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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 케이블카가 시민을 웃게 했다”

“미륵산 케이블카가 시민을 웃게 했다”

경남 통영 미륵산에 가면 케이블카가 인기다. 461m 산 정상까지 도보로는 1시간이 걸리지만 산 아래 하부역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정상 턱밑인 상부역까지 10분이면 너끈히 오른다.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통영포구와 한려수도 국립공원의 올망졸망한 섬들이 발 아래 펼쳐진다.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통영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통영관광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이 케이블카에는 몇 가지 기록이 있다. 선로길이가 1975m로 국내에서 가장 길 뿐만 아니라 2가닥의 선로가 자동으로 운행돼 막힘이 없다.

선로에 매달린 8인승 곤돌라 47대가 초속 6m 속도로 운행된다. 미륵산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싸고 ‘환경 문제’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 4월 개통 후엔 “친환경 개발”의 모범사례로 거듭났다.

신경철(55)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케이블카를 시승해 보며 안전 점검을 하는 현장주의자다. 그의 재임 중 통영관광개발공사는 ‘2008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2008 혁신관광개발 대상’ ‘2009 대한민국 고객감동 우수기업’ ‘2009 대한민국 녹색성장 브랜드 대상’ 기업으로 뽑혔다.

그는 미륵산 케이블카의 친환경적 운영으로 케이블카 건설 때 일었던 반대 목소리를 잠재웠다. 박지영 객원기자가 그를 만나 관광 통영의 미래 등 이야기를 나눴다.



케이블카 건설 당시 환경 단체의 반대가 심했다. 그동안 어려움이 적지 않았을 텐데.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려고 상부역-하부역 사이 2000m 구간에 단 1개의 지주만을 설치했다. 많은 사람이 몰려 자연 훼손이 우려되는 구간에는 나무데크로 길을 냈다. 건설 당시 환경부 장관이 와서 보고는 ‘친환경 개발의 견본’이라고 극찬했다.



케이블카 개통 이후 이용객 수가 예상치를 넘어선다. 즐거운 비명이 나오지만 걱정도 없진 않겠다. 누적 이용객이 지난 10월 3일 100만 명을 넘어설 만큼 통영관광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지난여름 휴가철엔 평일 5000명, 휴일엔 9000명이 넘는 사람이 몰렸다. 8월 1일엔 하루 이용객만 1만 96명을 기록했을 정도다. 요즘에도 하루 평균 2000여 명이 몰려와 안전문제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지역 경제 기여도는 어느 정도로 파악되나?전문기관의 분석 결과 미륵산 케이블카의 관광객 한 사람이 통영에서만 5만~10만원의 돈을 쓴다고 조사됐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관광수익은 700억~800억원에 이르리라 추산된다. 통영시 1년 세수가 1100억원인데 그 70%에 이르러 나도 놀랐다.



미륵산 케이블카가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현재 누적 탑승객 120만 명을 바라본다. 요즘에는 ‘아름다운 통영’을 떠올리면 ‘환상의 케이블카’라는 수식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을 정도로 명물이 됐다.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오르면 남해안의 한산도와 거제도를 비롯해 다도해의 아름다운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미륵산 케이블카는 지역을 넘어 국가를 대표할 관광 브랜드로 떠올랐다.



환경을 보존하며 개발한다는 취지로 각광을 받은 듯하다. 타 지역에서도 벤치마킹이 줄을 잇는다는데.미륵산 케이블카가 관광객들의 큰 사랑을 받자 제주도와 부산 해운대, 강원도 양양, 인천 중구 등 지자체들이 관광케이블카 설치 및 운영 벤치마킹을 하려고 찾아왔다. 이만의 환경장관도 이곳을 찾아와 “대표적인 친환경적 개발의 모범사례”라고 언급했다. 환경을 보전한 성공적인 견본사업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지리산과 한라산, 월출산 등에도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된다.



미륵산 케이블카의 차별화된 요소를 꼽으라면?케이블카 상부 역사 공사로 인해 절개된 암반 구간은 인공폭포를 설치해 새롭게 복원했다. 산책로 나무데크 주변은 야생화 꽃길로 조성해 방문객들에게 환경에 대한 학습효과가 이뤄지도록 했다. 곳곳에 소화기를 설치해 산불이 생기면 초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했고 시민단체들과 연합해 각종 자연보호활동을 전개하면서 민간 ‘산림지킴이’ 역할을 한다.



관광 통영의 미래를 위한 비전을 말해 달라.지난 10월의 마지막 날에 미륵산 정상에서 한려수도를 무대 삼아 클래식 향연이 펼쳐졌다. 한려수도를 품에 안은 미륵산 정상에서 ‘산상음악회’가 열렸다. 통영 홍보는 물론 케이블카 탑승객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 행사였다. 앞으로 해상케이블카, 윤이상 음악당, 골프장, 요트장 등 관광시설을 추가로 조성해 통영을 동북아를 대표하는 해양관광도시로 만드는 데 일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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