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가족 휴양지로 성공 변신
사계절 가족 휴양지로 성공 변신
지난번 폭설이 내린 직후 하이원은 여느 때처럼 도로 제설작업부터 끝냈다. 그러면서 전격적으로 내놓은 카드가 스키장 조기 개장! 이렇게 신속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이 이미 지난달부터 언제든 개장이 가능하도록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이원 스키장은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서 2006년 12월 영업을 시작했다. 총 로프 길이가 약 21㎞, 슬로프 18면의 규모로 조성됐고 403실의 콘도와 스키하우스 2동, 중간 및 정상 휴게소, 전망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스키장의 자랑은 슬로프. 모든 슬로프의 길이가 1.5㎞ 이상이고, 이 중 가장 긴 슬로프는 4.2㎞다.
슬로프의 평균 폭은 40m로 10차로 도로와 맞먹는 넓이다. 11개의 슬로프는 FIS(국제스키연맹)로부터 국제공인을 받았고, 월드컵 스키대회를 치를 수 있는 공인 슬로프도 3개를 보유해 국제규모의 스키대회를 열 수 있는 스키장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장애인들이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슬로프와 각종 시설을 설계해 지난해부터 매 시즌 세계 13개국 88명의 선수가 참가한 ‘IPC 국제 장애인월드컵 알파인 스키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하이원 스키장은 주식으로 따지면 저평가 우량주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스키장 선호도는 2007, 200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인지도는 2007년에는 9위권에 머물렀으나 2008년도 조사에서는 5위로 뛰었다. 조사를 통해 드러난 주목할 만한 사실들은 하이원 스키장이 스키장의 주 고객층인 20대 스키애호가들의 인지도와 선호도가 다른 스키장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난 점이다. 스키장 이미지 평가에서 하이원 스키장은 첨단적이고 현대적이며,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젊은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스키장은 2008년 12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의 ‘고객이 추천하는 기업지수’ 조사에서 스키장 부문 1위 기업으로 선정되었고,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스키장 마케팅 전문회사인 TLX와 전국에 거주하는 1000명을 대상으로 공동조사한 ‘국내 스키어 속성 조사’ 결과 ‘꼭 방문하고 싶은 스키장’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스키장 선호도 조사서 2년째 1위강원랜드는 2007년 6월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로 ‘하이원(High1) 리조트’를 선포했다. 카지노 리조트에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종합리조트로 본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선언한 것. ‘하이원’이란 천혜의 고원 지형 자연 경관을 그대로 살린 국내 최대 리조트란 의미와 함께 최고의 프리미엄급 가족 휴양지를 상징한다.
여기에 사계절 고객에게 만족을 전하는 최상의 서비스와 시설을 갖춘 고품격 리조트의 이미지를 담았다. 강원랜드의 브랜드 체계는 ‘하이원 리조트’가 최상위에 있고 그 아래로 강원랜드 카지노, 강원랜드 호텔, 하이원 CC, 하이원 스키장, 하이원 콘도, 하이원 테마파크로 구분된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100m)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하이원CC도 하이원 리조트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18홀 대중골프장으로 파 72, 코스 길이는 6519m(OUT 3321m, IN 3198m)로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규격의 골프장이다(인터넷 예약 www.high1. co.kr). 기압이 낮아 호쾌하게 뻗어나가는 드라이브 샷이 인상적이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인 동절기 휴장을 눈앞에 두고 있어 미리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인근에 197실을 보유한 숙박시설인 하이원 호텔이 있어 골프와 숙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아웃코스인 마운틴 코스(PAR 36, 3321m)는 골프장과 연계된 하이원 호텔의 남쪽에 배치되어 있는 코스로 남향 홀이 3개, 북향 홀이 1개, 동향 홀이 3개, 서향 홀이 2개로 배치되어 있고, 인접 홀이 없어 OB 구역이 많다. 인코스인 밸리 코스(PAR 36, 3198m)는 골프텔의 북쪽에 배치되어 있는 코스로 남향 홀이 4개, 북향 홀이 3개, 동향 홀이 1개, 서향 홀이 1개다. 아웃코스와 마찬가지로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코스다.
드라마 주인공 앉았던 운암정서 식사도
하이원 리조트는 ‘하이원 등산로’를 자체적으로 조성해 강원랜드 호텔과 하이원 호텔 방문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해발 1100m에 위치한 하이원 호텔에서 야생화가 만발한 호젓한 산길을 가족과 함께 걷는 게 이 등산로의 목표.
백두대간의 전경을 만끽하면서 약 1시간30분을 오르면 백운산 정상(마천봉 1426m)에 도착한다. 최영 강원랜드 사장은 “관광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가 있느냐의 여부”라며 “특화작업도 필요하지만 결국 방문객들이 이를 통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이원 리조트는 이 점에 착안해 ‘하이원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을 곧 관광상품으로 내놓았다. 가족 방문객들이 스키장에 와서 스키만 타다 가는 게 아니라 그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접하면서 추억을 가지고 갈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였다.
강원랜드는 카지노 호수주차장 일대 약 4270㎡(1291평) 부지에 담장, 정원, 연못, 장독대 등과 운암정, 주방동, 사무동, 숙소살림집, 숙소동, 팔각정, 대문채 등을 갖춘 한식전통음식점(운암정)을 완공했다. 운암정은 곧장 드라마 ‘식객’의 세트장으로 활용됐고, 이후 한류 바람을 타고 온 동남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드라마 주인공들이 앉아있던 곳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운암정은 108석을 갖춘 전통 궁중 한정식 전문점으로 지난 7월 오픈했다. 운암정은 드라마에서 선보였던 메뉴를 그대로 코스요리로 만들었다. 요리에 스토리를 입힌 것.
하이원 리조트는 이런 노력들로 가족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2005년 월평균 1만3500여 명이었던 가족 방문객은 2007년 7만3800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4만 명이 넘는 가족이 하이원 리조트를 찾았다. 하이원이 시도할 다음 변신 카드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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