 아직 청춘이라는 사회적 의식이 평균 수명 80살 시대를 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100살까지 사는 것은 기본이라고 진심으로 믿으면 우리 몸은 100살이 될 때까지 신체활동을 멈추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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