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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을 한류 전도사로 쓰자

외국인을 한류 전도사로 쓰자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최근 한 외국인이 배우 문근영의 이름을 수없이 부르는 음악 동영상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동영상 속 주인공은 아일랜드의 가수 브라이언 켈리. 그는 한국에 4년 정도 영어 강사로 있었다.

한국 생활에 상당한 애정을 가졌던 그는 ‘문근영(Moon Guen Young)’이라는 노래 외에도 ‘자주 아파요(Ja Ju Ah Pa Yo)’ ‘좋아!(Choh Ah!)’ 등 한국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곡들을 발표했다.

몇 달 전 캐나다 퀘벡에서 프랑스어로 발행되는 주간지 ‘라 스맨(La Semaine)’은 슈퍼 스타인 셀린 디옹의 월드 투어와 가족 사랑을 전하던 중 한국 문화에 심취한 그의 사진을 게재해 화제가 됐다. 그는 내한공연 당시 묵었던 호텔의 온돌방과 한복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이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자 직접 한복을 입고 온돌마루에 앉아 아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모습을 선보였다. 내한 기간 동안 아들과 함께 김밥을 만드는 등 그의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에 가면 낯선 모델의 사진이 손님을 맞고 있다.

일본의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여장 남자인 이코(豊田一幸)다. 일본 대중문화계에서 입김이 강한 인물로, 그는 온돌문화에 반한 한국 예찬론자다. 일본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늘 “내 인생은 한국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올해 초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로 선정돼 한국의 매력을 일본에 소개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을 찾았다가 사물놀이에 깊이 매료돼 10여 년간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해외 공연을 주도해 해외에 우리 전통문화를 알린 수잔 샘스택도 있다. 그는 현재 대성그룹의 고문으로 세계에 한국의 문화 콘텐트를 알리는 민간 외교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7월까지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에 머물다 간 외국인 수는 440만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증가했다. 또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수는 약 116만 명에 이른다. 서울 거리를 활보하는 수많은 외국인이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다.

해를 거듭할수록 외국인 방문객의 수가 늘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한 수많은 방법론이 나와 있다. 그중 가장 쉽고 또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은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이 고국에 돌아가서 한국문화의 매력을 알리게 만드는 것이다.

한국에 머물다 간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그리워하고, 다시 한국을 찾는다. 한국에 수년간 살았던 필자의 캐나다 친구 한 명은 지금도 캐나다에서 된장찌개를 종종 끓여 먹는다고 한다. 그 구수한 맛을 잊을 수 없고, 또 한국 음식만큼 건강에 좋은 것도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 머무르는 외국인들에게 다양한 국내문화 체험 기회를 주고, 그들의 생생한 경험이 구전(口傳)될 수 있도록 한국 문화 체험의 장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때로 우리가 별스럽지 않게 여기는 한국 문화가 외국인들에게는 매우 독창적이고,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많다. 요즘 일본에서 불고 있는 막걸리 열풍도 좋은 사례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야말로 잠재적인 한국 문화 전도사들이다. 이들에게 제대로 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노력은 하지 않고, 외국에 나가서 한국을 알리겠다는 것은 순서가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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