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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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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10년 후 ‘한국의 P&G’로 세계에 우뚝 서겠다”

중국 주방용 밀폐용기 시장서 1위 김준일 락앤락 회장
“중국에서 ‘락앤락’(樂&樂·LOCK&LOCK)은 명품으로 통합니다.” 요즘 김준일(57) 락앤락 회장의 표정이 무척 밝다. 중국 진출(2004년) 6년 만인 올해 마침내 중국 주방용 밀폐용기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선 때문이다.

중국에서 세계 주방용기 업계 1위인 미국 ‘타파웨어’를 제친 것. ‘신개념 4면 결착 밀폐용기’ 락앤락을 선뵌 지 10여 년 만의 쾌거다.‘락앤락’이 확실하게 ‘주방용품의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한 사실이 사업 30여 년을 맞은 그에게 새로운 에너지와 비전을 낳게 했다.

‘2012 Global No 1’ 비전이 바로 그것. 3년 후인 2012년까지 수출국을 현재의 104개국에서 130개국으로 늘려 세계 밀폐용기 분야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포부다.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유리·도자기·스테인리스 등으로 다변화해 ‘글로벌 밀폐용기 전문 브랜드’에서 ‘글로벌 종합 주방생활용품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꿈도 들어 있다.

김 회장은 사무실에 아예 ‘2012년 연매출 1조원 달성’이란 문구를 걸어놓았다. 특히 해외매출 확대에 주력해 2012년엔 총 매출의 90%(9000억원)를 해외에서 올릴 계획이다. 더 큰 꿈도 꾼다. 그는 “세계 최대 생활용품 기업인 P&G가 전 세계에 80개 지사를 거느리듯 락앤락도 2020년까지 80개 해외지사를 둔 ‘한국의 P&G’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 상하이에선 ‘밀폐용기= 락앤락’ 브랜드 인기 1위 = ‘락앤락’은 ‘잠그고 또 잠근다’는 뜻으로 뛰어난 밀폐력을 연상케 하는 브랜드다. 작년 매출은 3000억원(국내 700억, 해외 2300억) 상당. 해외매출 중 1000억원 정도를 중국에서 벌어들였다. 올 예상 매출은 4300억원(국내 800억, 해외 3500억).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약 43%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시장 점유율은 60%선(1위), 세계시장 점유율은 30% 정도(2위)다. 전 세계 18곳의 법인 및 지사와 75개 직영점을 두고 있다. 미국·중국·태국·베트남·인도 등에 현지법인을, 한국(아산)과 중국(3곳), 베트남 등에 공장을 각각 두었다.

김 회장은 중국 진출에 앞서 1년여 동안 중국을 돌아다니며 많은 상인과 소비자를 만났다. 그리곤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유명 브랜드’와 ‘수입품’을 앞세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 물건을 넣기 전 ‘플래그십 매장’(브랜드 전 상품을 갖춘 전시용 매장)부터 여는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2004년 11월 16일 상하이 화이하이루(准海路)에 한국 토종 브랜드 락앤락 중국 1호 매장을 선보였다. 우리나라 명동에 해당하는 번화가로 프라다·구치 등 세계적 명품 패션 브랜드가 진을 친 곳이다. 120㎡(36평)짜리 매장에 월세 2500만원 조건으로 좀 생뚱맞게(?) 주방용품 매장을 연 것. 김 회장은 “중국에 당장 물건을 파는 것보다 ‘락앤락’을 ‘유명 브랜드’로 각인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지 특성에 맞춘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그곳을 즐겨 찾는 중국 부유층의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색 매장으로 네 차례 방송을 타기도 했다. 그러자 백화점과 카르푸 등 유명 유통업체들이 입점을 요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입품’ 전략도 한몫을 했다. 락앤락은 2002년부터 중국 웨이하이, 쑤저우 등 3곳에 현지 공장을 갖추었다.

하지만 생산품을 현지 출고하지 않고 한국에만 공급했다. 정작 중국에는 우리나라 아산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내보냈다. 중국 매장에 굵은 글씨로 ‘한국직수입완제품’이란 표지판을 달았다. 인건비 차이로 가격은 중국산의 1.5배 정도로 비쌌지만 잘 팔려 나갔다. 2005~2007년 3년간 중국 매출은 연평균 300%씩 성장했다.

올해도 전년 대비 70%가량 성장할 전망. 상하이 지역에서는 맥도널드 햄버거, 나이키 신발처럼 ‘밀폐용기’ 하면 락앤락이 꼽힌다. 녹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인들 사이에 락앤락 물통은 ‘국민 필수품’으로 불릴 정도다. 상하이정보센터에 의해 3년 연속 상하이 인기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 20~30대 무역상 경험이 글로벌 경영의 밑천 = 김 회장의 사업 스타일은 좀 독특하다. 국내에서 사업기반을 다진 후 해외로 나가는 게 아니다. 아이템이 좋다 싶으면 해외에 우선 들고 나가 브랜드력부터 쌓았다. 그래서 국내보다 세계 시장에서 먼저 제품력을 인정받았다.

사업초창기 무역상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그는 20대 후반 남대문을 거점으로 무역업을 했다. 1978년 수입자유화 조치 이후 외제를 수입해 백화점과 도매상에 납품했다. 일본·독일 등 선진국 전시회를 찾아다니며 직접 물건을 골랐다. 태국 멜라민(도자기 느낌이 나는 플라스틱 용기) 등 수입품마다 성공을 거뒀다.

1985년 국진화공이란 회사를 차리고 직접 용기 생산(제조업)에도 도전했다. 하지만 3년 만에 접고 만다. 무역업으로 재기한 그는 1994년 하나코비란 상호로 제조업에 재도전한다. 이것이 오늘날 락앤락의 모체다. 2003년 3월 미국 최대 홈쇼핑인 QVC의 TSV 프로에서 락앤락 밀폐용기 6만 세트가 매진된 사실은 이 회사의 전설로 통한다.

같은 해 국내 GS홈쇼핑에서도 40만 세트, 200억원어치를 팔아 GS홈쇼핑 판매 1위 상품에 올랐었다. 그는 “7년간 무역상으로 발로 뛰고 물건을 고르면서 생긴 안목이 락앤락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실토한 적이 있다. 친환경사업, 다문화가정 후원사업 등에도 열심이다.

업계에서는 락앤락 성공비결로 높은 연구개발 투자와 기술력, 미국·한국·독일 등의 홈쇼핑을 통한 시장개발 및 고객관리 능력, CEO 김준일의 리더십 등을 꼽는다. 인간 생활에 꼭 필요한 주방용기 신제품에 도전해 글로벌 1위를 눈앞에 둔 락앤락의 앞날이 기대된다.



인&아웃



■ 구본무 LG 회장, ‘LG way형 리더’ 육성 당부

구본무(64) LG 회장은 LG가 ‘창의와 자율’로 일하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LG way형 리더’를 더 많이 육성하라고 전 계열사 인사 담당자들에게 주문했다. 구 회장은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지난달 29일 열린 ‘2009 LG 인재개발대회’에서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성장하는 회사가 되려면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경영체질을 바꿔나가야 한다”며 그같이 당부했다. LG 인재개발대회는 LG의 인사부문 전 임직원이 모여 인사의 방향과 실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1995년 구 회장 취임 후 15년간 계속된 국내 최대의 인사관련 기업 콘퍼런스다.



■ 신격호 롯데 회장, 고향 울산에 사회복지재단 설립

신격호(87) 롯데 회장이 고향 울산에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한다. 신 회장은 울산시 울주군과 함께 울산지역 소외계층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출연금 500억~60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해 왔다. 재원 마련과 운영에 필요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여서 이르면 이달 안에 설립 신청서가 울산시에 제출될 예정이다. 신 회장은 39년째 매년 5월이면 고향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옛 둔기마을 별장에 친인척과 주민을 초청해 잔치를 벌이는 등 고향사랑에 힘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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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공격경영 기회선점” 강조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0월 9일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 “지금까지 위기 극복과 생존을 위한 수비형 경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좀 더 공격적으로 변화해 주기 바란다”며 “본격적인 경기회복 이전에 그룹의 글로벌 비전을 펼쳐나갈 사업기회를 선점하자”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김 회장은 인천 화약공장 부지에 한화기념관을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기념관이 한화인에게 창업정신을 고취하는 마음의 고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임직원 1만여 명은 창립일을 맞아 10월 7일부터 릴레이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김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승자가 독식하는 냉혹한 시장 현실을 절감했다”며 “대외환경이 어렵다고 소극적인 행동으로 투자 적기를 놓치면 경쟁력은 뒤처지고 말 것”이라며 한화가 공격경영에 돌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 김윤 삼양 회장, 창립 100주년 겨냥 ‘비전 프로젝트’ 가동김윤(56) 삼양 회장이 1일 창립 85주년을 맞아 창립 100주년을 겨냥한 미래 전략 ‘2015년 비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김 회장은 “이 프로젝트는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을 돌아보고 버릴 것과 취할 것, 바꿀 것을 구별해 실행에 옮기는 개혁의 과정”이라며 “위기 때마다 강해졌던 힘을 밑거름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쓰자”고 강조했다. 삼양은 화학·식품·의약·신사업을 핵심 성장부문으로 정하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올 예상 매출은 4조1000억원 상당.



■ 백우현 LG전자 사장, 미국 방송발전 공로상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백우현(61) 사장이 최근 미국방송도서관이 선정하는 ‘올해의 방송계 자이언트(Giants of Broadcasting)상’을 받았다. 미국방송도서관은 방송발전에 공이 큰 엔지니어와 방송인·언론인·기업가 등을 선정해 올해 7회째 상을 수여했다. 백 사장은 디지털 비디오 압축기술인 ‘디지사이퍼(Digicipher)’를 개발해 올 6월 미국의 디지털 방송 전환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이번에 NBC, CBS 유명 여성앵커 케이티 쿠릭, 다큐멘터리 감독 켄 번스 등도 상을 받았다.



뉴페이스



■ 장재준 GM코리아 대표

GM코리아는 프리미엄 세일즈 및 마케팅 부문 총괄인 장재준(44) 상무를 11월 1일자로 대표이사로 승진 임명했다. 신임 장 대표는 2006년 1월 GM코리아에 입사한 이래 마케팅 분야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왔다. ‘뉴 GM’ 출범에 따른 캐딜락 브랜드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고려대 불문과를 나와 파리 제13대학원에서 현대불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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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준 SK루브리컨츠 초대 대표SK에너지는 1일 윤활유 사업을 분할해 SK루브리컨츠를 설립했다. 대표이사에는 유정준(47) SK에너지 R&C(해외사업 및 화학사업) 사장을 선임했다.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대학원(회계학)을 졸업하고 SK㈜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지냈다. SK루브리컨츠는 SK에너지의 100% 자회사로 세계 일류 윤활유 전문기업을 지향하며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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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길영 현대스위스Ⅳ저축은행 대표현대스위스Ⅳ저축은행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금융감독원 출신인 이길영(57)씨를 대표로 선임했다. 신임 이 대표는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을 거쳐 금융감독원 감독총괄국장, 비은행감독국장, 한국씨티은행 상근감사 등을 역임했다.

성기영 경제산업 전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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